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200년경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는 서양 최고의 학문 중심지였습니다. 당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관장이였던 에라토스테네스는 어느날 우연히 "알렉산드리아 남쪽에 위치한 시에네에서는 하짓날 정오가 되면 우물바닥까지 햇볕이 다다른다" 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파피루스를 발견하게 됩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알렉산드리아에서 일어나지 않는 현상이 시에네에서는 왜 생기는지 한참을 생각한 끝에 하짓날 정오가 되면 태양 빛과 시에네의 땅은 수직을 이루게 되고, 같은 시각 알렉산드리아에서 그와 같은 현상이 생기지 않는 이유는 지구가 둥글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에라토스테네스는 이 사실을 통해 지구의 둘레를 잴 수 있다는 놀라운 발상을 하게 됩니다. 하짓날 땅에 막대기를 꽂으면 시에네는 태양과 수직이기 때문에 그림자가 전혀 생기지 않지만 알렉산드리아에서는 약 7도 정도의 그림자가 생기게 됩니다. 시에네와 알렉산드리아를 오가는 상인을 통해 이 두 곳의 거리를 파악한 그는 "직선이 평행선과 만나서 이루는 엇각은 서로 같다"는 간단한 수학 원리를 이용해 시에네와 알렉산드리아와 지구 중심이 이루는 각을 알아 냈고 이를 토대로 지구 둘레를 계산해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2,200년 전 아레토스테네스가 측정한 지구의 둘레와 실제 지구의 둘레는 큰 오차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가 사용한 도구는 최첨단 장비가 아니라 막대기 두 개가 전부였습니다. 이처럼 막대기 두개로 지구 둘레를 측정 할 수 있었던 것은 이치의 힘을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이치란 것은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듣고 보면 당연한 소리이고 알고 보면 어린아이도 쉽게 이해 할 수 있는 것이 이치입니다.
"모든 지식으로 들어가는 열쇠는 수학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날 세계 공통 언어는 영어지만 천문학, 물리학, 화학 등 우주 만물을 설명하는 공통언어는 수학 입니다. 그런데 수학이라는 학문은 고대 그리스 학자 유클리드가 집대성한 "유클리드 원론"을 초석으로 합니다. 아니 조금 확대 해석하면 "유클리드 원론"은 수학만의 원론이 아니라, 이후 모든 논리학과 철학, 과학의 원론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유클리드"원론" 속에는 복잡한 수식이 들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 점과 다른 한 점을 연결하는 직선은 단 하나뿐이다. - 직각은 모두 서로 같다. - 평행선은 영원히 만나지 않는다.
이처럼 유클리드 원론은 누구나 알고 있는 간단한 이치에 대해 설명 하고 있습니다. 단순하고 명확한 이치의 토대 위해 세워진 것이 수학이라는 학문이고 수학의 토대 위해 오늘날 인류 문명이 세워졌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합니다.
경제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이익을 따지기에 앞서 이치를 따져야 합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전문지식이 멋있어 보이지만 아무리 그럴듯한 지식이라도 단순하고 명료한 이치를 거스리면 모래위에 지은 집처럼 언젠가 허물어지고 맙니다.
흔히 투자를 잘하기 위해서 정보력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투자라는 게임은 정확한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는 선수에게 유리합니다. "정확한 정보"와 "빠른 습득"은 반드시 세트로 움직여야 합니다. 아무리 정확한 정보라도 다른 사람이 다 알고 있는 정보를 뒤늦게 습득한뒤 그 정보를 활용하면 뒷북치게 되고, 아무리 빨리 습득한 정보라도 잘못된 정보를 이용하면 헛다리를 짚게 됩니다.
