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사
서봉교
전세를 사는 것도 죄인지 모르지
손 없는 날이라고 받은 날이
하필
청양고추처럼 매운 날이니
복 없는 년은 가지밭에만 엎어진다고
해는 치악산 마빡을 비추고 있는데
형님 같은 아파트 그림자는 연실
이삿짐 곤돌라를 타고 오르고
입김은 나오고 해는 저무는데
이제 어디로 갈까나
보따리 실은 짐차는 더 작아만 보이고
오늘 밤은 어딘가에 짐을 풀어 버리고
애꿎은 주역의 이삿날만 원망할지
전세로 사는 게 죄라면 모르지
@ 손 없는 날이 되려 손 타는 날이란다.
하필 택한 손 없는 날이 청양고추처럼 매운 날이라니
지지리 복 없는 팔자란다. 북풍한설에 해는 저물어 가고
형님 같은 아파트 그림자는 연실 이삿짐 곤돌라를 타고 오르고
짐을 어디다 풀어야 할지
애꿎은 주역의 이삿날만 원망할지
돈 없어 남의 집 전세로 사는 게 죄라면
모르지
해는 저무는데
오늘 밤은 어딘가에 짐을 풀어야 할지
손 없는 날이 하필 손 많이 타는 날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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