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ellow Caliper for PCCB
아시다시피 GT2는 일반 도로를 달릴 수 있는 스포츠 카 중에서 경주용 차와 가장 가까운 차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입니다. 그래서 GT2는 가벼운(?) 튜닝을 거쳐서 바로 경기 트랙에 내놓을 수 있는 차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차는 원래부터 포르쉐 특유의 레드 캘러퍼(red caliper) 수준의 아주 강력한 브레이크(brake)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를 실제 경기용 차의 세라믹 브레이크로 바꾼 것입니다. 기존의 포르쉐는 대개 블랙 캘러퍼를 사용했는데, 강력한 환기/통기(ventilated) 장치를 가진 것의 브레이크 슈(brake shoe/caliper)를 따로 구분하기 위해서 빨간 색을 칠했고, 그걸 레드 캘러퍼라 부릅니다. 그에 비하여 세라믹 브레이크는 옐로우 캘러퍼입니다. 캘러퍼에 노란색이 칠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 노란색 캘러퍼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상당히 가볍지만 듀랄루민이기에 강하고 질기며, 알루미늄은 열 전도성이 좋기 때문에 이것도 좋은 방열 효과를 나타내고, 또 브레이크 시스템 전체의 무게를 경감시킵니다. 이 캘러퍼는 한 덩어리로 된 모노블록(monoblock) 형태이고, 피스톤을 담은 용기(pod)는 앞의 것이 6개, 뒤의 것은 기존의 제품들처럼 4개입니다. 그러므로 앞의 것은 더 많은 피스톤을 통해서 더욱 강력한 제동력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GT2가 세라믹 브레이크를 가지게 된 이유는 그 3.6리터 엔진의 막강한 힘 때문입니다. 3,500-4,500RPM에서 620 뉴톤메터(Nm)의 토크(torque)를 가진 이 엔진은 5,700RPM에서 무려 462마력이 나오는 괴물입니다. 최고 시속이 315 km/h, 이고 제로투백(0-100km/h)이 겨우 4.1초인 그런 막강한 차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성능을 당해 내지 못 하면 안전성이 보장되지 못 하고, 그 때문에 극히 강력한 브레이크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경주용 차에서 사용하는 브레이크를 채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상용의 포르쉐 중에서 이 GT2는 가장 강력하고도 효과적인 브레이크 시스템을 가진 것인데, 미래의 포르쉐의 전형으로 보여진 까레라 GT도 이 세라믹 브레이크를 사용합니다. 이 세라믹 브레이크를 포르쉐 사에서는 PCCB라고 하는데, 이는 Porsche Ceramic Composite Brake의 약자입니다. "포르쉐 세라믹 합성 제동기"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캄퍼짓(Composite)이라는 말이 주체입니다. 캄퍼짓은 뭔가를 합성했다는 의미인데, 합성된 복합 물질은 카본(carbon)과 실리카(silica)입니다. 카본은 그냥 탄소가 아닙니다. 소위 그라파이트(graphite)라고 하여 탄소를 초고온으로 가열하여 실처럼 뽑아 낸 것입니다. 이 그라파이트는 탄소의 성질이 그러하듯 방열성과 내열성이 높은 재질입니다. 그리고 탄소를 그라파이트로 만들고 나면 이 실의 강도가 같은 굵기의 강철의 강도보다도 훨씬 강해집니다. 그래서 그라파이트는 항공기나 우주선 제작시에 재료 물질로 많이 쓰이는 것인데, 요즘은 테니스 라켓, 스키, 골프채의 소재로 많이 사용됩니다. 이걸 그라파이트 실로 천을 만들고, 거기에 에폭시(epoxy) 같은 플라스틱 레진(resin)을 적침시켜서 굳히면 그게 운동구의 소재가 되는 것이지요.
물론 브레이크 디스크(disc)는 그와는 조금 다릅니다. 이것은 카본에 실리카를 녹인 후에 분사하는 방식으로 만듭니다. 이를 용융(熔融) 후 분사(噴射)한다고 하여, 용사((熔射)라 합니다. 이런 제작 공정은 섭씨 1,700도의 초진공(high vacuum) 상태에서 이루어집니다. 카본 파이버에 극세(極細)의 녹은 실리카 입자들이 달라붙게, 증착(蒸着) 시키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이런 작업 공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는 매우 힘이 듭니다. 하지만 포르쉐 사의 기술력으로 뭘 못 하겠습니까?^^
이 세라믹 디스크가 나오기 전에는 카본 그라파이트 만을 이용한 브레이크 시스템이 있었지만, 이런 시스템은 날씨가 더웠다가 비가 오기도 하는 여름철의 장거리 레이스에서는 오히려 제동력이 두 배 이상으로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런 문제를 이 세라믹 브레이크 시스템이 나타나서 해결한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납이나 철을 녹일 때 쓰는 소위 멜팅 포트(melting pot)는 탄소로 만듭니다. 그 용기에 성분이 다른 철을 넣고, 이걸 함께 불 속에서 녹이기도 합니다. 이게 워낙 열에 강하기 때문에 그게 가능한 것이지요. 실리카는 또 어떻습니까? 이건 몇 밀리 두께의 널찍한 판이 도자기를 굽는 가마(kiln) 속에 들어가서 그 판 위에 무거운 도자기를 올려놓은 후에 1,000도 이상의 불로 구워도 휘어지지 조차 않는 물질입니다. 그러니 열에 보통 강한 것이 아니지요. 그런데 이 환상적으로 열에 강한 두 수퍼스타가 한데 복합소재(composite)로 뭉친 것입니다. 그러니 이 PCCB가 제동을 할 때 생기는 열 정도에 끄덕이나 하겠습니까? 