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바이러스]
月影 이순옥
우리 인절미 드시면
오백 년쯤은 찰떡같이 산다던
떡집 여자의 입담 하나
콩고물 묻은 말들이
장바구니 속으로 굴러들어가고
굳어 있던 얼굴마다
초승달이 뜬다
누군가의 가슴에
희망 한 점 불 밝히는 일
세상은 아직
이런 말들로 전염된다
웃음이라는 변종
행복이라는 신종 바이러스
일상의 정겨운 언어가 퍼뜨리는 희망과 행복의 긍정적 전염
이 시는 '신종 바이러스'라는 부정적이고 정적인 시어를
'웃음'과 '행복'이라는 생명력 넘치는 긍정의 의미망으로 역전시킨다.
이미저리가 의미망에 안착하는 과정은 매우 감각적이다.
먼저 떡집 여자의 입담인 '콩고물 묻은 말들'이라는 시각적·미각적 이미지가
장바구니로 굴러들어가며 이웃의 일상 속으로 침투한다.
이어서 굳어 있던 얼굴에 '초승달'이라는 시각적 이미지를 피워내며 미소를 형상화했다.
이러한 전이 과정은 '희망 한 점 불 밝히는 일'로 고조된 후,
마침내 '웃음이라는 변종', '행복이라는 신종 바이러스'라는
주제의식의 의미망에 완벽히 안착한다.
차가운 재난의 언어를 따스한 연대의 이미지로 치환해 낸 빼어난 작품이다.禹
이순옥 시인 프로필]
출생: 대구 군위. 시인
한국문인협회 회원, 월간 모던포엠 경기지회장,
경기 광주문인협회 회원,
현대문학사조 작가회 회장,
착각의시학 회원,
시와늪 회원,
한국노년교육협회 문학분과 위원,
제1회 매헌문학상 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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