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은 인구 15만의 중소도시로 취리히나 제네바에 비해 비교가 안될 정도로 작고 아담한 도시입니다. 하지만 스위스에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유일한 도시입니다. 구시가지의 중세 거리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베른은 자연 경관 외에도 볼거리가 많습니다.
스위스의 수도가 어디냐고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가장 큰 도시인 취리히를 얘기합니다. 혹은 국제도시인 제네바를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스위스의 수도는 베른입니다. 이 작은 도시 베른이 어찌해서 스위스 연방의 수도가 됐을지 의문이 듭니다. 아마도 중세의 거리가 그대로 남아 있듯이 중세시기의 영향력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스위스의 역사는 기원전 5세기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지금과 비슷한 국가의 형태는 13세기말 합스부르크에 대한 독립전쟁으로부터 형성됩니다. 오스트리아의 루돌프 황제가 사망한 후 스위스에선 독립의 기운이 싹틉니다. 1291년 8월 1일 북부 산간 지역인 우리, 슈비츠, 운터발텐의 원시 3주는 동맹을 맺고 합스부르크에 저항하기 시작했습니다. 쉴러의 희곡으로 유명한 '빌헬름 텔'이 등장한 것도 그 무렵입니다. 빌헬름 텔이 이 수장들과 합세해 용맹스럽게 활약을 펼칩니다. 사실 빌헬름 텔이 실존 인물인가는 의문의 여지가 있지만 스위스 사람들은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독립 혹은 건국의 영웅이 필요했던 것이죠.
스위스라는 이름은 동맹 중의 슈비츠에서 따왔습니다. 그래서 8월 1일을 스위스의 '건국기념일'로 정하고 있습니다. 스위스가 독립된 것이 아니라 건국한 것이죠. 그 전에는 스위스가 아니라 산 속에 흩어져 있는 조그만 마을들에 불과한 것입니다. 14세기 중반이 되면서 여기에 루체른, 취리히, 베른 등의 도시가 참가하면서 지금의 스위스의 모양이 된 것입니다. 그 당시에 베른이 영향력이 커서 뒤에 연방 수도로 정착된 것으로 보입니다.
스위스는 알프스 산간에 작은 마을들이 모여 하나의 칸톤(주)을 이루고 23개의 칸톤이 스위스 연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정말 전체 인구는 730만 정도로 얼마 되지 않지만 서로 소통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각 칸톤의 독자성이 강합니다. 완전히 딴 나라인 셈입니다.
언어만 보더라도 제네바를 중심으로 한 서부 지역은 불어를 사용하고 이탈리아와 접한 남부지역은 이탈리아어를 사용합니다. 나머지는 대부분 독일어를 씁니다. 독일어가 75%, 불어가 20%, 이탈리아어가 5% 정도 사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