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서클 옐로스톤 블랙힐스 여행기3

작성자이돌람바|작성시간09.06.29|조회수574 목록 댓글 0

#8일째

  2002년 동계올림픽을 치렀던 도시 솔트레이크는 몰몬교의 본산으로 유명한 곳이지요. 덴버에서 한국장을 본 뒤 다 떨어져가는 한국 먹거리를 이곳 한국마트에서 다시 빵빵하게 조달하고서야  솔트레이크 관광에 나섰습니다.

 참고로 솔트레이크의 한인마트 올려놓습니다. 동양(오리엔탈 푸드마켓)  667S 700E  salt lake city ut84102 (801-363-2122),  서울 4370S 153E salt lake city  (801 266 2228)임다.

첫 번째 찾아간 곳은 몰몬교의 거점인 템플스퀘어. 시내 한복판에 있는 템플스퀘어는 몰몬교 예배당과 역사관, 도서관, 각종 기념관 등이 들어서 있고 시원한 분수대와 녹지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도심속의 휴식공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솔트레이크를 대표하는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곳 비지터센터를 방문하면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물어보고 해당국가의 몰몬교도 자원봉사자를 즉석에서 연결해줘서 친절하게 투어 안내를 해준다고 합니다. 저희 가족은 자체적으로 템플스퀘어 투어를 마친 뒤 올림픽이 열렸던 파크시티로 향했습니다.

 참, 파크시티 가기 직전에 들렀던 곳은 KFC 1호점입니다. 시애틀 가면 누구나 가는 스타벅스 1호점이 있는데 KFC 1호점은 솔트레이크 시티에 있더군요. 스타벅스만큼 유명하지 않아서인지 저도 그전에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여기 와서야 알게되었답니다. KFC 창업했던 샌더스 할아버지가 고향 켄터키에서는 프랜차이즈 점을 받아주는 곳이 없어서 고전했는데 이곳에서 Harman씨가 처음으로 1호점을 받아줘서 사업확장의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하네요. 매장 앞에는 두 아저씨의 동상이 사이좋게 나란히 서있습니다.( 3890 S state St. salt lake city )

  솔트레이크에서 동쪽으로 20분 정도 떨어진 파크시티에 들어서자마자 2002년 동계올림픽 파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파크 입장료는 무료인데 루지, 봅슬레이 경기장에 설치돼 있는 탈 것들은 제법 비싼 돈을 받습니다. 저희가 이곳을 찾았을 때 공원 입구의 스키점프대에서는 호주 스키 에어리얼 선수들이 훈련중이었습니다. 점프대에서 시원하게 내려오면서 가속도를 이용해 공중 회전을 하거나 묘기를 선보이는... 체조와 스키를 결합한 듯한 멋진 스포츠더군요. 여름이라 눈대신 수영장에 풍덩풍덩 빠지고 있었습니다. 

  몇가지 스릴넘치는 액티버티도 있더군요. 남편과 딸래미는 전에 동계올림픽 선수들이 탔던 리프트를 타고 산 위로 올라가서 썰매를 타고 내려왔습니다.  1인당 15불 정도였는데 저는 사양. 남편 말로 딸래미 몸이 리프트가 위로 올라갈수록 나무토막처럼 뻣하게 굳더랍니다. (안타겠다는 에미를 비난하며 쎈척하더니... )

날씨가 너무 더워서 오노의 할리우드 액션이 벌어졌던 아이스링크까지 올라가는 것은 포기하고 파크시티 중심가로 향했습니다.

  올림픽 파크에서 5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파크시티 중심가는 눈덮인 그림같은 산자락에 둘러싸인 아기자기하고 예쁜 곳입니다. 시내 곳곳에 4시간까지 무료로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으니 얼마든지 편하게 구경할 수 있습니다. 유럽풍 느낌이 풍기는 이 도시는 세계 최고의 독립영화제인 선댄스영화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지요. 의외로 이곳의 극장은 소박하고 볼품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아이스크림 먹으며 예쁜 상점 구경하며 한두시간 보내기 좋은 곳입니다.

