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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터이야기

여름 가족여행(2500리길 답사)

작성자너구리아빠|작성시간08.08.04|조회수89 목록 댓글 0
여름이 되면 휴가를 떠난다.
딸, 아들이 대학생이 되어서 휴가날을 정하기도 쉽지 않다.
아내는 일주일 휴가지만 내 일정으로 집에서 놀며 어디 안가냐고 보챈다.
겨우겨우 아이들과 내일정을 맞추어 금토로 날짜를 잡았다.
어디를 갈것인가도 고민이다.
올해는 기름값이 비싸서 가까운 곳을 알아보았지만 적당한 곳이 찾아지지 않는다.
바닷가를 싫어하는 아내의 구미도 맞추어야한다.
그래서 의미있는 여행으로 만들어보고자
학교숲심사로 가본 광주와 담양 지역의 문화 답사를 겸한 여행을 떠나기로 하였다.
아들이 늦게까지 아르바이트하여 목요일밤에 떠나지 못하고 금요일 새벽에 가기로 하였다. 

6시에 출발하려고 준비하였으나 
떠나기는 6시가 한참 지나 길을 나서게 되었다.
먼 길을 가기에 타이어를 가는 등 차도 미리 점검하여 두었다.
수원에서 광주까지는 고속도로를 달렸다.
새벽 시간이라 그런지 한가하여 좋았다.
제일 먼저 들른 곳이 담양의 죽물박물관이다. 

군대를 제대하고 전국일주 배낭여행을 떠났을때 담양을 들려 죽물시장을 돌아본 기억이 있다. 지금은 죽물시장은 사라지고 죽물제품도 중국산에 치여서 박물관에만 남아있단다. 무엇이든 대나무로 만들어 쓴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자원은 매우 중요한것이다. 우리 생활에 필요하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들은 가장 구하기 쉬운 자원을 사용하게된다. 대나무가 담양에서는 생활의 동반자요, 삶의 바탕이었음도 이제는 옛날이 되었다.

죽물가게에 들르니 여러가지 죽 공예품이 있었지만 저 대나무 컵이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대체적으로 가격이 비싼편인것 같다. 여름을 시워하게 보내려고 "죽부인"하나 사자고하니 가격을 보더니만 홈풀러스제품 보다 휠씬 비싸다며 안사준다. 비싼 핑게로 안 사주는 그 속 뻔하다.

아내는 상점주인이 다이어트에 효과있다는 말에 죽물제가 아닌 살구나무로 된 "살밀이 봉"을 사달란다. "죽부인" 안사주었다고 "살밀이 봉"을 안사줄수는 없는 것 아닌가? 얼마나 효과가 있나가 아니라 얼마나 열심히 사용할지 두고봐야겠다.

 

 

다음으로 간 곳이 대나무밭으로 이루어진 "죽녹원" 조그만 산이지만 온통 대나무가 울울창창하게 들어서 있다. 대나무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대숲을 돌아다니면 산삼도 나올 것 같다. 뱀도 나오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특히 연인들이 많이 찾는곳이다. 그렇다하여도 대나무 몸통에 이렇게 자기들 이름을 새겨야하나? 우리 민족은 대단한 기개와 능력을 가진 나라이다. 다만 그것을 좀 더 보편적인 삶의 자세에 이용하지 못함이 안타깝다. 공공의 질서와 기본적으로 사회생활속에서 스스로 절제하고 지켜야할 것들에 너무 소홀하다. 나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사고와 행태를 버릴때 경제적인 것과 더불어 문화적인 선진 국민이 될 수 있다.

 

그 다음으로 간곳이 "관방제림"이다. 오래전에 물길을 잡아주는 제방에 나무를 심어 홍수는 물론 바람을 막았단다. 우리나라 강과 하천의 제방은 대부분 나무가 없다. 그 이유가 오히려 제방을 취약하게 만든다는 것 때문에 나무를 안심는다고 들은 것 같다. 그런데 나무가 제방을 약하게 만든다는 것에 공감할 수 없다. 오히려 제방을 더 튼튼하게 하지 않을까? 어떤 연유에서든 그 넓고 긴 제방에 나무를 심지 않는다는 것은 여러모로 고려해볼만한 사항이다. 이미 오래전에 제방에 나무를 심어 다양한 용도로 이용한 예를 "관방제림"에서 찾아볼 수 있다. 나무를 심자 백년을 바라본다면 나무를 심어야한다. 심기 좋고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넓고 긴긴 제방에 나무를 가득 심자!

