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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얘들아, 너희가 나쁜게 아니야 - 미즈타니 오사무 2005. 3. 14

작성자나루지기|작성시간13.03.18|조회수124 목록 댓글 0

나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괜찮아”하고 말할 수 있을까
「얘들아, 너희가 나쁜게 아니야」

지은이 : 미즈타니 오사무
옮긴이 : 김현희
펴낸곳 : 에이지 21
펴낸날 : 2005년 1월 12일
읽은날 : 2005년 3월 14일


얼마 전 책을 소개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이 책을,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미즈타니 오사무 선생님을 만났다. 이 선생님을 만난 아이들도 그렇지만, 나 역시도 이 선생님에게서 참 소중하게 들은 말은
“괜찮아”였다.
도둑질을 해도, 
원조교제를 해도, 
친구를 왕따시키고 괴롭혀도, 
본드를 했어도, 
폭주족이었어도, 
죽으려고 손목을 그은 적이 있어도, 
거짓말한 적이 있어도,
학교도 안가고 집에만 처박혀 있었어도
이 선생님은 늘 괜찮다고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죽어버리고 싶다는 아이들에게는 
그것만은 절대 안 된다 하면서 자신과 생각을 해보자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왔다.

요즘 읽고 있는 파울로 프레이리의「희망의 교육학」에서 프레이리는 희망과 이를 이루기 위한 실천, 그리고 그것들의 일관성이 교육현장에서 아주 소중하다고 주장하였다. 미즈타니 오사무 선생님은 프레이리가 생각하는 교육적 가치관의 진실한 모습 그대로였다. 밤의 세계로 뛰어들어가 어둠 속에서 헤매고 있는 아이들에게 낮의 세계라는 희망을 심어주고 주위 어른들과 젊은이들의 외면과 홀로지고 가기에 너무나 힘겨운 버거움을 12년간이나 해오고 있다. 야간고등학교의 교사로, 밤의 선생으로, 그리고 아이들의 꿈과 희망에 무관심한, 또는 그것을 짓밟는 못된 어른들을 가르치고 설득하기 위한 강사로 쉬임없이 살아왔다. 
이젠 일본의 밤거리에서 아이들에게 그늘있는 쉼터를 주는 거목이요, 어린 나무들이 기대어 쉴 수 있는 버팀목으로 우뚝 서있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여기까지 오기까지는 마약상인에게 옆구리를 칼로 찔리기도 했고 한 아이를 보호하는 대가로 조직폭력배에게 손가락 하나를 내어주기까지도 했다. 지금도 못된 어른들로부터 위협이 끊이지 않는 상황인지라 텔레비전에서 딸은 모자이크 처리를 하면서 인터뷰에 응했다. 그만큼 현재 그가 서있는 자리는 우뚝 솟아보이고 대단해보이고 우러러 보이지만 실제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인 것이다. 본인도 언제 어떤 일을 자신이 만날지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그가 강연에서 하던 말이 생각난다. 
“저는 밤의 세계에서 5,000명이라는 아이들을 맡고 있습니다. 굉장히 버겁고 힘이 듭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에게 도와달라고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제가 지고 가야할 짐이니까요. 다만 여러분에게 부탁하는 것은 더 이상 아이들이 낮의 세계에서 밤의 세계로 넘어오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입니다.”
참 대단히 창피한 말이다. 이 이상 밤의 세계로 아이들을 보내지 말아 달라는 부탁말이다. 나 또한 밤에 집으로 들어가면서 여기 저기 몇몇 아이들이 어두운 곳에 도란도란 모여 있거나 몰려다니는 것을 보면 눈길을 피하거나 걱정스런 마음으로 지나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미즈타니 선생님처럼 다가가 따뜻한 한마디라도 던져보려는 생각은커녕 그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가슴아픈 마음으로 바라보지는 못했다. 아이들이 밤의 세계로 자꾸만 들어가려고 하는 것은 이 선생님의 말대로 대개는 어른 탓이다. 
누구는 행복한 집안에 태어나서 행복을 눈으로 보고 맛보며 살아가고 누구는 부유한 집안에 태어나 가난을 모르고 살아간다. 하지만 누구는 불행한 집안에 태어나 불행하게 살아가고 
누구는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어려서부터 자신의 생활을, 아니 더 나아가 가족의 생계를 스스로 책임지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는 자신이 가난했던 과거를 말하면서 가난함 그 자체가 결코 불행은 아니라고 한다. 마음만 먹으면 가난해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고 기쁨과 슬픔이 함께하는 인생에서 좀더 기쁘게 살 수 있는 길은 결국 스스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하지만, 어른들은 그런 아이들을 좀더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그 아이들에게 ‘불량’이라는 꼬리표를 붙여주고는 밤거리로 내몰고는 불행을 강요한다. 마치 너희들이 살 곳은 우리가 사는 낮이 아니라 어두운 밤이라고 하듯이 말이다. 나 또한 얼마나 많이 아이들을 판단하고 낙인찍으며 살아왔는가. 그러면서도 예수님을 믿는다고 자부했으니 참 어처구니가 없다. 늘 가난하고 슬픔에 잠기고 어둠의 힘에 억눌린 자들에게 다가가서 저들을 해방시키셨던 예수님의 모습을 저 먼 곳에서 찾고 있다. 내 안에는 그런 모습이 없으니 말이다.