  파크시티를 출발해 향한 곳은 솔트레이크입니다. 솔트레이크 시티에 왔으니 솔트레이크를 한번 봐야죠. 솔트레이크에 가려면 15번 고속도로를 타고 솔트레이크 시티 북쪽으로 빠져나가야 합니다. 331번 exit 인가(정확치 않습니다) 여하튼 antelope island state park 표지판을 보고 빠져나가면 찾기는 아주 쉽습니다. 이 스테이트 파크가 솔트레이크입니다. 공원 입구에서 주차요금 8달러를 내고 들어선 뒤 차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솔트레이크 수면은 거울처럼 맑습니다. 호수를 둘러싼 산과 푸른하늘이 그대로 수면에 비치며 맑고 영롱한 하늘빛을 자랑합니다. 그런데 말이죠....바람 좀 쐬고 싶어서 차창을 연 순간 코를 찌르는 비릿한 냄새가 이같은 감동을 순간적으로 반감시키더군요. 염분높은 물이 고여있기 때문일텐데 이런 곳에 새들은 무지하게 많았습니다.

  또 하나 많았던 것은 모기입니다. 잠시 사진 찍으러 내리는데 어찌나 모기떼가 극성스럽게 달려드는지.... . 섬을 한바퀴 돌고 나오는데 내내 차창 앞에 다닥다닥 모기 부딪혀 죽는 소리가 끊임없더니 나중에는 차 앞유리며 본네트 있는 쪽이 모기 시체들로 엉망이 되었습니다.

 

#9일째

  원래 이날은 아이다호주에 있는 크레이터 오브 더 문이라는 달표면 같은 국립공원을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호텔 입구에 비치된 아이다호주 관광안내 책자에서 아이다호 남동쪽이 온천으로 유명하다는 글을 보고는 일정을 바꿨지요.

  솔트레이크를 나와 곧장 아이다호 폴스로 가는 대신 유타 북동쪽의 로간이라는 도시에서 시닉 하이웨이인 89번 도로를 타고 유타와 아이다호에 걸쳐 있는 베어레이크 쪽으로 돌기로 했습니다. 이곳을 거쳐 30번 도로를 탄 뒤 라바 핫스프링이라는 도시의 큰 온천풀이 이날의 목적지였습니다. 유타와 아이다호를 지나는 89번 시닉 하이웨이도 푸근하고 아름다운 길입니다. 짙푸른 녹음과 시원한 계곡을 벗어나면 넓은 초원에서 말들이 역동적으로 뛰노는 곳입니다.

  라바 핫스프링스에서는 한나절 신나게 놀았습니다. 넓은 풀에서 수영도 하고 워터슬라이드도 타고 뜨거운 노천온천도 하고 말입니다. 이곳 수영장에서 동양인은 거의 볼 수 없었는데 아마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노천온천 후 노곤해진 몸을 낮잠으로 달랜 뒤 호텔이 있는 아이다호 폴스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 포카텔로라는 도시가 있는데 이곳엔 감자박물관이 있습니다. 저희는 시간이 늦어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아이다호가 워낙 감자로 유명한 곳이다보니 이런 감자 박물관도 관광객의 눈길을 끄는 것 같습니다.


#10일째

  드디에 옐로스톤에 들어가는 날입니다. 오전에 잭슨홀과 그랜드티턴을 들러서 오후엔 옐로스톤으로 진입하기로 했습니다. 와이오밍의 조용한 휴양지 잭슨홀은 그랜드티턴과 엘로스톤을 낀 관광거점도시이기도 하지만 잭슨홀미팅으로도 유명한 곳이죠. 매년 8월말에 미국 및 선진국 중앙은행 총재들과 세계적인 경제학자들이 모여 심포지움을 여는 곳입니다.

  그랜드티턴은 그랜드티턴 마운틴 등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산과 아름다운 호수가 황홀하게 어우러지는 곳이지요. 출발전 인터넷에서 찾았던 어느 분의 글에 따르면 호수에 비친 그랜드 티턴의 모습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영상이었다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저희가 이곳을 찾았을 때는 날이 흐려 그런 영상은 볼 수가 없었네요. 하지만 눈으로 덮힌 바위산과 그 아래 자리잡은 호수가 빚어내는 장엄한 광경을 즐기기에는 충분했습니다.

