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수형, 까치가 집 짓는 거 봤어?" 까치가 겨울에 집을 짓는 이유ⓒ2005 이기원 약수터 가는 길목 플라타너스 나무 위에 까치가 집을 지었습니다. 높다란 나무 위에 지어진 까치 집은 많이 보았지만 까치가 직접 집을 짓는 모습을 본적이 없었습니다. 까치가 집을 짓는 시기 가 언제인지는 더욱이 알지 못했습니다. 시립도서관에 갔던 광수가 점심 무렵 집으로 왔습니다. 뭐가 그리 급한지 우당탕 들어오자마자 형을 찾았습니다. 제 방에서 매달아놓은 풍선을 두발로 번갈아 차면서 재활 운동을 하고 있던 준 수는 웬 소란이냐며 동생을 나무랍니다. "준수형, 까치가 집 짓는 거 봤어?" "까치집? 아니 못 봤는데." "난 봤어." 숨을 헐떡이며 얘기하는 걸 보니 도서관부터 뛰어온 모양입니다. 까치집 짓는 걸 봤다고 형에게 자랑하고 싶었던 게지요. 아동도서실에서 만화를 보고 있는데 옆에 앉은 아줌마가 데리고 온 아 이에게 까치가 집을 짓는다며 소곤대는 걸 들었다고 합니다. 아줌마를 따라 창밖을 보니 까치가 나뭇가지를 물어다가 집을 짓는 게 보였다고 합니다. 그 모습이 너무 신기해서 읽던 만화도 그 냥 둔 채 한참을 바라봤다고 합니다. 광수가 숨을 헐떡이며 뛰어와 자랑한 공도 없이 준수 녀석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깟 까치집이 뭐 그리 대수냐는 듯 제 방으로 돌아가 풍선을 차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녀석들의 모습 을 지켜보면서 곰곰 생각해보니 까치가 집을 짓는 모습을 직접 본 기억은 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광수를 불러 얘기했습니다. 아빠도 까치가 집 짓는 걸 본 적이 없다고 하니 녀석은 정말 행운이라며 좋아했습니다. 카메라만 있었으면 까치가 집 짓는 모습을 찍어오면 아빠가 그 내용 을 <오마이뉴스>기사로 쓸 수 있었을 거라며 아쉬워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녀석을 보니 절로 웃 음이 나왔습니다. <오마이뉴스>가 우리 가족의 삶에 이렇게 깊숙이 들어왔구나 생각이 들어서입 니다. "광수야, 아빠랑 카메라 들고 가자." "지금요?" "그래." 옆에 있던 아내가 이런 모습을 보면서 눈을 하얗게 흘겼습니다. "점심이나 먹고 가지 뭐가 그리 급해요."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점심을 먹는데 광수가 물었습니다. 까치 는 왜 하필 추운 겨울에 집을 짓느냐는 것입니다. 나뭇가지 꼭대기에 있는 까치집을 본적은 많지 만 그걸 만든 시기가 이 무렵이란 걸 알게 된 것도 오늘이 처음입니다. 당연히 광수의 질문에 대 답을 해주지 못했습니다. 점심을 후딱 먹고 인터넷을 이용해서 관련 사실을 찾아보니 까치는 소한 무렵부터 집을 짓기 시 작한다고 나왔습니다. 광수와 함께 그 내용을 읽어보았습니다. 하지만 추운 겨울에 까치가 집을 짓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자료를 찾지는 못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내 생각을 그냥 얘기해주었습니다. 겨울이 가기 전에 새로 집을 지어놓아야 따뜻 한 봄을 준비할 수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따뜻한 봄이 오면 새로 만든 집에 알을 낳아 부화시 켜 새끼를 기르기 위해 미리미리 새집을 준비하는 거라고 얘기했습니다. 광수가 그 말을 듣고 고 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런 광수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까치가 집 짓는 모습을 포착해서 찍을 수 있을까 걱정 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괜찮았습니다.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광수와 함께 봄을 준비하는 자 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만족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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