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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의 詩를 읽다

달의 등뼈- 오필선

작성자전재완|작성시간26.06.07|조회수16 목록 댓글 0

달의 등뼈

 

 

오필선

 

밤마다 허락되지 않은

빛의 경계를 밟으며

달의 등뼈를 타고 걷는 중이었다

 

구름 속으로 스며들었고

그림자로 따라갔다

 

그 입맞춤은

눈 내린 사막의 장미 같아

피 한 방울로 피어난 후

입술을 찌르고 또 찔렀다

 

너를 품으며

바닷물에 젖은 갈매기처럼

먹이를 삼켜도 목울대에

쓴물이 차올라

 

모래 속에 숨긴 조개처럼

말하지 못한 말들을 꾹 다문 채

파도가 물러간 자리에서

울음을 터트렸지

 

끝내

서로의 별자리를 지우며

하늘에도 오르지 못할 이야기

 

 

@ 달의 등뼈?

말하지 못한 말?

모래 속에 숨긴 조개

입맞춤= 눈 내리는 사막의 장미?

밤마다 허락되지 않은 빛의 경계?

파도가 물러간 자리에 터진 울음의 정체?

장미는 가시가 있으니 오월 어느날의 일인가?

달의 등뼈 -  서로의 별자리를 지우며(인연을 지운다)

하늘에도 오르지 못할 이야기(세상에 발설하지 못하는 이야기

말하지 못한 말들에 강조 표현)

 

 

 

염주를 꿰는 시간

 

 오필선

 

세월이 구슬처럼 손끝에서 흘러내리고

희노애락의 사연마다 번뇌의 구멍이 뚫리면

나는 그 틈새로 삶을 꿰어

한 줄 염주를 만든다

 

환갑을 넘긴 손

젊음의 열기 대신 단단함을 품고

상처를 문질러 매끈해진 마음으로

모진 세월을 구슬로 꿰어낸다

 

실은 관세음보살의 연민처럼 가늘고도 질겨

나를 잇고 타인을 잇는다

기도와 후회의 알맹이를 꿰며

불완전한 인간의 염원을 매듭짓는다

 

철의 염주는 결심이고

진주의 염주는 깨달음이며

나무의 염주는 순수다

나는 그 모든 구슬의 장인이 되어

삶이라는 염주를 완성해 간다

 

주불은 없다

삶 그 자체가 나의 주불이니

어느 한 구슬도 버릴 수 없다

108개의 번뇌를 굴리며 나는 안다

이 모든 것이 결국 나를 빚어낸 시간임을

 

염주를 만드는 시간

그것은 이제 나를 완성하는 시간이다

기도도 번뇌도 사라진 평온

사랑도 삶도 벗어난 깨달음이다

 

 

 

@ 달의 등뼈와는 달리  이 시에는 나를 완성해 가는

서사가 있다.

주불은 없다는 깨달음의 이면에 삶 그 자체가 나의 주불이다는

환골탈퇴가 그것이다. 불가에서 인생이 고통라고 하는데 

108개의 번뇌, 이 모든 것이 결국 나를 빚어낸 시간이란다.

삶이라는 가늘고도 질긴 염주를 완성해 가는 시인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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