| 9,57-62 예수님을 따르려면 57 그들이 길을 가는데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58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59 예수님께서는 다른 사람에게 “나를 따라라.” 하고 이르셨다. 그러나 그는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60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61 또 다른 사람이 “주님, 저는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62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
▶ 예수님께서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겠다며 제자가 되고자 하는 이는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 그분의 십자가를 지는 것임을 미처 모르고 사도의 영광을 누리고자 그런 말을 한 것입니다. 사람의 아들에게 머리 둘 곳이 생기려면 악마가 쫓겨나야 합니다. 제자들은 하느님의 일이 인간의 일보다 먼저이며, 인간의 의무는 그리스도의 제자가 가는 길을 가로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사람은 자기 부모보다 하느님을 더 사랑해야 합니다.
9,57-62 하느님 나라에 합당한 사람
어떤 사람이 주님께 와서 말합니다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그를 먼저 받아들이지 않으시며,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당신에게는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고 하십니다. 그가 바라는 것은 많은 유대인이 그랬듯이 그저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도의 영예를 받으려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주님을 따르면서 얻고자 한 것은 사도의 영예였습니다. “이 영예는 아론과 같이 하느님에게서 부르심을 받아 얻는 것”(히브 5,4)이라고 복되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아론은 스스로 사제가 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사제로 부르셨습니다. 거룩한 사도 가운데 아무도 제 발로 사도단에 들어온 사람이 없고 그리스도께서 그 영예를 주셨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마르 1,17)고 하셨습니다. 이 사람은 아무도 자기를 부르지 않았는데 스스로 영예를 얻으려고 했으며 자기 분수에 넘치는 자리를 차지하려 했습니다.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루카 복음 주해』)
사탄을 쫓아내야 한다
주님께서 그에게 이 말씀을 하신 것은 그를 꾸짖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를 바로잡아, 덕의 길을 걷고자 하는 마음이 잘 자라 더욱 뜨거워지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들짐승에게도 굴이 있고 새들에게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나는 보통 사람들이 바라는 그런 장소도 내줄 수가 없다. 나는 머물러 쉴 곳도 머리를 기댈 곳도 없다.’ 생각이 깊은 사람이라면 이 말씀에 담긴 은밀한 상징을 알아볼 것입니다. 여우와 하늘의 새는 교활하고 부정한 권능들로, 악마의 무리를 뜻하는 듯합니다. 주님께서 진짜 여우나 새들을 두고 하신 말씀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우리 안에 여우의 굴과 새들의 보금자리가 있다면,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들어오실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그분께서 우리 안에서 쉬실 수 있겠습니까?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루카 복음 주해』)
인간의 의무가 그리스도 제자의 길을 막아서는 안 된다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 주십시오.” 주님께서는 대답하십니다.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라.” 또 다른 사람이 말했습니다. “먼저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게 허락해 주십시오.” 그분께서는 단호한 어조로 말씀하셨습니다.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주님의 제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인간의 의무가 아무리 명예로운 것으로 보이더라도 그것이 하느님께 ’복종하는 우리의 발걸음을 조금이라도 더디게 만든다면 가차 없이 끊어 버려야 합니다. (대 바실리우스 『세레론』)
아버지 어머니보다 하느님을 더 사랑하라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라.”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고 오겠다고 말한 이에게는 분명 친척과 친지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아직 그리스도를 믿지 않았고 거룩한 세례로 새로 태어나지 못했으므로, 주님께서 그들은 ‘죽은 이들’로 표현하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분은 말씀하십니다.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게 하여라. 그들 또한 죽은 마음을 품고 있으며 아직 그리스도 안에 있는 생명을 얻어 지닌 이들에 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말씀에서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것이 부모를 사랑하고 공경하는 것보다 먼저라는 사실을 배움니다. 모세 율법은 무엇보다 먼저,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신명 6,5)고 하였습니다. “부모를 공경하라”는 명령은 그다음에 있습니다.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루카 복음 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