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순간에도~
오사카에 거주하던 센코 마사키 씨의 이야기입니다. 딸을 시집보내기 직전 그녀는 마음이 그
리 편치만은 않았습니다. 천방지축 딸자식의 앞날이 걱정되기도 하고, 이제는 엄마 보다는
남편 될 사람만 더 챙기는 듯한 태도에 약간 빈정이 상했기 때문입니다.
사건이 벌어진 그 날도 사키 씨는, 예비 신랑과 놀러나간 딸 대신 수리를 맡긴 결혼반지 찾
아오던 길이었습니다. "엄마, 미안한데. 그 반지 좀 찾아와줘. 그 반지 신랑네 집의 가보라니
까 특별히 조심해야해. 그거 없어지면 나 결혼 못할지도 몰라."
직접 운전까지 해가며 반지를 찾아오던 마사키 씨는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새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이 반지를 받는 딸의 행복한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자 서운한 마음
이 싹 달아납니다.
그 순간 마주오던 버스가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마사키 씨의 차를 덮쳤습니다. 구겨진 마사키
씨의 차는 불이 붙어 순식간에 불덩어리가 되었고, 마사키씨는 영안실에서 딸과 재회하게 됩
니다.
새카맣게 타버린 엄마의 시신를 보며 딸은 통곡했습니다. 너무 슬퍼 정신을 잃을 것 같은 딸에
게 부검의가 다가와 그녀의 결혼반지를 건넸습니다. 다이아몬드는 불속에서는 타버리는 것이
정상인데 긁힌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한 상태였습니다.
부검의가 말하기를 이 반지는 마사키 씨의 뱃속에 있었다고 합니다. 마사키 씨는 죽어가는 순간
에도 자신의 목숨보다, 딸의 결혼반지와 행복을 지키기 위해 반지를 삼켰던 것입니다. 뜨거운 불
길에 몸이 타들어가도 자식걱정 부터 하는 것이 부모마음입니다. 부모사랑, 끝이 없습니다.
-새벽편지 가족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