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비
최 호 림
언제 내 속에 스며들어
나도 모르는 가락으로
흥얼거리게 되었다
느닷없이 지나가는 비
손바닥으로 이마를 가리고
우산도 없이 뛰어가는 행인들
비에 젖는 마음이
세상 한 자락을 적신다
맹물을 마셔도 취하는 세월
수다스럽게 빗소리가
길바닥의 물기를 탁탁 털며
사라진 발자국을 불러 모은다
생각만으로도 아름다운
누군가 떠올리게 하고
연인 없는 거리에도
바람의 행방으로 싹 트는
사랑아!
아직도 그 표정과 몸짓은
늙지 않고 살아서
감미로운 멜로디로 흐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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