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작품♡]시와 해설, (신동집, 포스터 속의 비둘기)

작성자황득 김한규|작성시간22.09.22|조회수974 목록 댓글 2

          포스터 속의 비둘기

 

 

                                            신동집

 

 

포스터 속에 들어 앉아

비둘기는 자꾸만 곁눈질을 하고 있다.

포스터 속에 오래 들어 앉아 있으면

비둘기의 습성도 웬만치는 변한다.

비둘기가 노닐던 한때의 지붕마루를

나는 알고 있는데

정말이지 알고 있는데

지금은 비어 버린 집통만

비바람에 털럭이며 삭고 있을 뿐이다.

포스터 속에는

비둘기가 날아 볼 하늘이 없다.

마셔 볼 공기가 없다.

답답하면 주리도 틀어보지만

그저 열없는 일

그의 몸을 짓구겨

누가 찢어 보아도

피 한 방울 나지 않는다.

불속에 던져 살라 보아도

잿가루 하나 남지 않는다.

그는 찍어 낸 포스터

수 많은 복사 속에

다친 데 하나 없이 들어 앉아 있으니

차라리 죽지 못해 탈이다.

 

 

해설

[개관 정리]

◆ 성격 : 문명비판적, 우의적, 상징적

◆ 표현

* 포스터 속 비둘기를 통해 자유와 생명, 순수를 잃어 버리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형상화함.

* 포스터 속 비둘기와 하늘을 날아다녔던 비둘기를 대조시켜 포스터 속에 갇힌

비둘기의 비극을 드러냄.

◆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포스터 → 인위적이며 일상이 반복되는 공간

* 비둘기 → 자유와 순수를 잃어 버린 존재로서의 현대인을 상징함.

* 포스터 속에 오래 들어 앉아 있으면 → 주어진 환경에 익숙해지면

* 지붕마루 → '하늘', '공기'와 함께 자유와 순수가 보장된 긍정적인 공간

* 지금은 비어 버린 ~ 있을 뿐이다. → 황폐한 정경 묘사를 통해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냄.

* 포스터 속에는 ~ 공기가 없다. → 자유로움과 생명력이 없는 포스터 속의 공간을

나타낸 부분

* 차라리 죽지 못해 탈이다. → 현대인의 비애를 역설적으로 표현함.

◆ 주제 : 자유와 순수를 잃은 존재의 비극

 

[시상의 흐름(짜임)]

◆ 1 ~ 4행 : 포스터 속에 들어앉아 있는 비둘기

◆ 5 ~ 9행 : 비바람에 털럭이며 삭아가는 빈 집통

◆ 10~12행 : 하늘과 공기가 없는 포스터 속

◆ 13~19행 : 생명력을 상실한 포스터 속의 비둘기

◆ 20~23행 : 포스터 속 비둘기의 비애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포스터라는 인위적 공간에 놓인 비둘기를 통해 순수와 자유를 잃고 일상에 파묻힌 채 살아가는 현대인의 비극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비둘기는 포스터에 갇혀 한때 자유롭게 노닐던 '지붕마루', '하늘'과 숨 쉴 수 있는 공기마저 사라진 현실에서 살아가며 점차 그 습성마저 변하는 존재이다.

 

 

[작가소개]

신동집 : 시인

출생 : 1924. 3. 5. 대구광역시

사망 : 2003. 8. 20.

데뷔 : 1948년 시집 '대낮'

수상 : 1994년 순수문학상, 1992년 제37회 대한민국예술원상, 1990년 도천문학상

경력 : 1983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1982 계명대학교 외국학대학 학장

작품 : 도서 6건

 

8·15 해방 전 대구시단에 이상화, 이육사가 있었다면 해방 이후에는 김춘수와 신동집 이 있었다. 김춘수에게 ‘꽃’이 있었다면, 신동집에게는 ‘빈콜라병’이 있었다. 그러나 세인들은 김춘수는 기억하며, 신동집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시인들은 신동집을 ‘기억되지 않는 천재 시인’으로 곧잘 얘기한다. 그가 저평가 받아왔고, 지금부터라도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은 편이다. 대구문인협회(회장 문무 학)가 발행하는 ‘대구문학’ 통권 73호(겨울호)가 ‘대구가 낳은 한국문학·문학인’으로 신 동집의 시 세계를 다룬 것도 이의 연장선이다.

신동집은 1924년 3월 5일 경북 대구에서 출생하였다. 호는 현당(玄堂), 본관은 평산 (平山)이다. 1951년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했으며, 이후 1959년 미국 인디애나대학서 1년간 영문학을 수학했다. 1985년 경북대학교에서 명예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53년 육군사관학교에서의 강의를 시작으로 영남대학교, 계명대학교, 중앙대학교 등에서 강의했다. 2002년 한국현대시인협회 명예회장 및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하였다. 1983년 고혈압으로 인해 쓰러진 뒤 고생해오다가 2003년 8월 20일 오전 9시 10분경 경북대학교 부속병원에서 숙환으로 사망하였다.

1948년 서울대학 재학 당시 시집 《대낮》을 간행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6·25전쟁의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은 자의 존재론적 갈등을 형상화한 초기 작품 《목숨》(1954)을 비롯해 《송신》(1973), 《오렌지》(1989) 등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주지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계열의 시를 주로 발표하면서 인간과 자연에 대한 근원적인 의미탐구를 집요하게 추구했다. 1954년 문단의 주목을 받은 두 번째 시집 《서정의 유형(流 刑)》을 발행했으며, 이 시집으로 아시아자유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어 《제2의 서시(序 詩)》(1958), 《모순의 물》(1963), 《빈 콜라병》(1968) 등 다수의 시집을 통해 작가만의 독특한 구술체(口述體)를 시도하는 등 시의 표현 기교에 새로운 실험을 시도함으로써 김춘수(金春洙)·전봉건(全鳳健)·김구용(金丘庸)·김종삼(金宗三) 등과 함께 한국현대시사 에 특기할 만한 업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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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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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무공 김낙범 | 작성시간 22.09.22 갇혀 있는 비둘기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황득 김한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9.23 무공 김낙범 선생님
    댓글 주심에 고맙습니다.
    저의 답글을 읽지 못하셨군요.
    소식이 없으신 걸 보니까요.
    010-3410-1919 김한규 연락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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