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하지 않은 세상은 자연스럽게 무너집니다
(슈카는 하지 못하는 인구와 결혼 이야기)
23년 4월은 인구 측면에서 파멸적인 기간으로 기록될 것이다. 신생아 수 2만 명 붕괴라는 충격적인 사실도 사실이나, 혼인 건수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특히 혼인건수와 출생아수 간의 관계가 밀접한 나라이다. 실제로 1994년 이후로 30년치 통계를 조사하면 혼인건수와 출생아수 간의 상관계수는 0.938에 이른다. 즉 그냥 x=y 수준으로 Linear 하다는 것이다.
즉 그렇다면 저출산의 문제를 논하기 전에 우리는 혼인율 저하의 문제를 반드시 선행해서 논의해야 함이 합리적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합계출산율 분해요인을 분석한 결과 합계출산율의 감소는 유배우 여성의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렇다면 한국인들은 왜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일까?
정답은 너무 쉽다. 결혼에는 돈이 많이 드는데, 젊은 한국인들은 돈이 없기 때문이고, 출산은 시간을 대가로 지불하는데, 젊은 한국인 여성들에게 출산은 미래의 경제적 이득을 축소시키는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놀랍게도, 한국은 GDP 규모 세계 10위의 경제적 선진국이지만, 정작 미래를 짊어질 사람들은 이 체제를 지속할 정도로 자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첫째는 당연히 집이다. 여기서 조금 불편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데, 한국은 혼인가구의 월세가 그리 많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다. 이 말은 매매 또는 전세라는, 적어도 수억 단위의 돈이 선투자 되는 것이 결혼의 기본 전제라는 것이다.
물론 매매나 전세가 보편화되어 있는 사회더라도, 그 평균적인 비용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한다. 수도권에 모든 경제력이 집중되지 않은 사회로 만드는 것이다.
수도권에 모든 경제력이 집중돼 있으니, 사람도 말도 서울 경기로만 오려고 하고, 서울 경기에 수요가 몰리니, 서울 경기는 주거비용이 너무 비싸다. 서울 경기에 수요가 많으니, 인프라든 투자든 결국 또 서울 경기 위주로 이루어지고, 이것이 다시 주거 환경을 개선시키니, 더 많은 사람이 서울 경기로 몰려든다.
이렇게 경제력이 지역에 따라 불평등하게 분배돼 있는 사회 구조는 절대로 주거 비용을 낮출 수 없다.
두 번째는 여성 경제활동의 지속력 문제다. 아무리 우익 청년 남자애들이 거짓말이라고 우겨도, 대한민국에서 여성의 생애주기 소득은 남성보다 낮다. 특히 출산 이후로 그 차이는 두드러진다.
근본적으로 한국은 노동력이 부족함을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는, 인구적으로 매우 풍요로운 나라였고, 교육열이 높아 대기업 사무직으로 통칭되는 안정적인 일자리의 경쟁률이 늘 높았다.
이는 기업들이 현재까지도 출산과 육아에 따른 시간적 손실을 미래 인구 시장 확보 차원에서 보상해 주지 않고, 오히려 아무 생각 없이 일자리를 빼앗는 결과로 다가왔다.
즉 여성들은 혼인하는 즉시 자신의 개인적 경제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보장을 받을 수가 없다. 이는 결국 만혼 또는 비혼으로 이어지거나, 자신보다 경제력이 높은 남성을 찾게 되는 원인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이 현상을 우익 남성 유튜버들은 '상향혼 본능' 같은 말도 안 되는 용어로 설명한다는 것이다.
가령 어떤 사회가 있다고 하자. 이 사회는 남성의 염색체를 가진 사람은 결혼한 뒤 5년이 되는 해로부터 모든 경제활동에서 배제한다. 이러면 이 사회 남성들의 선택은 두 가지뿐이다. 결혼을 안 하거나, 아니면 자기를 먹여 살릴 경제력을 가진 여성을 찾는 것이다.
즉 경제력이 자기보다 높은 이성을 찾는 것은, 유전자에 뭐가 새겨진 이상한 이론 때문이 아니라, 그냥 이 사회가 경제력의 지속 차원에서 한쪽 성별에게 불평등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왜 스스로 알아서 망하고 있는가?
간단하다. 불평등 때문이다. 서울과 지방의 불평등, 남성과 여성의 불평등을 해결하지 않으면 이 나라에 미래는 없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서울에 부동산 끌어안은 사람들이 지방자치가 뭐가 필요하냐며 쿨척을 해대고, 다른 한쪽에서는 여성들이 상향혼 본능이 있어서 선량한 남성들이 결혼을 못한다며 여자들 탓을 한다.
슈카 선생님이 요즘 인구 감소에 꽂혀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하시지만, 이 분은 주요 구독자층의 눈치를 안 볼 수가 없으신지 이런 불편한 이야기들은 안 하신다. 때문에 유튜브는 못하지만 재주는 졸문을 적는 것밖에 없는 나라도 이런 이야기는 해야겠다 싶다.
그래 봤자 뭐가 바뀌겠냐 싶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