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칼과 파리
임경묵
한 달 모은 파지를 팔러 간 고물상에서
피 칠갑을 한 것처럼 녹슨 회칼 한 자루를 보았다
한 때,
활어(活魚) 목덜미 깊숙이
밑줄을 긋고
내장을 발라내고
뜨거운 살점을 꽃잎처럼 넘겼으리라
쇠파리 한 마리가
너덜너덜한 날개를 활짝 펴고
회칼 위에 서 있다
남아 있을 비린 맛 한 점이라도 읽겠다는 것일까
혓바닥이 쩍 갈라지는 줄도 모르고
직벽(直壁)의 칼날을
뜨겁게 핥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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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칼과 파리
임경묵
한 달 모은 파지를 팔러 간 고물상에서
피 칠갑을 한 것처럼 녹슨 회칼 한 자루를 보았다
한 때,
활어(活魚) 목덜미 깊숙이
밑줄을 긋고
내장을 발라내고
뜨거운 살점을 꽃잎처럼 넘겼으리라
쇠파리 한 마리가
너덜너덜한 날개를 활짝 펴고
회칼 위에 서 있다
남아 있을 비린 맛 한 점이라도 읽겠다는 것일까
혓바닥이 쩍 갈라지는 줄도 모르고
직벽(直壁)의 칼날을
뜨겁게 핥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