그랜드티턴을 나서면서 엘로스톤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록펠러 메모리얼 파크웨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의 석유왕 록펠러가 이 길을 지나다가 너무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서 즉석에서 이 길을 샀기 때문이랍니다. 나중에 다시 정부에 판매하기는 했지만 여하튼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렇지, 또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그 자리에서 멋있다고 길을 살 수 있었을까요. 너무 기대가 컸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랜드 티턴을 빠져나오면서부터 쏟아지는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일까요. 벼르고 벼르던 그 아름답다는 경치는 그닥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ㅠㅠ

 여행 떠난지 10일째인 이날 엘로스톤에 진입했습니다. 두달 전 옐로스톤 내에 숙소를 3일치 잡아 놓고 밤새워가며 이리저리 코스를 짜던 기억과 함께 숙제를 마쳤다는 알 수 없는 안도감 같은게 밀려왔습니다.

  비오는 옐로스톤 남쪽입구에 들어선 뒤 한참을 달려 나타난 곳은 웨스트 썸입니다. 엘로스톤 호수변에 있는 웨스트썸은 많은 가이저들이 모여 있습니다. 빗속에 잠긴 회색빛 하늘과 호수를 배경으로 맑은 옥빛의 가이저와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따뜻한 물 위로 피어나는 하얀 김이 어우러지는 모습은 몹시도 몽환적입니다.

 

*11일째

 미국 최초의, 최고의 국립공원이라는 옐로스톤은 다른 국립공원과 달리 하루에 볼 수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터라 이곳 공원내에 3박을 하기로 했습니다. 가는날 오는날 빼더라도 이틀은 충분히 머물러야 어느정도 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였지요. 하나라도 놓칠까 싶어 8시 전에 숙소를 나섰습니다. 다행히 아침부터 날이 맑게 갰지요. 숙소가 있는 캐년랏지 근처의 옐로스톤 그랜드 캐년부터 시작했습니다. 옐로스톤내의 그랜드 캐년은 옐로스톤 강이 만들어낸 폭포와 협곡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협곡 양쪽의 바위들이 누런 빛깔을 띠고 있는데 철성분이 함유된 온천수가 바위색을 이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레인저의 설명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이 공원의 이름이 옐로스톤이 되었나봅니다.

숙소 근처의 캐년과 주요 포인트를 둘러본 뒤 이날은 8자의 위쪽 부분을 돌기로 했습니다. 공원 내의 메인 도로가 8자 모양이라 이날은 위쪽 8자, 다음날은 아래쪽 8자를 중심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동물들이 많다는 래머밸리, 화석이 된 나무 페트리파이트 트리, 케이크 같은 모양의 땅(? 혹은 바위)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맘모스 핫 스프링의 테라스 지역, 쉽이터 클리프,등 공원 안내지도에 표시된 주요 포인트마다 내려 구경하고 트레일 하고 중간에 잠시 낮잠도 자고 여유를 부리면서도 4시정도 되니 구경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과일 사러 서쪽 입구로 나가 웨스트 옐로스톤이라는 몬태나주의 조그마한 마을을 들렀습니다. 공원에서 가장 가까운, 20분 내에 주요 포인트에 진입할 수 있는 곳이라 공원내에 숙박지를 구하지 못한 관광객들은 주로 이 웨스트 옐로스톤에 숙소를 구합니다. 실제로 모텔과 호텔로 가득한 동네였습니다. 다시 공원으로 들어오는 길에는 바이슨이며 엘크, 뮬디어, 빅혼쉽 등 옐로스톤에 살고 있는 동물들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 동네 아파트 앞에서 보는 청설모 보다도 더 자주 바이슨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옐로스톤입니다. 또 이날은 그 보기 어렵다는 검은 곰도 타워폭포 지나가는 길에서 3마리나 봤습니다. 한 놈은 나무 아래에 두 놈은 나무에 올라가 있다가 내려오는 중이었는데 곰이 사람들앞에 나타나는 것은 공원내에서도 자주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인지 레인저들이 출동해서 교통정리하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답니다.

