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애 장편소설 인간문제(동아일보, 1934)
조선의 심장지대인 인천의 이 축항은 전 조선에서 첫손가락에 꼽힐 만큼 그 규모가 크고 또 볼 만한 것이었다. 축항에는 몇천 톤이나 되어 보이는 큰 기선이 뱃전을 부두에 가로 대고 열을 지어 들어서 있었다. 그러고 검은 연기는 뭉싱뭉실 굵은 연돌 위로 피어 올라온다. 월미도 저편에 컴컴하게 솟은 섬에는 등대가 허옇게 바라보이고 그 뒤로 수평선이 멀리 그어 있었다.
노동자들이 무리를 지어 쓸어 나온다. 잠깐 동안에 수천 명이나 되어 보이는 노동자들이 축항을 둘러싸고 벌떼같이 와, 와, 하며 떠들었다. 그들은 지게꾼이 절반이나 넘고 그외에 손구루마를 끄는 사람, 창고로 쌀가마니를 메고 뛰어가는 사람, 몇 명씩 짝을 지어 목도로 짐을 나르는 사람, 늙은이, 젊은이, 어린애 할 것 없이 한 뭉치가 되어 서로 비비며 돌아가고 있다.
“이 자식들아! 여기 어서 다리를 놓아!”
호통 소리를 따랄 붉은 끈들은 달려가서 시멘트 콘크리이트로 된 부두와 기선 사이에 나무를 건너지르고 그 위에 넓은 나무 판자를 척척 올려놔서 다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기중기 옆에 붉은 끈이 하나가 서서 손잡이를 놀리니 기중기가 왈랑왈랑 소리를 지르며 쇠줄이 기선 밑의 화물 창고를 향하여 내려간다. 갑판 위에는 감독이라는 일인이 서서 들어가는 쇠줄을 들여다보며 손짓을 하다가 뚝 멈추기 기중기 운전수도 역시 그 군호를 따라 손잡이를 눌러 멈추었다. 한참 후에 감독이 손을 제껴가지고 손짓을 하니 운전수가 또 다시 손잡이를 제끼었다. 기중기는 다시 왈랑왈랑 소리를 지르고, 올라오는 쇠줄에는 집채 같은 짐짝이 달려 있었다. 이편 부두에 빠듯이 둘러선 노동자는 짐짝을 쳐다보며 한층 더 아우성을 쳤다.
조선의 심장지대인 인천의 이 축항은 전 조선에서 첫손가락에 꼽힐 만큼 그 규모가 크고 또 볼 만한 것이었다. 축항에는 몇천 톤이나 되어 보이는 큰 기선이 뱃전을 부두에 가로 대고 열을 지어 들어서 있었다. 그러고 검은 연기는 뭉싱뭉실 굵은 연돌 위로 피어 올라온다. 월미도 저편에 컴컴하게 솟은 섬에는 등대가 허옇게 바라보이고 그 뒤로 수평선이 멀리 그어 있었다.
노동자들이 무리를 지어 쓸어 나온다. 잠깐 동안에 수천 명이나 되어 보이는 노동자들이 축항을 둘러싸고 벌떼같이 와, 와, 하며 떠들었다. 그들은 지게꾼이 절반이나 넘고 그외에 손구루마를 끄는 사람, 창고로 쌀가마니를 메고 뛰어가는 사람, 몇 명씩 짝을 지어 목도로 짐을 나르는 사람, 늙은이, 젊은이, 어린애 할 것 없이 한 뭉치가 되어 서로 비비며 돌아가고 있다.
“이 자식들아! 여기 어서 다리를 놓아!”
호통 소리를 따랄 붉은 끈들은 달려가서 시멘트 콘크리이트로 된 부두와 기선 사이에 나무를 건너지르고 그 위에 넓은 나무 판자를 척척 올려놔서 다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기중기 옆에 붉은 끈이 하나가 서서 손잡이를 놀리니 기중기가 왈랑왈랑 소리를 지르며 쇠줄이 기선 밑의 화물 창고를 향하여 내려간다. 갑판 위에는 감독이라는 일인이 서서 들어가는 쇠줄을 들여다보며 손짓을 하다가 뚝 멈추기 기중기 운전수도 역시 그 군호를 따라 손잡이를 눌러 멈추었다. 한참 후에 감독이 손을 제껴가지고 손짓을 하니 운전수가 또 다시 손잡이를 제끼었다. 기중기는 다시 왈랑왈랑 소리를 지르고, 올라오는 쇠줄에는 집채 같은 짐짝이 달려 있었다. 이편 부두에 빠듯이 둘러선 노동자는 짐짝을 쳐다보며 한층 더 아우성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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