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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재미있는 벽화 마을 - 보 엉 보졸레( Vaux-en-Beaujolais)

작성자Lee Andrea|작성시간18.12.28|조회수90 목록 댓글 0



재미있는 벽화 마을 - 보 엉 보졸레( Vaux-en-Beaujolais)
보졸레 누보때문에 한국에서는 어지간한 사람은 보졸레가 프랑스 어느 곳의 지명이라는 것을 안다. 보졸레 지방의 마을 보 엉 보졸레를 찾은 이유는 포도밭을 구경할 목적이 아니라 건물 외벽을 장식한 꽤 유명한 그림 때문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풍자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한 이 그림을 유명 풍자화가가 그린 것이라 프랑스 내에서는 그런대로 알려진 것 같다. 바로 이 그림이다.

사진틀을 만들다가 잘못해서 2중틀을 만들었다. 할 수 없다. 고치기도 귀찮으니 그냥 간다. 그런데 언젠가 어디에선가 봤던 이 건물의 사진은 나를 보졸레 지방의 이 작은 마을로 나를 이끌었는데 지금 그 싸이트를 찾으려고 아무리 검색을 해도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우앙을 출발해서 보 엉 보졸레로  가는 길은 곳곳이 이런 풍경이었다. 이런 풍경을 아침에 우앙에서 실컷 보고서도 차를 세운다.



불과 27~28Km. 보 엉 보졸레 마을에 닿았다. 보 엉 보졸레 면사무소 정도 될려나?



사무소 앞에 기름짜는 틀 같은 것이 놓여 있다.포도씨 기름이라도 짜는 기구인가...















벽화가 있는 건물의 위치를 막연한 기억 속에서 더듬으니 나의 기억은 엉뚱하게 이곳의 초등학교를 말해준다. 학교의 이정표가 있길래 그리로 가본다. 이 교회를 지나고...



마당에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를 만들어 놓은 집 앞을 지난다. 전망이 아주 끝내줄 것 같은 집이다.











외따로 떨어진 학교. 안에서 재잘재잘 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벽화 같은 것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일행들에게 미안하다. 오늘이 6월 10일. 햇살도 제법 따갑고 마을 제일 높은 곳에 있는 학교까지 오르막을 올라왔으니 제법 더워진다. 그나마 바람이 시원하게 부니 다행이다.



마을에서 제일 높은 곳이니 전망은 최고다. 이젠 개양귀비가 한창이다. 모네가 그린 그림에서처럼 개양귀비가 천지를 온통 뒤덮은 곳을 찾아야 되는데... 그래서 그런 사진을 하나 남겨야 되는데...























다시 마을로 돌아왔다. 어딘지 모르니 차를 몰고 다음 목적지로 갈 생각과 더 찾아볼 생각이 반반... 어차피 차도 없는 길이라 초저속으로 가는데 앗, 골목 저쪽으로 뭔가 보였다. 일단 빈 곳을 찾아 주차를 하고 가서 보니...



바로 이 건물이다.





그림들이 재미 있다. 창문 밖의 애정행각이 꼴사나워 뿔이 난 듯한영감 하며,



다른 여자와의 만남을 마나님한테 들키고는 책 읽는 것처럼 하지만 실은 진땀 흘리는 영감 하며,



떨어진 덧문은 대충 끈으로 연결 해놓고 넋이 나간 듯한 표정의 인간 하며,



그런데 난간이며 창문이며 거의가 2차원 평면에 입체처럼 3D로 그린 그림이다. Clochemerle. 저건 뭘까?







저 창문 속에서 감시하는 듯한 날카로운 눈초리 하며,











이 그림까지가 이쪽 벽을 메운 그림이다. 도대체 이 그림들은 무엇을 나타내려고 한 것일까?



다른 쪽 벽으로 와서 간판을 보니 이 건물이 관광사무소이다.



들어가 본다. 안내를 하시는 여자 분이 우리를 보자마자 일어선다. 이 그림들이 무슨 뜻이냐는 나의 질문에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나는 통역을 하고 나머지 일행들은 듣고 고개를 끄덕 거리고... 7개월이 지나니 이제 그때 그 설명 하나하나는 다 잊었지만 이야기의 개략은 다음과 같다.

1934년, 가브리엘 슈발리에(Gabriel Cheval‎‎lier)라는 풍자소설가가 이 보 엉 보졸레에서 영감을 받아 상상의 마을 클로슈메를(Clochemerle)을 탄생시켰다. 배경은 프랑스 제 3 공화국의 어느시점. 제 3공화국이란 1870년 보불전쟁에서 프러시아에게 나폴레옹3세의 제2제국이 패한 후 공화정이 성립한 시점부터 1940년 독일 나치에게 점령당한 때까지를 말한다.

사건은 이렇게 시작된다. 클로슈메를의 시장인 바톨로메 피슈가 시민들의 인기를 얻을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다. 바로 시청 광장에 남자용 공중 소변기를 설치하는 것이다. 시장의 업적으로 광고하기 위해서 대대적인 행사를 한다. 바로 아래 그림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렇지만 모든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사항은 그 결정과정에서 찬성과 반대가 있어서 서로 논쟁을 하고 밀고 당기는 법. 클로슈메를에서도 당연히 반대가 생기고 주민의 의견은 둘로 갈라지는 과정을 거친다. (아내가 찍은 사진이다.)



