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사랑/이병화
한 입 쓰윽, 베어 물고 싶은 그녀에게
살곰살곰 다가가 스킨십하다가
어설픈 몸짓으로 상처만 주기도 했다
하루에도 수차례 울타리를 넘어
수줍은 그녀를 탐하다가 꼬랑지 밟혀
사선도 여러 번 넘나들었다
한창 물올라 탱글탱글한 모습 보며
정신줄을 놓기도 하는 요즈음
눈앞에 아른거리는 그녀한테 홀려
자꾸만 과수원으로 향한다
주인에게 걸리면 걸리는 대로
모양새 빠지는 줄 알면서도
이번엔 꼭 보쌈을 하리라
불콰한 사랑에 젖어 울타리를 넘는데
나무 아래, 고운 면사포를 쓰고 있는 그녀가 보인다
납작 기어 남몰래 달겨들다가
아뿔싸,
과수원 지기의 은빛 그물에 보쌈당한
까치의 눈먼 사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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