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은 못 보고 애니로만 접한 플라네테스는 스페이스 오디세이로서도, 우주 관련 SF로서도 의미가 큰
작품이었습니다.
공기가 귀해 비흡연 장소에 대한 규정이 엄청 빡세다든가, 무중력에서 가속도가 감속하지 않는
작은 나사 못 부유물이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가,
그런걸 치워야 하는 데브리 처리반의 위험성과 영화 그래비티에 나온 무중력 유영의 실전 요령이라든가
하는 것들이 가공의 소재가 아닌 정말 현실적인 문제였다는 것이 그렇습니다.
플라네테스는 이런 우주 생활의 문제들이 원작 스토리의 드라마틱성과 뛰어난 작화가 맞물려진 명작 애니로
선보여 정말 즐겁게 본 작품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래된 작품이었고 잊고 있다가 생각난 계기가 유튜브 미드 소개 프로그램을 보고 알게된 두 드라마
때문이었죠.
그중 하나는 시즌 1 다 보고 시즌2 5편 까지 본 상태인데, 여기서 인류는 화성을 식민지화하고 카이퍼 벨트에
자원 채굴용 콜로니를 만들정도로 태양계 진출을 많이 완료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공상과학적인 문제가 아닌 플라네테스에서 다룬 현실적인 문제들이 노동자 계층이 거주하는
카이퍼 벨트에서 심각하게 다뤄집니다.
그건 오랜 저중력 생활로 인한 인체의 변형, 공기, 물의 부족입니다.
플라네테스에서는 월면 콜로니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저중력 환경 하에서 어린나이에 지구인의
성인 신장을 넘어서는 비정상적인 성장을 보이는데 이는 부작용이지만 따듯한 터치로 그려내어
비극성을 최소화 했었죠.
그러나 디스토피아를 추구하는 미드에서는 골밀도, 근육밀도가 크게 약화되어 지구 중력에서는 버틸
수 없는 비참한 몸이 되고 이를 지구 정부가 고문에 이용하는 모습이 보여집니다.
우주라는 적응 한계선을 넘은 환경에 몇 세대가 노출되어 도태되어가는 비극이죠.
G레코의 비너스글로브인들도 비슷한 문제에 시달린 것으로 보여집니다.
여기에 지구와 달리 산소, 물이 부족해 어린 아이들이 저산소증에 의한 지능저하에 시달리고,
물을 훔쳐다 파는 범죄집단이 성행 하는 막장으로 치닫게 됩니다.
이런 환경에 사보타주를 한 노동자들이 테러집단으로 처리되어 학살되는 비극도 나옵니다.
그만큼 인간이 우주에서 오래 살면 물과 공기, 중력때문에 바람 잘 날 없어질지 모른다는 꽤나 현실적인
예상을 다루는 것이죠.
플라네테스에서는 우주 방사선의 위협도 다룹니다.
오존층 없는 우주공간에서 오래 산 결과 암 발병률이 올라가 수명이 줄어버린다는 당연하다면
당연한 내용이죠.
미드쪽은 너무 복잡해질 것을 우려했는지 이 우주선[우주방사선] 문제는 좀 스킵하다시피 하고
그냥 방사능 치료제가 있다는 식으로 퉁칩니다......
그런게 나오는 기술력으로도 중력의 인공화는 못 하는 것인가?
지금 보기 시작하는 또다른 미드의 경우는 지구에서 화성까지 가는 동안 저중력에 의해 골밀도가
무려 10% 이상 감소한다는 이야기가 나와 약간 충격 먹기도..... 워프 드라이브 개발이 시급합니다.
사실 중력의 경우 거주용 구조물을 회전시켜 원심력으로 유사 중력을 만든다는 이론이 많이 있기
때문에 진짜 위험은 방사선일지도 모릅니다.
G레코도 이런 문제를 잠깐 다루는데 비너스 글로브로 가는 길, 다시 지구로 오는 길 내내 운동으로
인체 피폭 수치를 줄이려는 노력을 보여주죠.
그러고 보니 토미노 감독, 스페이스 오페라에 대한 로망이 아직 불타오르는 듯....
물, 공기는 지금도 환경 문제로 말이 많지만 우주에서는 더더욱 절실해질 것입니다.
우주선이나 콜로니의 경우 구조물의 격벽이 뚫리는 것 자체가 죽음을 의미하기에 더욱....
이런 좁은 공간에 적응하면 팬도럼, 폐소공포증과는 반대로 공황공포증이 일상화 될 수 있다는
대사도 잠깐 나와 흥미롭더군요.
게다가 지구의 강력한 중력에 적응해온 인류와 그 인체에 무중력이 주는 영향.
그리고 오존층이 걸러내는 태양의 각종 유해한 방사선과 전자기파는 우주로 나갈 일이 없는 이상 실감하기
어려운 내용입니다.
동시에 무척 현실적인 위험이기도 하죠.
미드 중 하나는 "익스팬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