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와 침 등 자연적인 원리와 철학에 근거한 의술은 이 땅의 모든 사람이 자신과 가족의 병을 고치기 위해 의술적 지혜로서 찾아내고 고안해낸 방법이다. 그리고 이것을 주위의 아픈 사람이 있으면 알려줌으로써 자연스럽게 사람들 사이에서 통용되면서 의술적 지혜가 더해지고, 세대에 세대를 거쳐 내려오면서 경험적 노하우가 축적되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전통의술이다.
따라서 자연의술 또는 민속의술 또는 전통의술이라는 이름이 붙은 의술은 이땅의 모든 사람이 알게 모르게 탄생시키고 발전시킨 의술이요, 이 땅의 모든 사람이 주인인 의술이다.
이런 점에서 자연의술과 민속의술과 전통의술은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주인의 권리로서 당연히 자신과 주위 사람들에게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는 의술이요, 이 땅의 모든 사람이 주인으로서 사용해야만 점점 지혜가 가미되고 발전할 수 있는 의술이다.
또 자신이 물려받은 이상 그 지혜를 남에게 전해 줘야만 하는 의술이요, 그 능력을 이웃의 아픈 자가 있다면 당연히 나서서 베풀어야만 하는 의술이다.
더군다나 자연의술과 민속의술과 전통의술은 자연이 공짜로 제공하는 약초와, 재료비가 크게 들 것 없는 침으로 고쳐주니 자신의 정성과 노력과 인정만 있다면 얼마든지 남을 위해 베풀고도 남는 의술이다.
이런 점에서 자연의술과 민속의술과 전통의술은 봉사의 의술이요, 인정의 의술이요, 인술(仁術)의 의술이다.
우리 선조들은 예로부터 이런 의술을 바탕으로 의술은 돈 버는 수단이 아닌 인술임을 강조하여 아픈 이를 위해 알려주고 나눠주고 베푸는 미풍양속(美風良俗)을 꽃 피워 왔다.
그런데 이런 우리 민족의 미풍양속과 인술 정신은 안타깝게도 일제 강점기에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정책에 의해 소명되고 말았다. 즉 일제 강점기에 일제는 국가의 의료제도를 일방적으로 서양의학 중심으로 바꾸고, 우리 민족이 꽃 피워온 전통의술은 비과학적이고 미개한 의술로 주지시키면서 자연 도태되도록 유도하였다.
그 결과 국가의 의료 시장은 서양의학이 장악하게 되었고, 의료 풍토는 서서히 서양의학의 속성에 의해 상업적으로 변질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의술의 상업적 풍조는 날이 갈수록 더욱 심해져 오늘날 의술은 커다란 돈벌이 수단이 되고 말았다.
또한 이런 와중에 의료 시장은 일부 사람만이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장악한채, 이 땅의 사람이 이웃의 아픈 이를 위해 의술을 봉사하는 일이 있다면 무면허 의료 행위로 구속시키는 의료 왜곡 현상이 나타나고 말았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 땅의 사람들이 이웃의 아픈 사람을 위해 자신의 조그만 의술이나마 나누고 베풀겠다고 하는것은 칼과 화학약을 들고 서양의술을 하겠다고 하는게 아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탄생시키고 발전시켜 물려준 전통의술을 주인의 권리로서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주인의 권리를 상업적 입김에 의해, 또 의료시장의 독점을 위해 막아서 는 안된다. 그렇게 해서는 국민이 지닌 의술적 역량과 지혜와 에너지는 소멸되어 민족의 전통의학은 발전될 수 없는 것이다. 또 그렇게 하는 것은 일제가 심어 놓은 민족문화 말살정책에 따라 전통의술을 말살시키는 관행이라 할 수 있다. 물로 혹자는 의술은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아무나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한 혹자는 한의사가 있으니 전통의술의 맥이 이어지고 발전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의술이 생명을 다루는 소중한 일이라며 특정인에게만 맡겨 놓은 결과가 어떠한다. 과연 그간 소중한 생명이 질병으로 죽는 일이 줄어든, 질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줄어 들고, 의료비로 인한 사회적 부담이 점점 줄어 들었던가. 그것은 오늘날의 상황을 생각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고 할수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수많은 사람이 암,고혈압,당뇨병 등으로 고생하고 목숨을 잃고 있다. 소중한 생명을 전문적으로 다룬다는 박사도 많고, 금방이라도 질병이 해결될 것 같은 갖가지 화학약과 인공 시술법이 쏟아져 나오고, 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했다고 떠들어대는데, 어찌 된 영문이지 우리사회엔 암,고혈압,당뇨병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급증하고 질병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있다.
