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14-36 예수님을 적대하는 자들 14 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셨는데, 마귀가 나가자 말을 못하는 이가 말을 하게 되었다. 그러자 군중이 놀라워하였다. 15 그러나 그들 가운데 몇 사람은, “저자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 하고 말하였다. 16 다른 사람들은 예수님을 시험하느라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그분께 요구하기도 하였다. 17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느 나라든지 서로 갈라서면 망하고 집들도 무너진다. 18 사탄도 서로 갈라서면 그의 나라가 어떻게 버티어 내겠느냐? 그런데도 너희는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말한다. 19 내가 만일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면, 너희의 아들들은 누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는 말이냐? 그러니 바로 그들이 너희의 재판관이 될 것이다. 20 그러나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21 힘센 자가 완전히 무장하고 자기 저택을 지키면 그의 재산은 안전하다. 22 그러나 더 힘센 자가 덤벼들어 그를 이기면, 그자는 그가 의지하던 무장을 빼앗고 저희끼리 전리품을 나눈다. 23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 24 “더러운 영이 사람에게서 나가면, 쉴 데를 찾아 물 없는 곳을 돌아다니지만 찾지 못한다. 그때에 그는 ‘내가 나온 집으로 돌아가야지.’ 하고 말한다. 25 그러고는 가서 그 집이 말끔히 치워지고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26 그러면 다시 나와, 자기보다 더 악한 영 일곱을 데리고 그 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그리하여 그 사람의 끝이 처음보다 더 나빠진다.” 27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고 계실 때에 군중 속에서 어떤 여자가 목소리를 높여,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 하고 예수님께 말하였다. 28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29 군중이 점점 더 모여들자 예수님께서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30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에게 표징이 된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이 세대 사람들에게 그러할 것이다. 31 심판 때에 남방 여왕이 이 세대 사람들과 함께 되살아나 이 세대 사람들을 단죄할 것이다. 그 여왕이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려고 땅 끝에서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솔로몬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32 심판 때에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다시 살아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33 “아무도 등불을 켜서 숨겨 두거나 함지 속에 놓지 않는다. 등경 위에 놓아, 들어오는 이들이 빛을 보게 한다. 34 네 눈은 네 몸의 등불이다. 네 눈이 맑을 때에는 온몸도 환하고, 성하지 못할 때에는 몸도 어둡다. 35 그러니 네 안에 있는 빛이 어둠이 아닌지 살펴보아라. 36 너의 온몸이 환하여 어두운 데가 없으면, 등불이 그 밝은 빛으로 너를 비출 때처럼, 네 몸이 온통 환할 것이다.” |
▶ 예수님께서는 제자들만 있을 때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이제 다시 군중이 등장하고, 그들은 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시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무척 놀랐습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에서 그분이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낸다고 비난하며 하늘의 표징을 보이라고 요구하는 자들이 나타났습니다. 그분의 능력이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냐 아니면 베엘제불에게서 오는 것이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느님 나라는 영원하며 갈라지지 않습니다. 당신께서 사탄과 한편이라면 사탄의 하수인들을 공격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예수님의 분명한 대답은 상식에 방탕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손가락, 곧 성령으로 마귀를 쫓아내십니다. 그분은 하느님의 나라를 가져오시는 모세보다 위대한 새로운 예언자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당신께서 모세가 약속한 종말의 마지막 예언자이심을 뜻합니다.
사탄이 쫓겨난 빈자리는 사탄보다 힘이 센 메시아로 채워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탄이 더 세고 맹렬한 힘을 갖추어 돌아올 것입니다. 사람의 영혼이 임자가 있어야 하는 집으로 그려집니다. 집이 비어 있으면 마땅치 않은 자가 들어와 살 것입니다. 집이 세례로 깨끗이 치워지고 주님의 만찬으로 살림이 차려지고 나면 은총의 삶으로 거룩하고 순결하게 유지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군중 속에서 어떤 여자가 말한 행복 선언이 옳음을 부인하지 않으시고 거기에 덧붙여 말씀하십니다. 마리아가 복되신 것은 예수님을 잉태하셨기 때문이라기보다 그분의 말씀을 믿으셨기 때문입니다. 복된 사람은 예수님 말씀을 듣고 그분을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섬기는 이들입니다.
요나라는 표징은 예수님 안에서 완성된 수난과 부활을 나타냅니다. 요나의 표징은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믿는 이들에게는 그들의 부활을 의미하고, 믿지 않는 자들에게는 그들의 멸망을 뜻합니다. 남방 여왕은 교회의 예형입니다. 장차 주님께서 오실 때 교회와 마찬가지로 그녀가 믿지 않은 세대를 단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와 교회의 신비는 그 힘이 니네베 사람들과 남방 여왕 같은 이민족과 야만족에게까지 미친다는 점입니다.