투자에서 정보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습니다. 이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정보가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깨닫지 못하면 게임의 룰을 모르고 게임에 임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세계 금융의 심장부 월가에서 잔뼈가 굵은 외국인 투자자가 취급하는 정보와 평범한 셀러리맨이 경제신문을 통해 수집한 정보는 그 격이 다릅니다. 주식투자, 부동산 투자, 아니 어떤 형태의 투자이던 간에 투자의 세계에서 똑같은 정보를 똑같이 제공 받고 하는 게임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표면적으로는 공정한 룰이 적용되는 듯 하지만 투자자들 간에 정보의 비대칭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내면적으로는 매우 불공정한 게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평범한 서민이 고급 정보를 구하기 위해 이리 저리 쫓아다닌다고 해서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아레토스테네스가 이치의 힘을 빌려 막대기 두 개로 지구의 둘레를 잿듯이 서민들도 정보의 비대칭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치의 힘을 활용해야 합니다.
니말이 맞네 내말이 맞네 말들이 많고 , 여기 저기서 떠들어 대서 무엇이 정확한 정보인지 모를 때는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이치를 따져서 검증해야 합니다. 또한 아무도 말해주는 이가 없어 눈앞이 캄캄하고 답답할 때는 이치의 힘을 빌려 보이지 않는 것을 꿰뚫어 봐야 합니다.
금융위기가 발발하기 전인 지난 2007년, 종합주가지수는 사상처음 2000을 돌파했고 전국적으로 펀드열풍, 주식 광풍이 불었습니다. 직장동료와 식사를 하든 고향 친구와 맥주 한잔을 하든 3명만 모이면 온통 펀드얘기 주식얘기 였습니다. "작전세력이 붙었다더라 ,아니다 치고 빠졌다더라", " 이 회사가 좋다더라, 아니다 그 회사는 곧 망한다더라" 하며 온갖 종류의 정보가 홍수를 이뤘습니다.
이처럼 온 나라가 들떠 있고 정신없을 때 이치를 따질 수 있는 지혜가 있었다면 일반 대중들과 반대로 움직였을 것입니다. 직장 동료도 주식투자하고 고향친구도 주식투자 했습니다. 옆집 아주머니도 펀드가입하고 경비 아저씨도 펀드가입했습니다. 은행에서 뭉칫돈이 빠져나와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바람에 은행들은 때아닌 뱅크런을 걱정해야 했습니다.
직접투자를 하든 간접투자를 하든 주식시장에 발을 담들만한 사람은 다 담궜기 때문에 이치를 따져보면 주가는 이미 오를 만큼 오른 것이고 빠질일만 남은 것 입니다. 정보를 쫓아 다니는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이치를 따지는 사람의 눈에는 시장이 꼭지로 보였을 것입니다.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반드시 고급정보를 구하고 현란한 지표를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 사는 사람이 많으면 가격이 올라 가고 파는 사람이 많으면 가격이 내려간다. - 살 만한 사람이 다 살 때의 가격은 가장 비싸다. 하지만 더 이상 살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이때의 가격은 꼭지가 된다. - 팔 만한 사람이 다 팔 때의 가격은 가장 싸다. 하지만 더 이상 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이때의 가격은 바닥이 된다.
초등학생도 이해 할 수 있는 수요 공급에 대한 당연한 이치 입니다. 그러나 그 단순한 이치를 잘만 따져보면 시장의 변곡점을 어렴풋이 나마 잡아 낼 수 있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아파트 가격이 많이 내렸습니다. 가격이 많이 내렸으니 지금이라도 아파트를 사야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옆 동네에 지하철이 지나 간다더라, 우리 동네에 공원이 들어서고 큰 병원을 짖는다더라 이런 류의 정보를 듣고나면 아파트가 곧 크게 오를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큰 거 한방 지르기 전에 반드시 이치의 힘을 빌려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돈이 많은 부자들 중에 자기 소유의 집 한 두채 없는 사람이 없습니다. 좀 살만하다는 중산층 중에 융자 조금 내서 집 한채 사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몇 차례 부동산 열풍이 지나가면서 서민층 중에 빚이라도 낼 수 있어 아파트 살만한 사람은 이미 거의 다 샀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됩니다. 능력이 되어 자기 돈만으로 살 수 있는 사람은 다 샀고, 돈이 모자라 빌릴 수 있는 한도 껏 빌려서라도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거의 다 샀습니다.