단초는 남자들의 소변 보는 모습이 중인환시리에 공개되는 이 부도덕한 풍경을 만드는 일에 적극 반대하는 어떤 부인이 이 곳 성당의 신부에게 가서 반대하라고 부추기고 ;그 신부는 반대 세력의 중심에 서게 되어서 시장이 속한 정치집단과 카톨릭 신자들 간의 싸움으로 확대된다마을이 카톨릭파(좌)와 공화주의(우)파들로 두 쪽이 나고 그 논쟁과 싸움이 격렬해지자 결국은 제 3공화국의 공권력까지 투입이 되어 공화주의자인 시장이 승리를 하게 된다는 결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7개월 전에 제법 자세하게 들은 이야기지만 이젠 나이탓인지 구체적인 내용은 많이 잊어 먹어서 자세히 전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나는 간단하게 이야기하지만 이야기를 하던 관광사무소의 직원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소설 자체가 매우 풍자적이고 냉소적이면서 해학적이어서아주 재미있었다. 그러면 이 그림들은 무엇인가? 알베르 뒤부(Albert Dubout 1905~1976)라는 풍자 만화가가 있었다. 위의 그림 제일 아래를 보면 가브리엘 슈발리에의 소설을 따라 알베르 뒤부에 의해 그려졌다고 되어 있다.

관광 사무소의 1층은 사무소겸 안내소, 알베르 뒤부와 관련된 책들, 기념소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이 건물의 벽화는 언제 그린 것이냐고 물었더니 이제 겨우 3년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 알베르 뒤부가 직접 그린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했더니 그가 그린 그림들 중에서 인물들을 가져 왔다는 것. 그리고 벽화 중 만화 형태로 그리지 않은 두 인물이 있는데 바로 그들이 클로슈메를이라는 가상도시를 글과 그림으로 완성한 가브리엘 슈발리에와 알베르 뒤부란다. 날카로운 눈동자의 작가와 파이프를 문 화가이다.



알베르 뒤부의 다른 그림들...







알베르 뒤부는 국내에 거의 소개가 되어 있지 않은데 간혹 어떤 블로그에 보면 알버트 두보라고 소개되어 특징있는 고양이 그림이 소개된 정도이다. 그 고양이를 두보캣이라고 한다면서... 알베르뒤부의 공식싸이트에 들어가 보니 아래 소품들의 모티브를 제공한 내들의 파워에 눌린 왜소해져가는 남편의 모습을 많이 그리기도 했다. 어디서 본 듯한, 그리 낯설지 않은 풍경들이다.



관광사무소의 직원 분은 아주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그 시간에 손님이 우리 밖에 없기도 해서지만 대충 넘어갈 이야기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말을 덧붙인다. 자기도 보졸레누보의 판촉 행사차 한국에 두 번 와 봤단다. 한국이 아주 좋고 한국사람이 아주 좋단다. 음식도 맛있고...

그러면서 자기 딸의 이름을 친한 한국인 교수의 이름을 따서 지었단다. 지금 내가 기억하기로는 '명주'라는 이름이다. 그 교수의 이름은 명주인데 성이 이씨인지 김씨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쨌든 한국을 좋아한다는 이 여성을 사이에 두고 사진을 남겼다



















왼쪽의 배불뚝이 양반이 바로 클로슈메를의 시장. 바톨로메 피슈.







이 요상스러운 물건은 모든 논란의 단초가 된 바로 남자공중소변기를 만들어 놓은 것...



이곳은 화장실의 남녀 표시도 재미 있다.







마지막으로 한 번 뒤돌아본다. 참, 2013년에 그려졌다는 이 재미있는 벽화... 그 전의 이 건물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궁금해진다.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얻게된 이 건물의 전의 모습...



참 어이가 없다.

이 누리끼리한, 아무런 특징이 없는 이 건물의환골탈태가... 아마도 프랑스의 유명한 건물로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듯하다.















차를 주차한 곳으로 가다가 이상한 것을 본다. 집의 바깥 벽에 부착된 조그만 인물상들... 이것이 무엇일까 우리끼리 논의를 해봤는데 얼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얼마 가지 않아서 해답은 발견하지만...











올 때는 보지 못한 Bienvenue. Welcome이다.



저 위의 조그만 물건... 덧문 고정받침이다



호텔과 그에 딸린 식당. 이 시골에 미슐랭 별이 달린 식당이라니... 아직 점심 때가 아니다.







이제 이 보졸레지방의 작은 마을 보 엉 보졸레를 떠난다. 참, 관광 사무소의 아줌마에게 믈어본 말이 있다. 나는 Vaux-en-Beaujolais를 보 장 보졸레로 알고 왔는데 정확한 불어 발음이 뭐냐고? 그랬더니 보 엉 보졸레라고 한다. 리에종(연음)이 적용 안 되냐고 했더니 그냥 두 세번 보 엉 보졸레라고 한다. 풍자 벽화의 가상마을 클로슈메를...

그 모델이 되었다는 보 엉 보졸레... 한국인이 거의 들르지 않는 이곳에서 뜻밖에한국 이름의 딸을 둔 프랑스 부인... 이 글을 쓰면서 보니 이 마을에 대해서, 그리고 가상 마을 클로슈메를에 대해서, 국내 블로그나 카페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다. 내가 발굴해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 년전, 베르사이유의 짝퉁 독일의 헤른킴제 성이나 독일 로코코 미술의 진수 피어첸 하일리겐키르헤 일본 교토의 료안지에서 발견, 소개한 금강산도(圖) 등

국내 최초로 소개한 것에 이어 프랑스의 명소 하나를 더하게 되어 글쓴 나는 기분이 좋다 이제 십자군 전쟁의 시작을 주도한 우르바누스 2세가수도사 생활을 했다는 클루니를 거쳐 막달라 마리아의 유해의 일부가 있다는 유네스코 문화유산 베즐레수도원성당으로 가야 한다 남은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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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사랑과 평화의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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