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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의 詩를 읽다

전등사 범종 - 박청환

작성자전재완|작성시간26.06.07|조회수22 목록 댓글 0

 

전등사 범종

 

박청환

 

강화도 전등사에

범종 하나 있습니다

 

중국에서 태어나

일본군 병기창에 놓였다가

광복 후 옮겨진

 

3개 국어로 소리 낸다는 그 종

한 평 남짓 나무 감옥에 갇혀

세월의 먼지 뒤집어 쓴 채

끄억, 끄억,

속울음 토해내지만

아무도 들어주는 이 없습니다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

여인 하나 있습니다

 

열일곱 꽃다운 나이 빨래하다 붙들려가

대만, 싱가폴, 베트남 떠돌다

광복 후 돌아온

 

무려 4개 국어로 운다는 그녀

열 평 남짓 세상 감옥에 갇혀

꺼억, 꺼억,

속울음 토해내지만

아무도 들어주는 이 없습니다

 

 

 

 

 

@ 경기도 안산 문인협회 회원인 시인의 시를 읽다

잠시 소개한다. 강화도 전등사 범종의 기구한 사연과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 사는 기구한 여인의 팔자를

끄억, 끄억   잘 토해냈다.

시인은 일상인들이 대수롭게 넘기는 사물의 내력을

보는 눈을 가진 者다. 아무도 들어주는 이 없는 이야기를

오직 시인만이 꺼억, 꺼억, 세상에다 속울음 토해내지 않더냐? 

 

아래의 웃음이란 시에 이 시대의 묘한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치매걸린 시어머니와 그녀를 돌보는 며느리와의 

미묘한 고부관계이나

며느라한테 똥 기저귀 내밀며

나 이제 어떡하냐면서 

울지 않고 웃는 당신,

 

활짝 따라 웃는 며느리

돌아서서 울었다네요...

 

좋은 시는  이렇듯

삶을 되돌아 보게 만든다.

웃음은 좋은 시다.

 

 

 

웃음​

 

​ 박청환

 

당신, 오늘

웃었다지요

 

며느리한테 똥 기저귀 내밀며

나 이제 어떡하냐면서

울지 않고

웃었다지요

활짝 따라 웃은 며느리

돌아서서

울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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