오늘 아파트를 샀는데 그 아파트가 항후 오를려면 파는 사람보다 사는 사람이 많아야 하고, 오늘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사줄 누군가가 나타나야 합니다. 그런데 빚이라도 내서 살만한 사람은 이미 거의 다 샀기 때문에 오를 확률보다 내릴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이치를 통해 큰 물줄기를 봤다면 작은 이벤트에 현혹되어 큰 흐름에 역행하는 판단은 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치를 따져보면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비록 경제 전문가가 아니고 경제신문을 매일 보지 않더라도 "앞으로 세계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거창한 문제도 쉽게 풀립니다.
- 돈은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생긴다. - 빚은 갚지 않는 한 영원히 그대로 있다.
너무도 당연한 돈과 빚와 관한 이치입니다. 이걸 적용하면 세계경제의 미래도 볼 수 있습니다.
금융위기이후 세계경제는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만큼 혼란 스럽웠습니다. 미국도 힘들다고 하고 유럽도 위기라고 합니다. 그렇게 한참 동안 시끄럽다가도 며칠 지나고 나면 "양적완화"니 "통화스왑"이니 하며 생전 처음 들어보는 말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문제가 곧 해결된 듯한 분위기로 변해 버려 어리둥절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치를 따져보면 연막속에 가려진 본질이 보입니다.
미국 발 금융위기로 불거진 세계적인 경제위기의 본질은 부채의 문제 입니다. 벌어 놓은 돈으로 집 사고 차 사고 잘 먹고 잘 살았던 것이 아니라, 부채의 힘으로 잘먹고 잘 살았던 것입니다. 빌릴 수 있을 때까지 빌리고 더 이상 빌릴 여력이 없어지자 돈을 갚아야 하는 때가 닥친 것 입니다. 벌어 놓은 것 보다 더 많은 돈을 빌려 소비하던 경제가 빚은 더이상 내지 못하고 벌어 놓은 갚아야 하니 경기침체는 피할길이 없는 것입니다.
경기 침체를 막기위해 정부가 가계의 빚을 대신 떠안다 보니 재정위기가 왔고, 재정위기로 나라를 쓰러지게 생겼으니 돈을 마구 찍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부가가치를 창출 하지 않았는데 돈을 마구 찍어대어 물타기를 하니 금값이 오르고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물가가 폭등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모든 조치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돈을 벌어 돈을 갚게 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 다른 돈을 빌려 돈을 매꾸는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가계소득이 증대되어 문제의 원인이 되었던 부채를 줄이지 않는한 모양과 이름을 달리할 뿐 경제위기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치는 많이 배우고 똑똑한 사람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치를 따져보는 자에게 이치가 보이게 되고, 이치를 볼 수 있으면 본질을 볼 수 있습니다. 정보의 비대칭성 극복 하겠다고 정보를 쫓아다니지 말아야 합니다. 평범한 서민이 정보의 비대칭성을 극복 할 수 가장 현명한 방법은 이치의 힘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요즘 회사에서 이래저래 할 일이 많이 생겨 여유가 많이 없어 졌습니다. 좋은 글을 자주 쓰고 싶은데 밑천이 자꾸 떨어져가서 글 쓰기가 어렵네요 ^^ 했던 말 또 하고, 했던 말 또 해도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지날 글에서 시장 전망에 대한 글을 썼다가 쓴 소리 한번 들었습니다..ㅎ 그 쓴소리에 변호(?)하는 댓글도 많이 써주셨는데 쓴소리 하신 분이나, 단소리 하신 분이나 모두 감사합니다.. 일일이 댓글은 못 달고 있지만 하나하나 다 감사히 읽고 있고, 이런 관심이 저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제가 경제와 관련된 글을 쓸 때는 관찰자의 입장으로, 해설자의 입장으로 글을 씁니다. 그것도 펀드매니져나 에널리스트 같은 공인된 해설자가 아니라 자칭 해설자이고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비전문가입니다. 이것은 겸손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그리고 어떠한 사항이든 확신에 찬 어조로 말씀 드리지 않는 것 또한 겸손이 아니라 진짜 정확한 답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경제 전문가도 아니고 확실한 답도 모르면서 왜 경제 글을 쓰고, 시장 전망을 하냐고 반문하시는 분이 계실 것입니다.