그는 아이들을 ‘꽃을 피우는 씨앗’으로 생각한다. 야간학교로 옮기게 된 친구 교사와의 만남에서 썩은 생선이라고 자신의 아이들을 비유했던 아이들과는 사뭇 다르다. 같은 교사라도 어떤 사람은 아이들을 생선으로, 썩은 생선으로 비유하는데, 그는 씨앗으로 생각한다는 데서 같은 교사라도 참 다르다는 생각을 한다.
그는 어떤 꽃씨라도 심는 사람이 제대로 심고 잘 돌본다면 반드시 꽃을 피운다고 한다. 꽃을 피우지 못하고 시들거나 말라죽는 것은 바로 심는 사람이 잘 돌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씨앗같은 아이들도 그 부모와 교사, 매스컴을 비롯한 사회 전체가 저들을 따뜻함으로 돌보고 사랑한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꽃을 피운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교직 생활 21년 동안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아이들을 한번도 야단치거나 때린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의 제목처럼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밤의 세계를 자랑스럽게 다니는 아이들도 낮의 세계를 그리워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낮이 세계가 저들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에 저들은 저들 나름대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들에게 그 누군가가 고독이나 외로움, 삶의 버거움을 이겨낼 방법을 알려만 주었어도 그들은 스스로를 밤의 세계로 몰아가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는 아이들에게 말한다. 밤의 세계로 가기 전에 누구와 한번 말해보라고. 그런데 그렇게 말을 걸어와도 낮의 세계와 어른들은 너무나 매정하게 저들을 밤의 세계로 내쫓는다.
이렇게 살아가는 미즈타니 선생님의 살아온 시간도 그리 행복하지는 않았다. 
아빠의 얼굴조차 모르며 자랐던 유년시절, 
교사나 정부당국이라면 치가 떨릴 정도로 싫어 학교도 거의 가지 않았던 중학 시절, 
우월감과 외로움 속에서 방황하며 밤의 세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대학시절이 있었다.
그는 밤의 아이들 속에서 자신을 본다. 그러기에 저들을 좀더 이해하고 있다. 그러기에 더욱더 그들을 낮의 세계로 자꾸만 자꾸만 쫓아내려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밤의 세계에서 헤맬 때 그저 그를 슬픈 눈으로 바라만 보던 그의 어머니가 “뭔가를 찾아보렴”이라는 편지와 함께 독일행 비행기 티켓과 현금 600만원을 건넸다. 그리고 그는 그 밤의 세계를 빠져나왔다. 그렇게 그는 아이들을 돕고 싶은 것이다. 자신의 어머니가 그를 야단치거나 때리거나 하기보다는 그를 애처롭고 이해하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가슴아파했던 모습 그대로 말이다. 

아이들이 잘못해도, 실수해도 “괜찮아”라고 말한다는 것은 뭘까.
이것은 그저 그 아이의 실수나 잘못을 묵인한다는 말이 아니다. 오해할 소지가 충분히 있는 말이긴 하다. 미즈타니 선생님의 이 말은 늘 다음 행동이 따라다닌다. 
나와 함께 지금부터 생각해보자.
그는 그저 아이의 실수나 잘못을 그냥 봐주는 맘씨 착한 옆집 아저씨가 아니다. 그냥 어물쩡하게 넘어가자는 말이 아니다. 실수와 잘못을 한 아이 옆에서 그가 왜 그랬는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생각하면서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얘기하며 그 아이가 해결책을 찾는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저 무책임하게 아이가 한 실수나 잘못 앞에서 “괜찮아”하고 그 자리를 휙 떠나버리는 어른과 교사야 말로 더 못된 어른이요 교사인 것이다. 그것은 그들을 더욱 밤의 세계에 안주하게 만드는 것밖에는 되지 않는다.
그 이후의 문제.
늘 그렇다. 실수나 잘못 이후의 문제가 중요한 것이다. 
아이들의 문제는 부모의 문제, 가정의 문제에서 비롯된다. 아이들에게서 찾기 전에 부모를, 가정을 보았으면 한다. 
당장 내일, 아이들을 만날 때 전혀 변화되지 않은, 똑같은 모습으로 아이들 앞에 서있을 내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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