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女相悅之詞의 의미와 특징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라는 말은 남녀가 서로 희롱하는 노래라는 뜻으로, 조선 전기의 학자들
이 고려가요를 낮추어 부른 명칭이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고려가요에는 남녀 사이의 사랑을 읊은 노래가 많은데, 자유분방한 내용과 사실
적인 표현으로 인해서 조선의 사대부들에게는 천대를 받았다. 조선은 유교적 이념을 국가 정책의 기
본으로 삼았고, 사대부들 역시 유교적인 안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남녀 간의 사랑을 노골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문제시 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민요에 기반을 둔 사랑 노래 이외에도 고려 후기
상류층의 퇴폐적 분위기를 보여주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조선의 사대부들은 이를 정리할 필요성
을 느끼기도 하였다.
조선시대에 많은 고려가요들이 정리되면서 ‘남녀상열지사’라고 하여 배제되거나 수정되었다. 지금
전해지고 있는 〈쌍화점〉, 〈이상곡〉 등도 내용이 많이 달라졌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그 밖에도 〈만전춘〉, 〈가시리〉, 〈서경별곡〉, 〈청산별곡〉 등이 남녀상열지사로 규정되었다.
조선 초기에는 고려에서 물려받은 속악(민간의 음악)을 정리하여 아악(궁중에서 사용할 정제된 음
악)을 새로 제정했는데, 그 과정에서 〈만전춘별사〉, 〈서경별곡〉, 〈청산별곡〉의 곡조만 이용하
고 그 내용은 모두 배격하였다. 이는 남녀의 사랑을 노래한 작품들을 천시한 배경도 있지만 이밖에
도 민중의 생활 모습을 그대로 나타내는 것 자체가 난잡하고 속된 것으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남녀상열지사를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는 〈쌍화점〉을 들 수 있다. 〈쌍화점〉은 궁중의 악곡으로
잔치를 벌일 때 공연되기도 하였는데, 궁중에서 불린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왕조의 위엄이나 상층문
화로서의 품격을 갖고 있기 보다는 음란하다고 할 정도의 내용을 담고 있다.
〈쌍화점〉은 고려 충렬왕 때 여러 가지 놀이에 탐닉하는 왕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오잠 등이 지었
다고 알려져 있다. 〈쌍화점〉은 단순히 노래로만 불린 것이 아니라 직접 여러 가지 행동을 하면서
불렸던 가극이라는 견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