축구가 좋아서 축구를 하는데 "당신 축구선수도 아닌데 왜 아침마다 운동장에서 공을 차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요.. 대략 난감입니다. 그저 글쓰기가 좋아서 쓰는 것입니다.. 블로그를 방문해 주시는 분을 위해 글을 쓰기도 하지만 글을 쓰면서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함도 있습니다. 물론 누구를 가르치거나 누구에게 큰 도움을 줄만한 능력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결코 적지 않는 경험과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저 나름대로 경제와 투자에 관현 분명하고 명확한 기준이 생겼습니다.
비록 큰 도움이 되지 안을지라도, 비록 공인 받은 전문가는 아닐지라도 저의 생각과 경험은 나름대로 나눌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의 착각인지 모르겠지만요... 이것은 독자들이 결정하실 문제라 생각합니다.. 또한 저는 스스로 부족함을 너무도 잘 알기에 어떤 사안이든 확신하거나 고집을 피우지 못 하고 있습니다..
저도 한 때 전망을 찾아 다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누군가의 글을 본 후 마음이 흔들려 매수하기도 하고 매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전망대로 따라 했다가 손해를 보면 그 사람을 원망도 해봤습니다... 저처럼 자기말 믿지 말라고는 하더라도 전문용어 써가며 그럴듯 하게 설명하면 혹게 됩니다. 그래서 한 땐 그런 사람의 말이 얄미웠습니다.. 아예 그런 전망을 말하지나 말지 왜 은연중에 시장 전망을 이야기 해서 사람 해깔리게 하는지 화도 많이 났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 누가 어떤 말을 해도 전혀 흔들리지 않습니다.. 워랜버핏이 뭐라하든 마크파버가 뭐라하든 루비니가 뭐라하든 그 사람들이 말하는 주장의 결론은 그다지 궁금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도 그러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에대해 이러쿵 저러쿵 하는 사람들은 저 말고도 무지 많습니다. 그들가운데 전문가도 있고 비전문가도 있습니다. 확신에찬 어조로 말하는 사람도 있고 은연중에 전망을 암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누가 결론을 어떻게 내렸냐가 아닙니다. 그것은 그 사람의 결론입니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이런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수 많은 시장 해설을 읽어보되 결론은 내가 내야 합니다. 누군가의 글을 읽고 마음이 흔들리거나 기분이 좋거나 나쁘거나 하면 아직 갈길이 멀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누가 무슨말을 하든 아무런 감정의 흔들림이 없어야 합니다. 루비니가 주식시장이 거품이라도 말하든, 워랜버핏이 주식이 매력적이라고 말하든 그들이 내리는 결론에 주목하기 보다 그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 과정을 살펴봐야 합니다. 결론은 무조건 내가 내려야 합니다 누가 시장 전망을 어떻게 하느냐 보다 , 그 사람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시장을 설명하는 과정만 유심히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어떻게 해석하는지만 꼼꼼히 보시길 바랍니다.
수학도 문제의 답만 알려고 하면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 답을 어떻게 유도하는지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에 관심을 가져야 답을 찾아내는 능력이 배양됩니다. 저의 글을 보실 때도 제가 경제 상황을 해설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해설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되면 주저말고 지적도 해주시고, 저와 다르게 해석하시면 한 수 가르쳐 주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