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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글♡

인생 최고의 행복은?

작성자달빛그림자|작성시간13.01.08|조회수450 목록 댓글 32

아버지와 까마귀

82세의 노인이 52세 된 아들과 거실에 마주 앉아 있었습니다.

그때 까마귀 한 마리가 창가의 나무에 날아와 앉았습니다. 노인이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저게 뭐냐?"
아들이 다정하게 말했습니다.
"까마귀예요."
그런데 아버지는 조금 후 다시 물었습니다.
"저게 뭐냐?"
"까마귀라니까요."
노인은 조금 후 또 물었습니다. 세번째 질문이었습니다.
"저게 뭐냐?"
"글쎄 까마귀라니까요."
아들의 목소리엔 짜증이 섞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뒤 아버지는 다시 물었습니다. 네번째 질문이었습니다.
"저게 뭐냐?"
아들은 그만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크게 외쳤습니다.
"까마귀, 까마귀라고요. 그 말도 이해가 안되세요. 왜 자꾸만 같은 질문을 하세요."
조금 뒤였습니다. 아버지는 방에 들어가서 아주 낡은 일기장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일기장을 펼친 다음 아들에게 주면서 읽어보라고 했습니다.

거기에는 아들이 세 살배기 아기였을 때의 이야기가 적혀 있었습니다.

오늘은 까마귀 한 마리가 창가에 날아와 앉았다. 어린 아들은 "저게 뭐야"하고 물었다.

나는 "까마귀"라고 대답해주었다. 그런데 아들은 연거푸 23번을 똑같이 물었다.

나는 귀여운 아들을 안아주며 끝까지 다정하게 대답해 주었다.

나는 까마귀라고 똑같은 대답을 23번 하면서도 즐거웠다.

아들이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가지는 것에 감사했고, 아들에게 사랑을 준다는 것이 즐거웠다.

낯이 뜨거워진 아들은 아버지 앞에서 얼굴을 들지 못했고,

그런 아들의 손을 아버지는 꼭 잡아주었습니다.


걸 수 없는 전화


우리 엄니가 아는 글자라고는 '가'자밖에 모르십니다.

그런 엄니가 딸네 아들네 전화번호는 번개같이 외우지요.

결혼 전 제가 객지에 있을 때도 매일같이 전화를 해 주셨는데, 시집을 보내 놓고도 아침만 되면 전화를 하십니다.
오빠는 시집간 딸네집에 매일 전화를 하신다고 엄니에게 뭐라 합니다.

그러자 오빠 몰래 전화하시다가 들키면 혼날까봐 말하던 중에 그냥 끊습니다.

전화번호 숫자가 늘어나면 하루 저녁을 끙끙 연습하셔서는 다음날 신나게 전화하시곤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셨습니다.

같은 지역에 살다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니까 지역번호에다 전화번호까지 바뀌니 엄니에게는 만만치 않으셨지요.

그래서 죽기살기로 연습을 하셨답니다. 대단하신 엄니! 여든여섯에 눈도 어둡고, 몸도 편찮으시면서…. 그래도 난 받기만 하고 내가 걸 생각은 못했습니다.

병이 나셔서 전화를 못 하시니 내 전화 많이 기다리셨을 텐데, 무정한 전 몇 푼 되지도 않는 전화요금이 아까워 잘 안 했습니다.

정액제가 생겨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지요. '잘 됐다. 이제부턴 내가 엄니한테 매일 전화 드려야지!' 그래서 곧바로 정액제를 신청하고 전화를 드렸습니다.

엄니께서는 앓아 누우신 채 "보고 싶은데 한 번 올 수가 있겠냐"고 말씀하셨고, 며칠 후 그만 돌아가셨습니다

그로부터 일 년이 지나갔습니다. 이제는 엄니에게 전화를 걸 수가 없습니다.

보고 싶단 말 듣고도 맨날 하시는 소리로만 알았습니다. 전화도 언제까지나 하실 줄 알았습니다.

이제는 내가 보고 싶고, 전화 걸고 싶은데 엄니는 어디에도 그 모습 보이지 않고, 그 목소리 들을 수가 없습니다.