제방에 심어진 나무들은 주로 푸조나무, 팽나무, 느티나무들이었다. 수형이 아름답고 넓은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들이다. 나무마다 일련번호가 있는 이름표를 달고 있었다.

 

그 다음으로 간 곳이 바로 옆길에 위치한 메타세쿼이야길이다. 2인용 자전거를 빌려서 아이들과 교대로 탔다. 가로수로 아름드리 메타세쿼이야가 서 있는 도로는 정취가 좋아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그늘로 덮인 차없는 거리의 낭만을 즐기고 있었다. 차가 없으니 자전거와 걷는 사람들로 신이 난 길이 되어버렸다. 지역마다 특별한 수종을 선택하여 가로수로 키우고 나아가서 지역문화의 거리로 만들면 좋겠다. 아침에 일찍 떠나면서 먼길에 먹을려고 준비한 포도, 과자, 물 등을 먹으면서 오니 배가 고픈줄 몰랐는데 때가 많이 넘었다. 그래서 메타쉐쿼이야길 너머의 소나무 그늘을 찾아서 라면과 햅반으로 점심을 대신하였다. 원래 계획은 음식이 정갈하고 반찬이 많기로 소문난 전라도 음식을 많이 먹어보기로 하였는데....

 

 

다음으로 소쇄원을 찾았다. 가정의 정원으로 아름답기로 소문난곳이다. 담장밑으로 흐르는 개울이 집을 가로질러 흐르며 천연의 아른다운 정원을 만들어 주고 있다. 이때가 한낮이라 어찌나 더운지 많은 사람들이 정자에서 오수를 즐기고 있었다. 꽃피는 4-5월에 오면 더욱 정취가 좋았을텐데 더위에 지친 아내와 아이들은 왜 왔는지 모르겠다는 표정들이다.

 

전라도 지역에 내려오니 가로수는 물론 곳곳에 배롱나무가 눈에 띄인다. 목백일홍이라하고 간지럼나무라 부르기도한다. 이곳에서는 그냥 백일홍이라 부르는 것 같았다. 꽃이 아름답고 오래도록 피어서 외지인에게 오래도록 꽃을 보여줄 수 있어서 그런지 많이 심어놓았다. 아가씨들이 꽃이 핀 배롱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다음으로 한국가사문학관에 들렀다. 들어서자마자 영상관에 들어가 시원한 에어컨 바람 속에서 잠도 자고 쉬었다. 아무리 구경이 좋아도 더운 날씨는 몸을 몹시 지치게 만든다.

 

나오는 코스에 조롱박 덩굴 터널이 있었다. 새벽에 떠나니 2일에 걸쳐서 구경할 것을 하루만에 돌아보게 되었다. 오늘은 무등산으로 가서 숙박을 하고 내일 새벽 무등산을 등산하려고 하였으나 아내는 등산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생전 걸리지 않던 감기로 고생하여 일정을 바꾸었다. 그래서 전부터 가고 싶어하는 "보리암"을 향해서 경상도로 출발하였다. 보리암은 남해에 있다.

 

보리암 아마 가보지 않은 사람은 그곳의 절경이 평생에 보지 못하면 서운해서 죽기도 쉽지 않다는 것을 죽어도 이해하지 못할것이다. 너무 늦게 상주에 도착하는 덕분에 마지막남은 유일한 민박집에 머물게 되었다. 내 뒤로 온 사람들은 모두 예약한 사람들일것이다. 그렇지만 깔끔한 아내도 그리 불만스러워하지 않을만큼 편안하게 잠을 잔곳이다. 두 노인부부가 사는 곳의 안방을 차지하였지만 귀한 손님 대하듯 해주시는 노인 부부의 마음 쓰심에 집처럼 편하게 밤을 보낸것이다. 보리암에서 일출을 보려고 4시에 일어나서 나가려고 했는데 깨보니 5시다(핸드폰에 알람을 해 놓았는데 토일은 안 울리도록한 것도 모르고...) 푹 잘자기는 했지만 일출을 보기는 늦었다. 그렇다고 뭉그적거릴 수는 없는 일 부랴부랴 서둘러 보리암에 올랐다. 보리암의 일출은 쉽게 볼수 없지만 새벽의 광경은 평생에 남을 아름답고 혼쾌한 풍경이다. 보리암 바로 밑까지 차가 가니 저녁을 먹고 느즈막히 보리암에 올라 밤을 세우고 새벽의 풍경을 감상한후 6시에 보리암에서 주는 공양을 받고 주변으로 이어지는 절경을 둘러보고 내려와서 잠을 자는 것이 보리암 여행의 좋은 방법이 될것같다. 멀리 안개에 싸여 가린듯 보여주는 첩첩의 산등성과 섬 그리고 해무가 피어나는 바다의 풍경은 내륙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아주 특별한 경치가 될것이다.

