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사과나무 독해법
권정희
아무도 읽지 않는
비탈길에 사과나무
침묵으로 들끓는 야윈 어깨 다독이며
온몸에 푸른 숨결을 후후 불어넣는다
식어가는 봄 한때
홀로 건너는 저녁 무렵
꽃들의 안부를 묻는 바람에도 서글퍼져
눈물로 떠나는 봄을 세상에 배웅한다
산다는 건 어둠 속에 등불을 켜 드는 일
가슴에 들어앉은 슬픔의 뼈마디로
밤하늘 별의 눈물을 살에 새겨 보는 일
아직도 못다 쏟은 붉디붉은 문장들
공으로 이르는 길, 없어도 있는 길을
깊어진 눈빛만으로 훠이훠이 가고 있다
니힐의 시 읽기
이 시의 늙은 사과나무를 읽는 법을 잠시 시간을 내어 소개한다.
아무도 읽지 않는
비탈길 사과나무
시의 초심자들에게 이 머꼬?
말 뜻은 아무도 가지 않는 비탈길의 사과나무나 사과나무 과수원으로 보면 된다.
1연의 연장선에 서서 침묵으로 들끊는 야윈 어깨 = 푸른 숨결의 대치가 어쩌면
꽃샘추위의 모습이 아닐까? 춘래 불사춘?
헐, 식어가는 봄 한때
홀로 건너는 저녁 무렵?
이 머꼬?
그러니까 봄은 짧다.
우리네 기쁨도 춘래불사춘과 같다.
그러니 꽃들의 안부를 묻는 바람에도 서글퍼져
눈물로 떠나는 봄을 배웅하는 세상이 좀 이해가 가는가?
색즉시공?
시인은 말미에 그 말을 뱉을까 말까
밤하늘 별자리, 사자자리인가?
아직도 못다 쏟은 붉디붉은 문장?
색즉시공
공즉시색일까?
아 , 몰라 나 몰라.
비탈길 저녁놀에 눈부신
사과나무 한그루
없어도 있는 空의 色을 피우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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