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성윤석
마산 선창이다.
부둣가 방파제에 아침부터 술에 전 사내가 간고등어처럼 누워 있다.
태평양의 끝에서 배를 열고 한여름의 사내는 그늘도 없이 널브러졌다.
여자는 수시로 도리질을 하고 사내를 확인하며, 조개를 깐다.
대합 살들은 아침 해의 살점처럼 고무대애에 떨어지고
발로 차도 박살 날 것만 같은 생의 가게들.
月明期월명기라 했나. 달도 너무 밝으면 고등어들은 흩어지고
수면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다 했다.
고기가 없어, 맞은 편의 여자는 냉동된
고등어 내장을 파내며
조개 까는 여자를 쳐다보고, 조개가
잠시 고등어 내장들을 쳐다볼 때
조개 까는 여자의 손마디 상처도 환해질까.
고등어들은 갈비가 되어 저녁 술집으로
갈 테지만,
겨우 일서선 사내응 배달 오토바이를 타고
뱃전에서 방파제로 튕겨져 나온 고등어처럼
어리둥절 다시 바다를 쳐다본다.
멍게
먕게는 다 자라면 스스로 자신의 뇌를 소화시켜 버린다. 어물전에선
머리 따윈 필요 없어. 중도매인 박 씨는 견습인 내 안경을 가리키고
나는 바다를 마시고 바다를 버리는 멍게의 입수공과 출수공을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지난 일이여, 나를 가만두지 말길. 거대한 입들이여,
허나 지금은 조용하길. 일몰인 지금은
좌판에 앉아 멍게를 파는 여자가 고무장갑을 벗고 저녁노을을
손바닥에 가만히 받아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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