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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의 詩를 읽다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작성자전재완|작성시간26.06.13|조회수14 목록 댓글 0

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은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 이 시를 감상하고 있자니 눈물자국 때문에 뒷모습이  허전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국수가 먹고 싶다

 

@  시의 해설

 

 이 시를 다시 읽자니 나 역시 시인과 같이 허름한 골목

어딘가 국숫집에 들러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수가 먹고 싶다.

앞으로 국수를 먹을 때는 이상국 시인의 국수가 먹고 싶다는

시를 자리에 함께 합석해야 겠다.

삶이란 어쩌면 우리가 매일 식탁에  둘러앉아 먹던 그 밥이 아닐까

밥은 물리지가 않는다. 그만큼 밥이란 탄수화물은  특별한 영양소가

없다. 특별한 맛이 아니라서 밥은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물론, 밥그릇 수가 늘어간다면 배가 불러 못 먹는 일은 왕왕 있어도

밥은 매일 나타났다 사라지는 낮과 밤이란 시차들 두지 않는다)

그런 물리지 않는 밥과 같이 국수 역시 질리지 않는 매력의 음식이 아닐까?

당연히 그 질리지 않는 맛의 비결은 어머니 손맛이 있기 때문이다.

- 우리가 먹은 세상의 모든 음식은 어머니에 대한  추억에 바쳐진다.

 

사는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세상의 남자들은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국수를 찾는다.

국수는 단순히 허기를 때우는 음식이 아니다. 

그러니까 그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 허름한 식당에 모여 앉은 사람의 뒷모습은

고행 장거리로  자식 같은 소를 팔고 돌아오는 시골 농부의  쓸쓸한 뒷모습과 마주한다.

시대가 흘러 요즘은 어머니의 손맛을 담은  그런 국숫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각성이다.

 

세상은 요지경 같지만 우리의 아름다운 미풍양속에 국수라는 음식은 

잔칫날에 함께 더불어 먹던 공동체의 음식이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시의 말미의 마음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은 바로 그러한 아름다운 

우리네 전통의 상실에서 오는 안타까움의 훼환일 것이다.

세상의 아들들은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 우는 것이다.

잔칫날 어머니께서 차려주던 국수 한 그릇이 그리운 것이다.

 

속이 훤히 드라다 보이는 사람은 아직 세상의 떼가 묻지 않은

국수처럼 솔직 담백한 사람이다.

어둠이 허기를 물고 나를 방문하는 저녁

어머니 손으로 담아낸 솔직 담백한 국수를

누군가와 함께 먹고 싶다는 것, 그것은 나눔의 

국수이자 , 이 시대 없을 것 같은 마지막 낭만주의자

시인 스스로의 쓸쓸한 고백이다.

어머니가 차려주신 국수 한그릇

앞에 두고 엉엉 울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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