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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의 詩를 읽다

회칼과 파리 - 임경묵

작성자전재완|작성시간26.06.12|조회수5 목록 댓글 0

 

회칼과 파리

 

임경묵

 

 

한 달 모은 파지를 팔러 간 고물상에서 

피 칠갑을 한 것처럼 녹슨 회칼 한 자루를 보았다 

한 때, 

활어(活魚) 목덜미 깊숙이 

밑줄을 긋고 

내장을 발라내고 

뜨거운 살점을 꽃잎처럼 넘겼으리라 



쇠파리 한 마리가 

너덜너덜한 날개를 활짝 펴고 

회칼 위에 서 있다 

남아 있을 비린 맛 한 점이라도 읽겠다는 것일까 

혓바닥이 쩍 갈라지는 줄도 모르고 

직벽(直壁)의 칼날을  

뜨겁게 핥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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