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깁다’와 ‘깊다'
‘깁다’와 ‘깊다’는 소리가 같다.
굳이 따지자면 ‘깁다’는 [깁ː따], ‘깊다’는 [깁따]이다.
길고 짧음의 차이가 있다. 이것을 알아차리기는 아주 어려운 일이다.
이 차이로 뜻을 구별하지도 않는다.
표기에서 혹은 쓰인 맥락에서 의미를 쉽게 이해한다.
두 단어는 표기를 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어미가 변하는 활용 형태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깁다’는 ‘기워’, ‘기우니’처럼 불규칙한 활용을 한다.
받침의 ‘ㅂ’이 ‘ㅜ’로 바뀌는 것이다.
본래 ‘깁다’의 ‘깁’에서 받침 ‘ㅂ’은 아래 ‘ㅇ’이 붙은 순경음비읍(ㅸ)이었다.
가볍게 나는 소리였다. 이 소리가 우리말에서 사라지면서 ‘ㅂ’이나 ‘ㅜ’로 바뀌게 된다.
이 과정에서 ‘깁어’가 아니라 ‘기워’가 됐다.
‘깊다’는 이와 관련이 없어서 ‘깊어’, ‘깊은’처럼 쓰인다.
의미도, 쓰이는 형태도 달라서 헷갈리는 일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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