 

산 정장 부근이 바위로 이루어져 보는 곳마다 기암괴석이다.

 

 

구름위로 올라와 있기에 산을 더듬으며 흐르는 구름이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은 가히 선경이다.

저 멀리 보이는 점점이 떠 있는 섬들 그 곳에는 무언가 기다리는 것이 있는 것처럼 감흥을 일으킨다. 그 곳에 가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산등성이에 비치는 햇살따라 펼쳐보이는 모습들이 눈을 잠시도 한가하게 하지 않는다.

 

이곳은 산의 정기가 다 모인다는 정상이다. 아이들도 산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에 저들끼리 디카를 찍고 있다.

 

새벽 등산을 오신분께 부탁하여 가족 사진을 찍었다. 이것에 자주 오는 등산인이 마치 도 딱는 분 마냥 말씀하여 아이들 교욱을 시켜주어 감사했다. 자식 교육이 쉽지 않다. 나도 교사이지만 다른 아이들에게는 잘 훈계하고 다루기도 하지만 내 자식에게는 훈계보다 성을 먼저 내고 손이 먼저 가게 된다. 잘 귀담아 듣고 삶의 도움이 되기를....

 

 

민박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멀리 바닷가가 보여 들렀다. 솔밭과 참나무 밭이 있는 한적한 바닷가의 모습이 정겨워 이것에서 라면을 끓여 먹었다. 음식은 배고플 때 먹는 것이 제맛이 아닌가! 비록 라면에 햇반이지만 그 어느 음식보다 맛있게 먹었다. 사람은 음식을 너무 맛과 영양과 귀한 것에 목숨을 건다. 인간의 생명이 소중하듯이 인간을 생명을 유지케하는 모든 먹거리의 생명도 중하다. 목숨을 부지하는데 필요한 먹거리 이상의 생명을 탐하는 것은 죄악이다.

 

배가 부르니 새벽에 못잔 잠이 슬금슬금 다가오기 시작한다. 그래서 시원한 해풍을 맞으며 한숨씩 잤다. 아내는 슬금슬금 다가오더니 무릎 베고 눈을 감는다. "당신은 지금 신선이 부럽지 않은 행복을 누리고 있다"고 말해주며 한숨 잘 자도록 저린 무릎을 받쳐주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순서가 상주해수욕장이다. 전혀 해수욕을 할 계획이 없었기에 준비 또한 아무것도 해가지 못하였다. 그래서 해수욕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조금 이르게 올라가기로 하였다. 해수욕장 바로 곁에는 커다란 소나무밭과 느티나무 그늘이 평쳐져 있어서 깔개만 있으면 만족이다. 나무가 크고 오래되어 수형 또한 신기롭다.

 

해수옥장은 깊숙하게 만을 형성한데다 섬으로 둘러 싸여 있어서 아주 좋은 지형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파도가 밀려올때마다 튜브를 타고 출렁이는 모습이 그리 시원해보였다. 팍 물에 뛰어들어(카메라만 없다면,,,,)

 

연인이 보트를 타다 파도에 확 뒤집어져 엎어지며 신나하는 모습을 바라보니 우리들의 상큼한 시절은 저만 사라졌나 싶어 슬프다. 아! 내 청춘을 돌리도....

돌아오는 길에 물길에 고기를 유도해 잡는 가두레(이름을 확인해놓지 않아서)가 설치된 것을 보았다.

 

휴게소에 들러 저녁을 먹고 둘러보다 찍은 사진이다. 사진의 묘미는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멋진 장면을 만나는 것이다. 이렇게해서 여름휴가의 임무를 완수하게 되었다. 아내가 만족한다니 나도 만족 아들딸은 보통, 그러나 특별한 여행이었음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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