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웅 신부
연중 제28주간 금요일
루카 12,1-7
아무도 보지 않는 곳
옛날 인도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유명한 스승님에게 많은 제자들이 있었는데 이 스승님이 유독 한 제자를 예뻐하더랍니다.
질투심이 생긴 다른 제자들이 어느 날 스승님을 찾아가 따지듯 물었습니다.
왜 그 제자에게만 특별히 더 많은 사랑을 베푸느냐고.
이튿날 스승님은 모든 제자들을 불러놓고 병아리를 한 마리씩 주면서 말하였습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은밀한 장소에 가서 병아리를 죽이고 묻어놓고 오라고요.
제자들은 곧장 흩어져 스승님께서 시키는 대로 하고서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모였습니다.
그런데 그 사랑받는 제자만 저녁이 지나서야 되돌아왔답니다.
손에 병아리를 그대로 들고서요.
스승님이 많은 제자들 앞에서 물었습니다.
왜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았느냐고. 그러자 그 제자가 대답하였습니다.
“아무리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찾아보아도 아무도 보지 않는 곳이란 없었습니다.
캄캄한 동굴 속에 들어가도 하늘의 신께서 내려다보고 계셨습니다.”
이에 모든 제자들이 스승님의 그 제자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이해할 수 있었답니다.
‘사람이 사사롭게 한 말도 하늘은 우레처럼 듣고, 어두운 곳에서 마음을 속여도
하느님은 환히 밝게 보신다.’ <명심보감>에 나오는 글귀인데
오늘 복음의 예수님 말씀과 너무나 닮았습니다.
서울대교구 김귀웅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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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신부
연중 제28주간 금요일
루카 12,1-7
제가 지갑 속에 가지고 다니는 것들이 있습니다.
성직자 신분증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보일 일이 많지는 않지만 교구청 출입에 필요하고,
구내식당을 이용할 때 사용하기도 합니다.
운전 면허증이 있습니다.
은행 업무를 보거나, 공문서를 신청할 때 사용하곤 합니다.
운전 중에 경찰이 요구하면 보여 주기도 합니다.
주민등록증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인사이동에 의해서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되면 주민 센터에서 주소를 옮길 때 사용하곤 합니다.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것이 있습니다.
‘신용카드’입니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이용하기도 하고, 물건을 구매할 때,
식당을 이용할 때 사용합니다.
신용카드는 저 자신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신용카드 이용내역을 보면 제가 만나는 사람, 제가 가는 장소, 제가 즐겨 먹은 음식,
구매하는 물건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거리에는 각종 ‘CCTV’가 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신용카드가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파와 율법학자들의 거짓과 위선을 이야기하십니다.
감추어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라고 하십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고 하십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진실해야 하고, 잘못된 것이 있다면 뉘우치고,
용서를 청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십니다.
권력으로 감출 수 있는 진실은 없습니다.
언론으로 막을 수 있는 거짓도 없습니다.
짧은 이 세상에서 혹시 감출 수 있을지라도,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
육신은 죽여도 그 이상 아무것도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누구를 두려워해야 할지 너희에게 알려 주겠다.
육신을 죽인 다음 지옥에 던지는 권한을 가지신 분을 두려워하여라.
그렇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바로 그분을 두려워하여라.”
‘花無十日紅이고 權不十年’이라고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곧 사라지고 마는 것들 때문에 중요한 것을 잃어버립니다.
돈 때문에 소중한 가족을 등한시하기도 하고, 권력 때문에 우정을 팔기도 합니다.
세상의 것을 추구하다가, 영원한 생명을 잃어버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蘭香千里 德香萬里’라는 말이 있습니다.
난의 향기는 멀리가야 천리이지만 사람의 덕은 만리까지 간다는 뜻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성령의 인장’을 받았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위해, 이웃을 위해 우리가 받은 성령의 인장을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희생, 사랑, 나눔, 봉사는 아름다운 향기가 되어 우리를 하느님께로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
서울대교구 조재형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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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 신부
연중 제28주간 금요일
루카 12,1-7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도 낱낱이 다 세어 두셨으니
두려워 하지 마라고 하십니다.
오늘 복음 가운데서 특별히 이 구절을 묵상하면서,
제가 즐겨 듣고 있는 임석수 신부님의 생활성가곡 하나가 생각났습니다.
나보다 더 날 사랑하신 나의 주 나의 하느님
나보다 더 날 알고 계신 나의 주 나의 하느님
날 빚으신 그날부터 늘 가까이 계신 주
그 깊으신 사랑 안에 살게 하소서
나보다 더 날 사랑하신 예수님 나의 주 나의 하느님
나보다 더 날 알고 계신 나의 주 나의 하느님
임신부님께서 시편 139편을 묵상하고서 지으셨다는 이 성가는
특히 제가 제자신을 사랑하기 어려울 때에,
저의 부족함과 나약함과 반복되는 악습 때문에 상심에 빠졌을 때에,
크게 위로을 주는 곡입니다.
나도 나를 잘 모르겠고, 나자신을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고 느낄 때에,
나의 하느님께서는 나를 빚으셨고, 나보다 너 나를 잘 알고 계시고,
그런 나를 변함없이 계속해서 사랑해 주신다는 이 진실한 고백은,
움츠려 들었던 하느님 사랑에 대한 신뢰에 다시금 생기를 불어넣어 주곤 하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끊임없이 다가오는 근심과 걱정 속에서 살아가지만
그러한 근심, 걱정이, 결코 우리의 안전을 확보해 주지는 못합니다.
우리들은 계속해서 무언가를 얻으려 하고 무언가를 성취하려 하지만,
그러한 몸부림이 결고 우리에게 지속적인 평화와 기쁨을 가져다 주지는 않습니다.
우리들은 하느님께서 우리들의 머리카락까지도 다 세어 두셨을 만큼
그렇게 우리를 언제나 당신 사랑으로 돌보신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나를 빚으신 그분께서,
나보다 더 나를 잘 알고 계시고,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온마음으로 신뢰할 수 있을 때 우리 모두는 참으로 평화와 사랑으로 가득찬
하느님의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치게 될 것입니다.
나보다 더 날 사랑하신 나의 주 나의 하느님
나보다 더 날 알고 계신 나의 주 나의 하느님
한결같고 변함없는 하느님의 사랑을 신뢰할 수 있는 은총을 진실되이 청해봅시다.
김대성 신부
- ‘오요안 신부의 가톨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