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harleston 여행 자료입니다.

작성자hans|작성시간08.11.30|조회수1,403 목록 댓글 2

올려 주신 자료가 찰스톤 여행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2박 3일간 찰스톤 구경을 잘 하고 돌아왔답니다.

말씀하신 대로 당일 치기로 다녀오기는 '거리'도 만만치 않고, 찰스톤의 여러 가지 매력을 모두 맛보는 데는 약간 어려움이 있겠더군요.

저는 워낙 굼뜬 탓인지, 당일치기로 뭘 하는 게 처음부터 불가능한 터라 며칠 구경한다고 생각하고 갔었습니다.

다녀온 소감을 한 두 가지로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찰스톤 '다운타운'은 걸어서 다 돌아볼 수 있을 만큼 작습니다. 주로 Meeting Street와 King Street, 이 두 거리를 중심으로

역사적인 유적지나 박물관, 그리고 꽤 예쁘고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만약 이틀 정도 일정을 생각하신다면, 하루는 걸어다니면서 다운타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유적지나 박물관, 기타 기념물들을 구경하시는 게 좋을 듯 싶습니다.

 

2. 꼭 권해 드리고 싶은 곳.

  (1)   'Battery'라는 이름이 붙은 남쪽 끝의 해안도로를 따라, 아침과 저녁 산책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물론 날씨가 좋아야 금상첨화일 텐데, 흐리고 바람부는 날씨는 또 그런 날대로 운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다행히 날씨가 맑고 따뜻해서, 산책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씨였습니다. NC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남쪽 항구도시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천천히 걸으면서 길가에 늘어서 있는 남부 특유의 건축양식으로 지은 여러 집들의 다양한 모양도 구경하고, 여행객들의 모습, 그리고 현지 주민들의 평화로운 일상을 두루 볼 수 있어서 이 'Battery'를 산책해 보시기를 강추(!!). 단, 너무 시간에 구애받거나 서두르시지 말고, 천천히 날씨와 풍경과 사람들을 음미하시기를... 저녁 무렵의 석양도 아침 못지않게 아름다웠습니다. 해질 무렵, 다시 한번 이 길을 걸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노스캐롤라이나와 바로 붙어 있는데도, 길가에 즐비한 야자수며 열대 식물들을 보니 완전히 남국 분위기가 물씬 풍겨, 우리 사는 동네하고는 참 다른 느낌을 주었습니다.

 

 (2) 찰스타운 반도(Charleston Peninsula-찰스톤은 꼭 뱀머리 모양으로 대서양을 향해 길게 뻗은 반도입니다) 양쪽으로는 여러 개의 섬이 있는데요, 가장 가까운 섬이 동쪽으로는 Sullivan's Island가 있고, 서쪽으로는 James Island가 있습니다. 찰스톤 여행의 백미는 다운타운의 여러 유적지나, North Charleston에 흩어져 있는 플랜테이션 팜일 수도 있지만, 저는 이 섬에서 보는 대서양 바다풍경, 그리고 바닷가의 여러 모습들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나시면 꼭 동서쪽의 섬들을 한번 드라이브 하시면서, 대서양 바다를 구경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특히, 제임스 섬 남단에 있는 Folly Beach를 꼭 한번 들리시길 바랍니다. 아름다운 바닷가와 대서양의 일망무제 탁 트인 바다풍경의 아름다움에 심취했다가도, 이 뱃길을 따라 아프리카의 흑인들이 노예로 끌려왔을 것을 생각하고, 또 이곳에 내려 모진 학대와 핍박에 시달렸을 것을 상상하니, 풍경의 아름다움에 마냥 도취되어 있던 자신이 문득 부끄럽고 쑥스러워지더군요. 찰스톤의 매력은, 바로 이런 '풍경의 아름다움'과 '역사적인 사실이 주는 긴장감' 같은 것을 모순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 바로 그런 것이 진짜 찰스톤의 매력이 아닌가 혼자 생각했었습니다.   

 

 

3.  2박 3일 동안 나름대로 여유있게 구경하고 왔다고 생각하는데, 남부 농장주인들의 대저택 투어는 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사진이나 영상자료로 때우고...집을 둘러보면서, 왕년에 감명깊게 보았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분위기를 좀 느껴보고 싶었는데, 시간과 비용 모두 여의치가 않아서요. 제가 못해본 저택 투어 꼭 해보시고 소감을 올려주시길....비비안 리가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일어서며 내뱉던 대사, "내일은 다시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는거야..."(정확한지는 자신이 없지만...^^)가 문득 생각나는군요. 찰스톤은 홍보용 캐치프레이즈처럼 "Small city, Big charm'이란 말이 절 어울리는 매력적인 도시였습니다.  돌아다니면서 느낀 걸 하나하나 적자니, 지나치게 '주관적'이어서 곤란하고....^^

 

4. 운좋게도, 출발하기 전날 자정 가까운 시간에, 그냥 '밑져야 본전'이란 느낌으로 priceline에서 비딩을 시도했는데, 별 세개 짜리 Charleston Marriott가 $64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Inn에서 안 자고 약간 잠자리 호강을 누렸습니다. 이틀 잤는데, 아주 깨끗하고 좋은 곳이었습니다. 다운타운과 아주 가깝구요... 경제적 여유가 되시는 분들은, 다운타운에 앤틱풍으로 꾸민 자그마한 Inn이 꽤 여러 곳이 있으니, 그런 곳을 이용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바깥 모양이 어찌나 이쁘게 되어 있던지, 한번 들어가 보고 싶어지더군요.

 

 

 사진 몇 장 올립니다.

 

 제임스섬의 Folly Beach에 있는 Fishing Pier. 바다 가운데까지 길게 뻗어 있고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찰스톤 동쪽 섬인 Sullivan's Island에 있는 군함박물관 갑판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군함과 잠수함 내부를 또 어디서 구경할 수 있을까 싶어 비싼 입장료 내고 들어가서 구경했습니다. (어른 $16, 어린이 $8(12세 미만)). 배 내부가 넓어서 시간이 꽤 걸립니다. 나름대로 재미있습니다. 이곳 이름이 Patriot Point인데, 미국입장에서는 '애국적'이지만, 이 배와 비행기들이 수십 년간 얼마나 많은 목숨들을 앗아간 '죄많은 물건'들인가를 생각하니, 다시 마음이 착잡....  

 

 

사람을 도무지 겁내지 않는 찰스톤의 바닷새들. 가마우지...? 가까이 가도 날아가지 않아 사진찍기에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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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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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Jinwon Kim | 작성시간 08.12.07 사진과함께 올려주신 찰스턴 정보에 감사드려요~! 아들이 겨울 수련회를 간 동안 저희 부부가 여행할 가까운 곳을 물색중이었는데, 중학교때 읽었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감흥을 떠올리며 멋진 여행이 될거라는 예감이 드는군요^^*
  • 작성자hans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12.07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추억을 되살리시려면, 저희가 들리지 못한 'Homes&Garden'들 중 한 곳을 들러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행'소감은 어차피 주관적이어서, 너무 기대하지시는 말구요...은근히 걱정되는군요. 저희는 좋았는데, 가보시고 실망하실지도 몰라서...^^ 아무튼 다녀오시는 날짜에 날씨가 따뜻하고 화창하길 빕니다. Have a nice t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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