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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의 詩를 읽다

무량사 가는 길 - 배영옥

작성자전재완|작성시간26.06.11|조회수13 목록 댓글 0

무량사* 가는 길

배영옥



무량사 팻말 아래 화살표는 보신탕집을 가리키고 있다
한 팻말 안에 절 이름과 보신탕집 이름이 사이좋게 합방하고 있다
도량 건너에는 오리전문점과 암소갈비집도 있다
일종의 묵계 아래 성업 중인,
개들이 꼬리를 말고 당도하는 저곳에서
향냄새를 말끔히 지운 사람들이 질근질근 개고기를 씹어댄다
하릴없이 화살표를 따라 걷거나
차를 타고 지날 때마다
무량사와 보신탕집까지의 백여 미터 거리
그 짧은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나는
독경소리보다 개 짓는 소리에 번번이 마음을 빼앗긴다
죽은 부처에게 바치는 오체투지도
지복을 달래는 향공양에도
제 육신마저 흔쾌히 연옥의 불길에 던져버린
견공들의 성불에는 미치지 못하리라
문득 곰곰 생각해 보니
저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이 소신공양의 淨土였던가
무량사 가는 길이 까마득하다

 

 

 

 

*충청남도 부여군 외산면 만수리 만수산에 있는 절

 

[無量寺]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이다.

옛 문헌에는 홍산 무량사라 기록되어 있으나 현재

무량사가 위치한 지역이 행정구역으로 부여군 외산면에 해당되어

외산 무량사라 불리고 있다. 절에 대한 연혁은 자세히 알 수 없으나

신라시대에 범일국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조선 세조 때 김시습이 세상을 피해 은둔생활을 하다가

죽은 곳으로 유명하다. 고려 초기에 개창되었지만

임진왜란 때 병화에 의해 사찰 전체가 불타버린 뒤

조선 인조 때에 중건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경내에는 극락전(보물 제356호)·5층석탑(보물 제185호)·석등(보물 제233호)

등이 있으며 이밖에도 당간지주와 김시습의 부도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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