스포츠 카가 고속에서 제동을 할 때 생기는 열은 대단합니다. 그런데 대단해 봤자지요. 겨우(?) 몇 백도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대개의 일반적인 철 주물의 브레이크 시스템들은 이 몇 백도의 열을 잘 견디지 못 하여 제동 성능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로 인한 페이드(fade) 현상을 견디지 못 하는 것입니다. 페이드 현상은 패드 재료의 성질이 열에 의해 변해서 그 본래의 역할을 못 하는 걸 말합니다. 이와 함께 브레이크 시스템의 고열화로 인하여 생기는 것 중 브레이크 액압(液壓) 정지 현상이 있습니다. 이는 원래 추진기와 관련된 기기의 뒤에 생기는 진공 현상을 가리키는 캐버테이션(cavitation)이란 용어로 표현되는데, 이는 제동 시에 생긴 수백도의 고열이 캘러퍼에 전해 져서 브레이크액의 온도가 올라가게 되어 생기는 일입니다. 브레이크액의 온도가 많이 올라가면 그 오일에 기포(氣泡/공기 방울)가 발생하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이것이 궁극적으로는 기포를 찌그러뜨리는 일에 연결되므로 실제로 페달에 전한 힘이 브레이크액을 통해서 캘러퍼의 피스톤(piston)에 전달되지 않는 것입니다. 페이드 현상과 캐버테이션은 날씨가 더운 지방이나 여름철에 흔히 발생하는데, 이 때의 해결책도 PCCB인 것입니다.
이런 브레이크들이 가격 대 성능비로는 대단히 좋은 것이지만, 일반 승용차 정도에서나 좋은 성능이랄 수 있지, 스포츠 카용, 특히 경주용 차를 두고 얘기할 때 좋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지요. 하지만 막대한 개발비용이나 판매 가격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예술적인 제동 성능을 가진 브레이크를 만들 수 있는 것이고, 그게 바로 PCCB와 같은 세라믹 브레이크인 것입니다. 일반 도로에서는 세라믹 디스크까지는 필요치 않고, 세라믹 브레이크 패드(pads)만 달아도 성능이 대폭 증가합니다. 이제 이 브레이크 패드도 어떻게 만드는 것인가는 쉽게 짐작하실 수 있겠지요?^^
이 브레이크 시스템의 모양은 기존의 환기성 브레이크 디스크의 모양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그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News & Info. 쪽의 포르쉐의 브레이크 장치란 게시물의 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세라믹 디스크의 무게는 전에 비해서 반, 50%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걸 장착하면 전체 차 무게에서 20kg을 더 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현가장치에 대한 부담도 없기 때문에 PCCB는 자동적으로 자동차가 민첩하게 움직이면서도 조작성이 좋게 만듭니다. 좋은 브레이크가 안전성을 보장하기 때문에 보다 과감한 드라이빙 기술을 발휘할 수도 있는 것이므로, PCCB와 같은 장치는 멋진 스포츠 드라이빙의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PCCB 디스크와 캘러퍼 안에 장착된 세라믹 패드가 서로 맞닿아 제동력을 발휘하게 되는데, 이들의 시너지(synergy)야 말해 뭣하겠습니까? 이들은 처음부터 대단히 높은 마찰력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변함없는 수준의 마찰력을 유지하면서 제동을 하게 됩니다. 사실 철제의 브레이크 패드만 세라믹 패드로 바꿔도 제동력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이 새로운 PCCB 시스템이 가진 장점은 제동 거리를 줄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고, 위에서 말했듯이 브레이크 페이드 현상을 실질적으로 없앤다는 것입니다. 급정거에서도 가벼운 힘으로 브레이크를 밟는 것만으로도 제동이 가능합니다.(이런 장치를 한 MTB들이 요즘 나오고 있는데, 이런 산악 자전거들은 오히려 너무 급제동이 되어 자전거가 뒤집힐 염려가 있으므로 조심하려는 경고 메시지가 그 브레이크 시스템에 붙어 있습니다.^^) 가벼운 브레이크 터치(touch)로 강력한 제동을 할 수 있게 됨에 따라서 운전자들은 이제 더 많은 노력을 보다 나은 운전을 위해 기울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세라믹 디스크와 패드는 마모율이 극히 낮습니다. 거의 닳지를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세라믹 디스크가 비싸기는 하지만 이걸 장착해 놓으면 이걸 자주 바꾸느라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됩니다.(여기에 보너스로 안전성도 보장되는 것이고 말입니다.) 이의 수명은 기존 것에 비하여 두 배 이상이 되며, 극심한 조건에서도 10만 km 이상을 쓸 수 있습니다. 특히 PCCB 패드는 물을 흡수하지 않기 때문에 젖은 도로를 달릴 때도 뛰어난 성능을 발휘합니다.
이의 가격이 900만 원(독일에서의 가격이며, 이는 15,000마르크)인 것에 대하여, 일반인들은 매우 놀라지만 자동차 경기 관련자들은 예전에는 부르는 게 값이었던 경기용 카본 브레이크의 값을 그보다 훨씬 더 성능이 뛰어난 세라믹 브레이크로 만들면서 그 같은 "헐값"으로 시판하겠다는 포르쉐 사의 기술에 찬탄을 금치 못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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