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듬히/권상진

작성자우병택|작성시간26.06.10|조회수20 목록 댓글 2

비스듬히/권상진

비스듬히

몸을 기울여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꼿꼿한 자세만으로는 볼 수 없는

세상과 사람의 틈

비스듬히 보아야

세상이 살갑게 보일 때가 있다

예의처럼 허리를 숙여야 오를 수 있는 산비탈 집들

첫차에 등을 기댄 새벽의 사람들

기대고 싶거나 주저앉고 싶을 때

손 내밀고 어깨 주는 것은

언제나 비스듬한 것들

삐딱하다는 것은

홀로 세상에 각을 세우는 일이지만

비스듬하다는 말은

서로의 기울기를 지탱하는 일

더러는 술병을 기울이면서

비스듬히 건네는 말이

술잔보다 따듯하게 차오를 때가 있다

 

  ​기울어짐으로 완성되는 따뜻한 연대
  ​권상진의 <비스듬히>는 꼿꼿한 직선의 세상에서 벗어나 '기울어짐'이 지닌 포용성과 연대의 가치를 나직하게 건넨다. 시인은 고개를 숙이고 몸을 기울일 때 비로소 세상과 사람의 '틈'이 보이고, 소외된 이웃들의 삶이 살갑게 다가온다. '삐딱하다'는 것이 세상에 각을 세우는 독단이라면, '비스듬하다'는 것은 서로의 기울기를 지탱하며 어깨를 내어주는 따스한 위로다. 술잔을 기울이며 비스듬히 건네는 말 한마디가 차가운 세상을 데우듯, 시는 혼자 서성이는 이들에게 서로를 향해 비스듬히 기대어 함께 살아가는 연대의 온기를 일깨워준다. 禹

 

권상진

2013년 전태일문학상으로 작품활동 시작.

2015년 복숭아문학상 대상.

2018년 경주문학상 .

2021년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수혜.

시집 『눈물 이후』 『노을 쪽에서 온 사람』 합동시집 『시골시인-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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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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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소화 이병화 | 작성시간 26.06.11 아주 좋은 내용에 공감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우병택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2
    교과서에 실리지 않은 시인의 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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