동생의 차비

몇 해 전의 일입니다. 그때 난 고등학교 1학년, 동생은 중학교 2학년이었습니다.

나는 학교가 가까워 걸어다녔지만 동생은 멀었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동생이 엄마가 주시는 차비를 받고도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가정의 평화를 위하여"라고 대답하곤 씩 웃고 말았습니다.

그날도 엄마는 동생에게 차비를 주셨습니다. 나는 짜증이 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그 녀석 차비 주지 마세요. 버스 타지도 않는 녀석에게 왜 차비를 줘요? 우리 생활도 빠듯한데!"
하지만 엄마는 그 먼길을 동생이 혼자 걸어다는 게 안쓰러웠던지 내 말은 듣지도 않고 동생에게 차비를 쥐어 주시면서 "오늘은 꼭 버스 타고 가라"고 당부하셨습니다.

동생은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는 것 같았습니다.

그날 저녁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보니 맛있는 냄새가 온 집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불고기가 지글지글 구워지고 있는 게 아닙니까? 그 당시 우리 집은 형편이 무척 어려워 고기는커녕 세 끼 먹을 수 있음에도 감사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날 상 앞에는 가족이 모두 모여 고기를 먹고 있었던 겁니다. 얼른 들어가 고기를 입안에 잔뜩 구겨넣으며 물었습니다.

"아빠, 오늘 무슨 날이에요? 이렇게 비싼 걸 먹게요."
그러자 엄마가 눈물이 가득 고인 채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닙니까?
"무슨 날이긴…. 네 동생이 형이랑 엄마 아빠 기운 없어 보인다고 차비를 아껴서 모은 돈으로 불고기를 사왔구나."
아! 동생은 그 먼길을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불고기를 오순도순 구워 먹는 모습을 상상하며 걸었던 것입니다.

가끔 그 날을 회상하면 동생의 대견함에 다시 목이 메어옵니다.


죽음보다 강한 사랑

아빠와 엄마, 그리고 일곱 살 난 아들과 다섯 살짜리 딸이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빠가 아들과 딸을 데리고 등산을 가다가 그만 교통사고를 당해 아들이 심하게 다쳤습니다.

응급수술을 받던 중 피가 필요했는데, 아들과 같은 혈액형은 딸뿐이었습니다. 다급한 아빠가 딸에게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얘야, 너 오빠에게 피를 좀 줄 수 있겠니?"
딸은 심각한 표정으로 잠시 동안 무얼 생각하는 것 같더니 머리를 끄덕였습니다.

수술이 잘 끝난 뒤 의사가 대성공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때까지 딸은 침대 위에 가만히 누워 있었습니다.
"네 덕분에 오빠가 살게 됐구나."
아빠의 말을 들은 딸이 낮은 목소리로 아빠에게 물었습니다.
"와! 정말 기뻐요. 그런데… 전 언제 죽게 되나요?"
아빠가 깜짝 놀라 물었습니다.
"죽다니, 네가 왜 죽는단 말이냐?"
"피를 뽑으면 곧 죽지 않나요?"
잠시 숙연한 침묵이 흐른 뒤 아빠가 입을 열었습니다.
"그렇다면 넌 죽을 줄 알면서도 오빠에게 피를 주었단 말이냐?"
"예…. 전 오빠를 사랑하거든요."

- 감사 나눔 신문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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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힌나리 | 작성시간 16.06.05 좋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 작성자박수마니 | 작성시간 16.08.28 좋은글 나누심에 참 감사합니다

    마음은 좋은 마음은 언제나 감동입니다

    지금 죽이는 세상에

    사는 글을 주심 참 정말 감사합니다
  • 작성자하나 | 작성시간 16.10.12 감사합니다
  • 작성자에벤에셀 | 작성시간 17.07.06 감사합니다.
  • 작성자길동 | 작성시간 22.08.23 위 글을 눈시울을 적시면서 읽었습니다. 위 주인공들보다도 철이덜든 내모습에 부끄러워집니다. 아버지와까마귀 글 사진찍어 40넘은아들에게 난 그러질 못해 미안하다고 사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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