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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현 칼럼] 당선의 기쁨보다 무거운 책임을 기억해야 한다 - 시민과의 약속, 이제는 실천으로 증명할 시간 -

작성자배태현|작성시간26.06.20|조회수23 목록 댓글 0

[배태현 칼럼] 당선의 기쁨보다 무거운 책임을 기억해야 한다

- 시민과의 약속, 이제는 실천으로 증명할 시간 -.

 

배태현 충청광역신문

[배태현 칼럼] 당선의 기쁨보다 무거운 책임을 기억해야 한다

- 시민과의 약속, 이제는 실천으로 증명할 시간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당선인들은 환호와 축하 속에서 오는 7월 1일 시작될 새로운 임기를 준비하고 있다. 시장과 구청장, 광역·기초의원 당선인들은 인수위원회와 정책 준비 조직을 가동하며 앞으로 4년간 추진할 시정과 구정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특히 대전은 이번 선거를 통해 정치 지형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시장을 비롯한 5개 구청장과 다수의 시의원을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했고, 국민의힘은 비례대표를 포함해 소수 의석만 확보하게 됐다. 이는 시민들이 선택한 결과이며, 그 선택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방의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다. 특정 정당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할 경우 의회가 집행부의 정책을 비판 없이 통과시키는 이른바 '거수기 의회'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시민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민주주의는 다수결로 운영되지만, 건강한 민주주의는 견제와 균형 위에서 완성된다. 의회는 집행부의 성공을 방해하는 기관이 아니라,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고 시민의 혈세가 올바르게 사용되도록 감시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다수당이든 소수당이든 정당의 이해관계를 떠나 시민의 입장에서 정책을 검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선거가 끝나면 새로운 단체장과 의원들은 자신들의 철학과 정책을 시정과 구정에 반영하려 한다. 이는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전임자가 추진했던 사업들을 무조건 뒤엎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려는 태도다.

 

전임자의 사업이라고 해서 모두 잘못된 것은 아니다. 반대로 새로 시작하는 사업이라고 해서 모두 훌륭한 것도 아니다. 잘한 것은 계승하고, 부족한 것은 보완하며, 잘못된 것은 과감하게 수정하는 것이 행정의 연속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길이다.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는 반드시 비용이 발생한다. 이미 투입된 예산과 행정력, 시간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른바 '매몰비용'이다. 지방정부가 정권 교체 때마다 기존 사업을 전면 폐기하고 새판을 짜는 일이 반복된다면 그 부담은 결국 시민의 몫이 된다.

 

지방자치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이후 이러한 모습은 선거 때마다 반복돼 왔다. 시민들은 이제 정치적 구호보다 실질적인 성과를 원한다. 무엇을 새롭게 시작했는가보다 무엇을 제대로 완성했는가를 평가한다는 사실을 정치인들은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당선인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선거 과정에서 시민들에게 약속했던 수많은 공약들이다. 거리 유세에서 했던 말, 토론회에서 약속했던 정책, 언론을 통해 발표했던 공약들은 모두 시민과의 계약이다.

 

선거가 끝났다고 해서 사라지는 말이 아니다. 선거 기간 표를 얻기 위해 했던 약속이 선거 후에는 잊혀지는 '말잔치'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인수위원회와 당선인들은 선거 과정에서 제시한 모든 공약을 다시 점검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해 공약집에 담아야 한다. 그리고 임기 동안 추진 일정과 재원 조달 방안, 성과 평가 기준까지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공약은 정치인의 자산이 아니라 시민의 권리다. 시민들은 자신이 던진 한 표가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확인할 권리가 있다. 그리고 정치인은 그 약속을 실천할 의무가 있다.

 

정치는 선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거 이후부터 시작된다. 당선증은 권력의 증표가 아니라 책임의 증표다. 시민들은 선거가 끝났다고 관심을 거두지 않는다. 오히려 그때부터 더욱 냉정한 눈으로 당선인들의 행보를 지켜본다.

 

역사는 늘 증명해 왔다. 시민과 국민은 결국 옳았다. 정치인이 잠시 시민을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시민의 기대를 저버린 정치는 반드시 심판받았고, 약속을 지킨 정치는 시민의 신뢰를 얻었다.

 

7월 1일 새롭게 출범하는 민선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는 시민의 선택이 얼마나 현명했는지를 실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시민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한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

 

당선의 기쁨은 잠시다. 이제부터는 책임의 시간이다.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정치, 그것이 지방자치의 출발점이자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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