일례로 통계청이 발표한 <사망원인별 통계연보>를 보면 우리나라의 암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1983년 2만 6천6백34명에서 2003년 6만 4천3백22명으로 급증한 실정이다.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 역시 1983년 1천5백91명에서 2003년 1만2천1백 명으로 급증한 실정이다.
또한 질병 발생도 급증하여 앞으로 20년 후에는 성인 3명중 1명이 당뇨병 환자가 되고, 4명중 1명은 고혈압 환자가 되며, 남자의 3명 중 1명은 평균수명까지 살 경우 암으로 사망하고, 여자의 5명의 1명은 암으로 사망한다고 한다.
이렇듯 우리의 소중한 생명과 건강을 함부로 맡기지 않고 소위 전문가라는 특정인에게 맡겼지만 그 결과는 암담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급증하는 질병으로 인해 매년 의료비 부담이 급증하고 있고 거액의 치료비로 인해 가산이 탕진되고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가정 경제가 파탄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한의사에 의해 전통의술이 발전되고 있다고 하지만, 그간 얼마나 발전되었다고 할 수 있겠는가? 과연 한의사에 의해 지난 60년간 전통의술이 괄목할 만하게 발전되었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우리는 이에 대해 아쉽게도 그렇다고 할 수 없다고 하겠다. 이 점은 중국의 경우와 비교해보면 단적으로 드러나는 일이라 하겠다.
중국은 1946년 모택동이 정권을 잡은후 열악한 국가 재정 속에 수억 명에 달하는 전국민의 의료 문제를 큰 돈 들이지 않고 일거에 해결하는 방법으로 의료 능력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든 병든 자를 얼마든지 치료하도록 의료 시장을 개방하였다.
그 결과 침과 약초 등 전통의술로 수억명에 달하는 인구의 질병 문제를 아무런 이상 없이 해결하였다. 뿐만 아니라 각 가정에서 내려오던 전통의술과 새로이 고안된 의술적 방법들이 분출하게 됨으로써 국가적으로 엄청난 의학 자산을 축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눈부신 전통의술의 발전을 이루어 오늘날 인공 화학요법의 한계 속에 자연의학으로 재편되는 전세계 의료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침과 약초를 배우려는 전세계 사람을 흡수하여 엄청난 특수를 누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난 60년 간 중국과는 정반대로 집안에 전승된 전통의술로 이웃의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일이 있다면 발본색원(拔本塞源)하여 특정법죄가중처벌법이란 중형으로 처벌한 실정이다.
그 결과 우리의 전통의술은 풍비박산난 채 토종 의술은 흔적없이 사라진 실정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자연의술 또는 민속의술 또는 전통의술은 이 땅의 모든 사람이 주인으로서 사용해야만 수많은 사람의 지혜가 가미되어 발전할 수 있는 의술이다. 그 실례를 지난 60년간 중국이 보여준 것이다.
이런 점을 비추어 볼 때 의술은 생명을 다루는 분야란 명목을 붙여 특정인에게 독점하게 할 일만은 아니라 하겠다.
그보다는 법적으로 의료의 종류와 의료인의 범위를 확대하여 누구든 주인의 권리로서 국민 의료에 참여하겠다고 한다면 자유로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장벽을 낮춰야 하는 게 옳은 일이라 하겠다.
그렇게 되면 다양한 의술적 방법의 경쟁 속에 일제 이래 지속되어 온 상업적이고 군림적인 의술에서 벗어나, 또 독점적이고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의술 풍토에서 벗어나 모든 의술이 사람을 고치는 능력으로 국민에게 평가 받게 될 것이다. 그 결과 국민의 국민에의한 국민을 위한 의술이 될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게 바로 오늘날 왜곡된 의술을 바로 잡는 길이요,국민을 위한 의술의 길이요. 의술을 본래 주인인 국민에게 돌려주는 길이라 하겠다. 분명 의술의 주인은 국민인 것이다.
우리 국민과 의료진은 새로운 마음으로 현실을 직시할 줄 아는 안목을 가져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