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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서도 방치한다면

작성자김태욱|작성시간26.06.07|조회수27 목록 댓글 0

알면서도 방치한다면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위태로움을 느낀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도, 자전거 페달을 밟을 때도, 심지어 놀이터 곁에서 아이를 지키는 부모의 시선조차 한 곳으로 몰입되어 있다. 그들이 탐닉하는 것은, 너무 잘 알 듯 직사각형 모양의 휴대폰이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모이는 자리에서도 풍경은 다르지 않다. 몸은 하나의 식탁에 둘러앉아 있지만, 시선과 마음, 생각과 관심은 각자 휴대폰 세상에 머물러 있다. 물리적으로는 곁에 있는데, 마음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다. 점점 함께하는 법을 잊어버리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 씁쓸한 마음이 든다.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고자 만들어진 물건인데, 그것이 무서운 화기가 되어 우리의 일상을 파괴시키고 있다. 심각한 문제는 이것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개선을 고민하지 않는 태도이다. 눈앞의 편리함과 재미, 사소한 이득에 가려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위험성을 알면서도 방치하게 된다면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좀비처럼 휴대폰만 보고 걸어가는 사람들과 마주치며 문득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예전에는 마음을 환기할 수 있는 '일상의 틈새'라는 것이 있었다. 버스를 기다릴 때, 순서를 대기할 때, 인도를 걸으면서도 지루할지언정 여백이 존재했다. 그때 생각을 하고, 수다를 떨고, 고민도 가졌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그 작은 틈새마저 스마트폰에 의해 잠식되고 있다. 잠자리에 들면서도 좋아하는 음악과 강의를 들어야 하니, 뇌에 한 시도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스마트폰의 자극을 좇느라 소소한 즐거움을 놓치고 있다. 생각하는 것 보다는 보고 느끼는 것 위주로 돌아가는 세상이, 평범했던 일상을 무너트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스마트폰 세상에 몰두하느라 놓쳐버린 것은, 그 모든 것을 창조하신 하나님과의 조용한 대화이다. 성경은 쉼 없이 달려가는 우리에게 멈추어 주님을 보라 말씀 하신다. 주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이웃을 향하라고 말씀하신다. 우리의 진정한 이웃은 화면 속에 존재하는 텍스트나 이미지가 아니라, 내 곁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사람들이다. ‘질주를 멈추고 진정 사는 길이 무엇인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어쩐지 저항이 필요해 보인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로마서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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