등불은 예수님과 그분의 가르침을 통해 빛나는 복음의 빛을 나타내며, 등경은 그리스도께서 그 위에 서 계신 그리스도의 교회입니다. 믿음은 율법 아래 감추어져 있어서는 안 되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빛을 밝혀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믿음을 눈에 비유하십니다. 눈은 그리스도의 단순한 빛을 받아들이는 마음을 나타내며, 눈이 빛을 받아들이면 그 마음이 그리스도의 마음을 지니게 됩니다.
11,14 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시다
그리스도의 권능이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다
그들은 만유의 구원자이신 그리스도께 이를 갈기까지 했습니다. 그분께서 여러 가지 신성하고 놀라운 기적으로 군중을 놀라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마귀들은 그분의 하느님다운 압도하는 권능과 권위에 놀라 소리를 질러 댔습니다. “그때에 사람들이, 마귀 들려 눈이 멀고 말을 못하는 사람을 예수님께 데려왔다”(마태 12,22)고 합니다. 벙어리 마귀는 어느 성인도 꾸짖기가 쉽지 않습니다. 벙어리 마귀는 다른 마귀들보다 훨씬 기가 세고 고집불통입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의 구원자이신 그리스도의 전능하심에는 어려운 일이란 없습니다. 눈앞에서 벌어진 이 놀라운 일을 보고 군중은 찬양하며 기적을 일으킨 주님께 하느님과 같은 영예를 바치려고 나섰습니다.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루카 복음 주해』)
11,15-16 예수님께 표징을 요구하다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표징을 요구하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몇 사람’인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교만과 시샘에 빠져, 주님의 기적에서 자기네 병을 더욱 뜨겁게 타오르게 할 땔감을 찾았습니다. 주님께서 하신 일에서 하느님의 능력을 벗겨 내고, 마귀의 전능을 인정하며, 그리스도의 힘의 원천이 베엘제불이라고 우겼습니다. ‘저자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하였습니다. 그들은 질투의 가시에 찔려,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보이라고 그분께 요구했습니다. 그들은 큰 소리로 떠들어 댔습니다. ‘그대가 비록 고약하고 못된 마귀를 쫓아냈다지만 그것은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니고 칭송받을 만한 일도 아니다. 지금까지 그대가 한 일은 하느님의 능력을 지녔다는 증거가 못 된다.’ 그들은 이처럼 주님께 비난을 해 댔습니다. 저들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주님께 요구한 것은 그분에 대해 이처럼 생각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었습니다.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루카 복음 주해』)
11,17-20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 안에 하느님 나라가 이미 와 있다
상식에 바탕한 예수님의 응답
예수님께서는 상식에 바탕하여 논증하시지만, 거기에는 진실의 힘이 담겨 있습니다. 집안은 식구들이 서로 다투지 않고 뜻과 행실이 일치할 때 섭니다. 아마 베엘제불도 자기와 반대되는 것을 모두 끊어 버리기로 결심하면 제 나라를 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탄이 어떻게 사탄을 내쫓습니까? 마귀들이 사람한테서 떠나는 것은 제 뜻이 아니라 마지못해 물러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사탄은 저 사신과 싸우지 않는다’고 하십니다. 사탄은 제 부하들을 나무라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 나라를 지키려고 애를 씁니다.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내가 하느님의 능력으로 사탄을 짓부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루카 복음 주해』)
하느님의 손가락은 성령을 뜻한다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손가락은 성령을 뜻합니다. 아들이 아버지 하느님의 손과 팔로 불리는 것은 아버지께서 모든 일을 아들을 통해 하시기 때문이며, 아들도 이런 식으로 성령 통해 일하십니다. 손가락이 손과 따로가 아니라 본성에 따라 손에 속하고 손에 붙어 있듯이, 성령도 아버지 하느님에게서 나오지만 아들과 동일 본질로서 하나로 결합되어 있습니다. 아들은 모든 일을 동일 본질이신 성령을 통해 하십니다. 여기서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를 쫓아내신다고 의도적인 표현을 쓰시는데, 인간의 견지에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만일 그분께서 ‘내가 나의 영으로 악마를 쫓아낸다’고 하셨더라면, 마음이 병들고 어리석은 유대인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루카 복음 주해』)
