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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시스 잠, 시(詩)- 고통을 사랑하기 위한 기도

작성자samok|작성시간08.11.13|조회수5,110 목록 댓글 0

프랑시스 잠 (Francis Jammes, 1868-1938) 

윤동주의 유명한 시 '별 헤는 밤'등장하는

프랑스 신고전파 시인. 앙드레 지드와의 북아프리카

알제리 여행 및  약간의 파리 생활을 제외하고는

일생을 거의 피레네 산맥의 자연 속에서 지냄. 

 

자연을 주재하는 창조주의 임재를 느끼며 서정적인
시를 
종교적 애정으로 많이 읊었다. 1906년부터는

종교적 작품을 많이 창작하였는데 <그리스도교의

농목시(農牧詩 1911~1912) >대표적이다. 

 

 먼저 윤동주(1917-1945) '별 헤는 밤'을 감상합니다.

 

 < 별 헤는 밤 >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 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거외다. 

 

따스함을 전하는 프랑시스 잠의 시를 읽어 보죠.

 

< 고통을 사랑하기 위한 기도 > 

내게는 고통만 있다

그 외에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고통은 내게 충실했었고

지금 또한 충실하다.

 

어찌 고통을 원망할 수 있겠는가?

심장 아래가 뜨끔거리며 내 가슴이 아플때면

고통은 언제나 내 곁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아! 고통이여,

나는 끝내 너를 존경한다.

너는 절대로 내게서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너를 알게 되었다.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

너는 연민에 잠긴 내 마음 속에서

결코 떠나가지 않았던 사람들을 닮았다.

 

고통이여,

너는 가장 사랑하는 연인보다 정이 많구나.

나는 알고 있나니

내가 죽음의 자리에 드는 날.

 

오! 고통이여

너는 자리 속에 나와 함게 있으리라.

내 마음에 더 깊이 들어오기 위하여.

 

 혹시 예기치 못한 어려움과 고통을 당한 분들에게

이 시가 마음의 위로를 조금이나마 줄 것입니다.

 

Prayer for Loving Sorrow
I have nothing but my sorrow and I want nothing more.
It has been, it still is, faithful to me.
Why should I begrudge it, since during the hours
when my soul crushed the depths of my heart,
it was seated there beside me?

O sorrow, I have ended, you see, by respecting you,
because I am certain you will never leave me.

Ah! I realize it: your beauty lies in the force of your being.
You are like those who never left the sad fireside
corner of my poor black heart.

O my sorrow, you are better than a well-beloved:
because I know that on the day of my final agony,
you will be there, lying in my sheets,
O sorrow, so that you might
once again attempt to enter my heart.

 

일제 강점에 저항했던 윤종주 시인의 언급을 통해서

널리 알려진 프랑시스 잠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중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후자를 더 많이 알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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