여름이고 위도가 높은 옐로스톤은 9시 넘어도 희부연합니다. 그래서 날이 어두워져서 숙소로 돌아오는게 아니라 돌아댕기다 지치고 지쳐 숙소를 찾아들게 되지요.


#12일째

이날은 아래쪽 8자를 도는 날입니다. 지도에 나와 있는 모든 포인트를 빼놓지 않고 돌아봤는데 특히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올드 페이스풀 이라는 간헐천이지요. 매 1시간 30분마다 40미터 높이로 뜨거운 물이 솟구쳐 오르는 이 간헐천은 130여년전 발견된 뒤 항상 일정한 간격으로 분출하고 있어서 이같은 이름이 지어졌다고 하네요. 김이 솟아오르다가 일순간 굵은 물줄기가 위로 솟구치는 장관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누구나 비지터 센터에 전화를 해서 분출 시간을 확인하고 그 시간이 되면 주변으로 모여듭니다.

올드페이스플 북쪽의 미드웨이 가이저 베이슨, 로어 가이저 베이슨, 아티스트 팟, 간헐천이 몰려있는 노리스 등 지도에 표시된 곳은 모두 빼지 말고 구경해보세요. 비슷비슷한 것도 있지만 찾는 곳마다 조금씩 색다르고 독특한 모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하나 빼놓을 수가 없답니다. 

 특히 미드웨이 가이저쪽 프리즈메틱이란 곳이 있는데, 인상이 깊었죠. 짙은 유황냄새를 풍기는 수증기가 가이저 색깔에 따라 빨갛고 노랗고 파랗게 올라오는데 강한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뒤엉키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그 속을 걷고 있노라면 천지가 만들어지던 그 옛날 어느 시점에 타임머신을 타고 와 있는 기분이랄까요...

 


#13일째

오전에 피싱 브리지와 머드 볼케이노를 보고 동쪽 입구를 향해 코디 쪽으로 달려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동쪽 입구 오기 직전 또 다시 커다란 곰을 보는 행운이.... 이번엔 그리즐리 베어라는 잿빛 털을 가진 아주 큰 곰이었습니다.

아찔한 절벽길을 내려가는 동쪽 입구는 제가 가본 공원의 4개 입구 중 가장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곳 같습니다. 공원을 빠져나와 코디라는 도시까지 이어지는 도로도 비교적 멋진 풍광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디를 지나면서부터 한동안 심심한 길이 이어집니다.  양쪽 길 옆으로 끝없이 펼쳐진 초원, 그곳을 차지하고 있는 말떼와 소떼 외에 인적을 발견할 수 없지요. 그러다가 14번도로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서 shell이라는 아주 조그마한 마을을 지나는 길부터가 빅혼 캐년을 넘어가는 곳입니다. 와이오밍 중북부의 셸던이라는 도시까지 이어지는 이 14번 시닉 웨이는 와이오밍주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시닉 바이웨이 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 때부터는 너무 좋은 풍광을 많이 봤던 터라 멋진 광경을 봐도 다 거기서 거기 같고 큰 감동은 되지 않았더랬습니돠..............ㅠㅠ

셸던에는 한국분이 하는 식당이 있습니다. 첨엔 한식집인줄 알았는데 그냥 이곳에 정착한 한국분이 운영하시는 곳이죠. 킴스 레스토랑이라는 이름입니다. 메인 스트릿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그 동네 토박이로 보이는 듯한 분한테 물어보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불고기나 전골 등을 먹을 수 있는데 완전 한국식이 아니라 미국식에 맞춘 그런 맛이랍니다..이곳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계속 동으로 달려 숙소가 있는 질레트에 도착했습니다. 질레트는 와이오밍 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석유 등 자원 산업으로 중요한 도시라고 하네요. 비즈니스 출장객들도 많아 숙박업소가 많은 도시라고... 석유 산업 등이 발달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솔트레이크를 빠져나온 이후 갤런당 기름값이 가장 쌌던 곳이 질레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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