예수님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 나라를 본다
본성에 따라 하느님이시고 아버지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성령을 합당한 이들에게 주시는 분이시며 하느님의 힘을 당신의 힘처럼 쓰시는 분이면서도, 주님께서는 한 인간으로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분은 하느님과 동일 본질이시며 아버지 하느님께서 하신다고 일컬어지는 모든 일은 필연적으로 성령 안에서 아들에 의하여 이루어집니다. 그런 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와 같은 사람이 된 내가 인간으로서 하느님의 영 안에서 마귀를 쫓아낸다면, 인간 본성이 내 안에서 먼저 하느님 나라에 도달할 것이다.’ 인간 본성이 사탄의 힘을 꺾고 더러운 영들을 꾸짖음으로써 빛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라는 말씀의 뜻입니다.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루카 복음 주해』)
11,21-22 예수님께서 사탄을 이기셨다
더 힘센 이가 사탄을 이긴다
그분께서 이 세상의 지배자를 이기셨습니다. 그를 무릎 꿇리고 그의 힘을 빼앗은 다음, 당신을 따르는 이들이 마음대로 처리하도록 내주셨습니다. “힘센 자가 완전히 무장하고 자기 저택을 지키면 그의 재산은 안전하다. 그러나 더 힘센 자가 덤벼들어 그를 이기면, 그자는 그가 의지하던 무장을 빼앗고 저희끼리 전리품을 나눈다.” 이는 인간 세상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을 담담하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구원자께서 오시기 전에는 그자가 막강한 힘을 누리며 본디 하느님의 것인 양들을 제멋대로 끌고 다니고 제 외양간에 가두었습니다. 그런데 만유 위에 계시는 하느님의 말씀이시며 모든 능력을 주시는 분이자 주님이신 분께서 사람이 되시어 그에게 맞서시자, 그는 전 재산을 빼앗기고 그의 재산은 전리품으로 분배되었습니다. 그에게 넘어가 불경과 잘못을 저지르던 낡은 사람들은 거룩한 사도들에게 진리를 알도록 부름받고 아들에 대한 믿음을 통해 아버지 하느님 가까이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루카 복음 주해』)
11,23 예수님을 반대하는 자들
사탄은 예수님 편이 아니다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내가 모든 사람을 마귀의 손에서 구해 내고 그에게 속아 넘어간 이들을 그의 거짓에서 건져 내러 왔기 때문이다. 나는 갇혀 있는 이들을 풀어 주고, 어둠 속에 있는 이들을 비추고, 쓰러진 이들을 일으켜 세우고, 다친 영혼들을 고쳐 주고, 사방으로 흩어진 하느님의 자녀들을 한데 모으려고 왔다. 이것은 내가 세상에 온 목적이다. 사탄은 내 편이 아니며 오히려 나를 반대한다. 그자는 내가 구원하고 모은 이들을 감히 흩어 버리려고 한다. 내게 대항하고 사악한 뜻으로 내 목적을 훼방하려는 그자가 어떻게 나를 도와 저를 무너뜨리려 하겠느냐?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루카 복음 주해』)
11,24-26 사탄을 이기신 예수님
사탄이 떠나간 자리
그리스도께서는 유대인 군중이 당신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을 아시고 쉬운 말로 설명하십니다. “더러운 영이 사람에게서 나가면 그는 자기보다 더 악한 영 일곱을 데리고 그 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그리하여 그 사람의 끝이 처음보다 더 나빠진다.” 온갖 불결함으로 가득 찬 이집트의 법과 관습을 좇아 노예로 살아가는 동안 그들은 부정한 삶을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악한 영이 그들 가운데 거했습니다. 사악한 자들의 가슴이 그들의 거처니까요. 하느님의 자비로 모세에 의해 해방되어 하느님에 관한 참지식의 빛으로 인도하는 율법을 스승에게 받자, 그들을 점령하고 있던 더럽고 사악한 영이 쫓겨났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그리스도를 믿지 않고 구원자를 배척하자, 더러운 영이 다시 그들을 공격했습니다. 그들의 가슴이 텅 비어 있고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없는 것을 보고 돌아와서 자신의 거처로 삼은 것입니다.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루카 복음 주해』)
깨끗하게 청소된 집에는 거룩한 주인을 모셔야 한다
