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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머 & 이슈

요양원 다리 절단 사건에 대한 한 의사의 고찰

작성자이장◇◇|작성시간26.06.23|조회수133 목록 댓글 1

 

 

<인천 요양병원 다리 절단 사건의 진상>

-최고 아닌 최선-

 

절단된 다리가 쓰레기장에서 발견되었다. 왼쪽 무릎 아래 41cm 크기로 발 크기는 210mm 사건이 알려지자 인터넷에는 온갖 괴담이 퍼지기 시작했다. “아이가 살해당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직원이 여자처럼 예쁜 남자아이의 다리를 잘랐다.”

 

나는 만약 이것이 토막살인 사건이라면 범인은 둘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범행을 숨길 만큼 치밀하지 못한 사람 또는 자신의 범죄를 세상에 과시하고 싶어 하는 사이코패스.

 

하지만 충격적이게도 그 다리는 살인 사건의 증거물이 아니었다.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나온 것이었다.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나 역시 믿기 어려웠다. ‘어떻게 수술실도 아닌 병실에서, 그것도 메스가 아니라 가위로 다리를 자를 수 있지?’

 

의사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요양병원이 그런 수술을 직접 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

 

하지만 사건의 내용을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사정이 있었다. 환자는 89세 여성으로 심장 기능이 심하게 떨어져 있었고, 혈액 공급 장애로 다리 괴사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다리에는 다량의 고름이 차 있었고, 무릎 아래 조직은 이미 심하게 손상되어 있었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종합병원 이상에서 정형외과 의사가 수술실에서 절단술을 시행한다. 하지만 절단 수술 역시 전신 마취가 필요하다. 수술하기 전에 수술 위험성을 평가하기 위해 각과마다 협진을 낸다. 대학병원의 심장내과에서 아마 이렇게 이야기했을 것이다. “환자의 심장 기능을 고려했을 때, 고위험군에 속합니다. 수술하다 사망할 수 있으므로, 그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수술 진행하기시 바랍니다.”

 

심장만 나빴을 리 없다. 다리가 괴사되는 가장 흔한 원인인 당뇨뿐 아니라 다리가 저 정도로 나빠질 때까지 인지를 못했을 가능성이 높기에 치매일 가능성도 있다. 보호자는 물론이고, 수술하는 정형외과 의사도, 마취를 하는 마취과 의사도 망설일 수밖에 없다. 다리를 살리는 것도 아닌 절단에, 목숨을 걸기는 쉽지 않다. 수술을 안 한다면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는 상태에서 대학병원에 오래 있기 어렵다. 그렇다고 썩은 다리가 있는 심부전 환자를 집이나 의사가 없는 요양원으로 데려갈 수도 없다.

 

남은 건 요양병원뿐이다. 하지만 다리가 썩어가는 환자를 받아줄 요양병원은 없었다. 가족이 수소문 끝에 인천의 Y 요양병원을 찾아 간곡히 부탁해 6월 1일 A씨를 입원시킬 수 있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다리의 괴사는 계속 진행되었고, 다리는 사실상 떨어져 나가기 직전 상태까지 악화되었다. 항생제와 소독만으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었다. 이를 보고만 있기 힘든 보호자는 병원과 의사에게 어떻게든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청했다.

 

병원과 의사 입장에서는 난처하다. 요양병원 특성상 수술실 자체가 없다. 이미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하지 않기로 한 환자다. 그렇다고 놔두면 점점 다리의 상태는 나빠진다. 다리만 나빠지는 게 아니다. 패혈증으로 목숨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 결국 의료진은 수술실이 아니라 병실에서, 마취도 없이, 보호자가 지켜 보는 앞에서 괴사된 다리를 절단했다. 당시 의료진의 설명에 따르면 해당 부위는 혈액 공급이 오래전부터 차단되어 신경이 손상된 상태로, 환자는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또한 무릎 부위는 이미 대부분 분리된 상태였으며, 남아 있던 연부조직만 가위로 절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것은 교과서적인 치료는 아니다. 그러나 당시 의료진이 마주하는 상황 역시 교과서 속 상황은 아니었다. 심지어 요양병원은 환자 상태에 따라 입원료를 받는다. 환자 상태에 따라 일당 최저 4만 8천원에서 최고 8만 7천원이다. 다리 절단을 한다고 해서 추가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가 아니다.

 

다행히 절단은 아무 일 없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후에 발생했다. 절단된 다리는 의료폐기물 전용 용기에 보관되었다. 그러나 다음 날 자원봉사자가 다리를 감싸고 있던 깁스와 붕대만 보고 이를 재활용 폐기물로 오인해 버렸고, 결국 다리가 외부에서 발견되면서 전국적인 사건이 되었다.

 

현재 제기되는 법적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의료기관 시설 기준 문제다. 의료법 36조. 시행규칙 34조 (의료기관의 시설기준 및 규격)에 따라 전신마취 수술을 하려면 수술실을 갖춰야 한다.

둘째, 의료폐기물 관리 문제다. 폐기물 관리법 13조에 따라 인체 조직과 같은 의료폐기물은 전용용기를 사용해 처리해야 한다. 이를 어길 시, 벌금과 함께 관할 지자체의 시정명령이나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이번 사건으로 Y 요양병원이 병원으로서는 사실상 폐업에 해당하는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면 앞으로 어떻게 될까? 그 어떤 요양병원과 의사도 다리가 썩어가는 환자를 선뜻 받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설령 입원시키더라도 위험을 감수하며 적극적으로 처치하기보다는, 가능한 한 손을 대지 않는 방향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의료는 언제나 최고의 치료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고령, 중증 심부전, 알츠하이머 치매가 겹친 환자에서는 더 그렇다. 이번 인천 요양병원 다리 절단 사건 역시 완벽한 의료의 이야기는 아니다. 법적으로나 행정적으로 문제가 될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보기에 의료진은 환자를 외면하기보다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그 선택이 옳았는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병원과 의사가 환자를 방치하지 않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하려 했다고 여겨진다.

 

나는 이번 사건이 의료폐기물 처리 과정의 과실에 대한 책임은 묻되, 의료진의 선의와 환자 치료를 위한 노력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그래야 앞으로도 의사들이 위험한 환자를 외면하지 않고, 최고가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의사만이 아니라, 환자와 사회 모두를 위한 길이다.

 

https://www.facebook.com/yangseong.gwan

 

 

여러모로 생각할거리가 많은 사건이었네요.

환자 보호자 수술을한 의사 및 관계자들의 어떤 심정같은게 느껴지는 글이라 가져와봤습니다.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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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봉암[峰岩] | 작성시간 26.06.23 new 전문가들이 현실에맞게 기준을정리하고 입법부와행정기관이판단하여 입법화했으면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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