우리가 믿기 전에는 더러운 영이 우리 안에 살았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께로 오기 전에는 우리 영혼이 여전히 하느님을 거슬러 간음을 행했고 마귀들을 사랑했습니다. 그 뒤 영혼은 “첫 남편에게 되돌아가야지”(호세 2,9) 하고는 애초에 저를 ‘당신 모습으로’ 지으신 그리스도께 왔습니다. 간음하던 영은 합법적인 남편을 보자 자기가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내놓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받아 주셨고, 우리 집은 이전의 죄가 모두 깨끗이 치워졌습니다. 그 집은 믿는 이들의 성사들이 가구로 채워졌습니다. 그러나 그 집은 거기 사는 이의 삶이 거룩하고 순결하여 두 번 다시 더럽혀질 수 없는 ‘하느님의 성전’이 되기까지는 아직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모셨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곳은 더 이상 그냥 집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사시는 성전이 되어야 합니다. 자기가 받은 은혜를 소홀히 하고 세상일과 그것을 뒤섞으면 곧바로 더러운 영이 돌아와 그 집을 차지할 것입니다. 그가 “자기보다 더 악한 영 일곱을 데리고 그 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으면”, 다시 그를 내쫓을 수 없고, “그리하여 그 사람의 끝이 처음보다 더 나빠”집니다. 간음하는 영혼이 첫 남편에게 아예 돌아가지 않는 편이 남편에게 돌아갔다가 다시 간음을 저지르는 것보다 오히려 낫다고 하겠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처럼, 하느님의 성전과 우상들은 뜻을 같이할 수 없고 그리스도와 벨리아르 사이에는 화합이 있을 수 없습니다. (오리게네스 『탈출기 강해』)
11,27-28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는 행복하다
믿어서 복된 마리아
마리아께서 복되신 까닭은 그리스도의 몸을 잉태하셨기 때문이라기보다 그리스도를 믿으셨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라고 말한 여자에게 주님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육신으로 그분의 형제나 친척이라고 해도, 그분을 믿지 낳는다면 그 관계가 결국 무슨 득이 되겠습니까? 마리아께서 몸보다 마음으로 더욱 기쁘게 그리스도를 품지 않으셨다면, 육신의 어머니라는 사실도 큰 의미가 없었을 것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 『거룩한 동정』)
예수님을 경배하는 이들은 행복하다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는 행복합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을 배었던 분의 복됨을 당신을 경배하는 이들에게 주십니다. 마리아는 그 행복을 한때 누렸지만, 그분을 경배하는 이들은 영원토록 누릴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고 하였습니다. (시리아인 에프렘 『타티아누스 네 복음서 발췌 합본 주해』)
11,29-32 예수님도 요나처럼 하나의 표징이시다
요나라는 표징
주님께서는 그들에게 다른 표징을 보여 주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렇게 한다면 거룩한 것을 개들에게 주고 진주를 돼지들 앞에 던져 주는 셈입니다.
그분은 그들이 오직 요나라는 표징밖에 받지 못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십자가 수난과 죽음에서의 부활을 뜻합니다.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루카 복음 주해』)
이스라엘의 많은 이를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할 표징
요나라는 표징은 니네베 사람들에게 두 가지 면에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만일 그들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요나처럼 산 채로 저승에 내려갔을 테지만, 회개했기 때문에 요나처럼 죽음에서 되살아났습니다.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루카 2,34) 하실 우리 주님의 경우에도, 사람들은 그분께서 죽임 당하심을 통해 살거나 그분의 죽음을 통해 죽었습니다. 사람들은 번개처럼 “하늘에서 오는 표징”(마르 8,11)을 보여 달라고 주님께 요구했습니다. 물고기 배에서 나온 요나는 니네베 사람들에게 달갑지 않은 표징이었습니다. 그 도시의 멸망을 선포했으니까요. 주님의 부활 뒤에 제자들이 그러했습니다. (시리아인 에프렘 『타티아누스 네 복음서 발췌 합본 주해』)
교회의 예형인 남방 여왕
“남방 여왕이…이 세대를 단죄랄 것”이라고 하는 것은, 그가 교회의 예형이기 때문입니다. 남방 여왕이 솔로몬에게도 왔듯이 교회도 주님께 왔고, 남방 여왕이 이 세대를 단죄하듯 교회도 그럴 것입니다. 지나가 버리고 말 세상의 지혜와 죽을 수밖에 없는 임금을 보고자 했던 남방 여왕이 회당을 단죄했다면, 시들지 않는 지혜와 영원토록 사라지지 않는 임금을 사모하는 교회는 얼마나 더 무섭게 이 세대를 단죄하겠습니까? 우리가 그분과 함께 고난을 받는다면 그분과 함께 영광도 누릴 것입니다. (시리아인 에프렘 『타티아누스 네 복음서 발췌 합본 주해』)
그리스도와 교회의 신비
이 말씀은 교회의 신비를 분명하게 드러내 줍니다. 교회의 양 떼가 온 세상으로 흩어집니다. 회개를 통해 니네베에 이르고 지혜에 대한 갈망으로 남방 여왕에게까지 미칩니다. 그리하여 평화를 이루는 솔로몬의 지혜를 알게 됩니다. 여왕의 나라는 갈라지지 않고,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을 한 몸으로 만듭니다. 그 위대한 성사는 그리스도와 교회에 연관된 것이며 그 실제는 예시되었던 것보다 더 위대합니다. 이제 그 신비가 진리 안에서 완성됩니다. 그때는 솔로몬이라는 표상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리스도께서 당신 육신으로 여기 계십니다. (암브로시우스 『루카 복음 해설』)
11,33-36 눈이 온몸으로 밝히다
그리스도는 등불, 교회는 등경
등불은 사람들이 빛을 보도록 높이 등경 위에 얹어 놓는 법이라고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이 사실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우리 구원자께서 오시기 전에는 어둠의 아비 사탄이 모든 것을 지적인 그늘로 가려 세상을 어둡게 만들었습니다. 그런 상황에 아버지께서 당신 아드님을 세상의 등불로 보내시어, 거룩한 빛으로 우리를 비추고 사탄의 어둠에서 건져 내게 하셨습니다. 등불을 켜서 감춰 두지 않고 높은 데 두어 사람들이 빛을 보게 한다고 비난하는 자는 그리스도께서 숨어 계시려 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자와 같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어둠 속에 있는 자들에게 하느님에 관한 참된 지식의 빛을 비추시며 모든 사람이 당신을 보기를 바라십니다. 그분께서 기적을 베푸신 것은 사람들의 찬탄을 받거나 명성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당신께서 본성에 따라서는 하느님이시지만, 그 본성을 그대로 지니신 채 우리를 위해 사람이 되셨음을 우리가 믿게 하려고 기적을 일으키신 것입니다. 거룩한 교회는 그분께서 선포하시는 교의의 빛을 받아 반짝이는 등경과 같습니다. 주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거룩한 지식을 가득 채워 주심으로써 그들 마음에 빛을 비추십니다.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루카 복음 주해』)
믿음은 율법 아래 감추어져서는 안 된다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의 믿음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빛이고 믿음은 등불입니다.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이 세상에 왔다”(요한 1,9). 등불은 어디서 받지 않고서는 빛을 낼 수 없습니다. 빛을 밝힌 등불은 마음의 덕과 지각이며, 그래서 여인은 잃은 동전을 찾을 수 있습니다. 율법 아래에서는 누구도 믿음을 찾지 못합니다. 율법은 함지 안에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은총은 밖에 있습니다. 율법은 가리지만 믿음은 빛을 비춥니다. 아무도 자기 믿음을 율법의 함지 안에 감추지 않으며, 일곱 겹 성령의 은총이 밝게 빛나는 교회로 갑니다. 가장 높은 산, 곧 그리스도 위에 서 있는 교회는 이 세상의 어둠과 잔해 속에 감추어질 수 없습니다. 영원한 태양의 광휘로 빛나는 교회는 영적 은총의 빛으로 우리를 환희 비춥니다. (암브로시우스 『루카 복음 해설』)
온몸을 환히 밝히는 그리스도의 마음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눈’이, 순수한 빛을 묵상하지 않는 한 결코 순수해질 수 없는 마음입니다. 그 순수한 빛은 바로 그리스도이십니다. 마음 안에서 그분의 빛이 빛나는 사람은 “그리스도의 마음을 지닌 사람”입니다. 그대의 빛이 이렇게 순수하면, 그대의 영이라는 무형의 몸 전체가 빛으로 가득 찰 것입니다. 그대 마음이 악할 때, 다시 말해, 불이 꺼져 컴컴할 때, 그대의 몸은 어둠으로 가득 찰 것입니다.
우리는 말합니다. ‘보시오, 형제들이여. 우리가 하느님 안에 있는 듯이 여겨지고 그분과 친교를 나눈다고 생각하는 동안에는 지금 그분의 빛을 보지 못한다는 이유로 그분한테서 쫓겨나거나 멀어진 상태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오’라고. 만일 그 빛이 우리 등불, 다시 말해 우리 영혼을 밝혀 준다면 우리 안에서 등불이 밝게 빛날 것입니다.
우리 하느님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의 온몸이 환하여 어두운 데가 없으면, 등불이 그 밝은 빛으로 너를 비출 때처럼, 네 몸이 온통 환할 것이다.” 이 주제를 분명하게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말씀들 가운데 이보다 어 위대한 증언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대가 주인의 말을 믿지 못한다면, 종인 동료의 말은 어떻게 믿겠습니까? (신 신학자 시메온 『교리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