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
이성복
아직 저는 자유롭지 못합니다
제 마음속에는 많은 금기가 있습니다
얼마든지 될 일도 우선 안된다고 합니다
혹시 당신은 저의 금기가 아니신지요
당신은 저에게 금기를 주시고
홀로 자유로우신가요
휘어진 느티나무 가지가
저의 집 지붕 위에 드리우듯이
저로부터 당신은 떠나지 않습니다
해설
까탈스러운 시인의 언어에 자유로울 수 있을 자 (독자)가 있으랴
내 마음 속의 금기란 내 마음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구속이다
그게 금기라는 언어다
혹시 당신은 나의 금기, 자유로울 수 없는 언어가 아닐까 하는 의심
자유와 금기는 절대 홀로 자유로울 수 없다
휘어진 느티나무 가지는 결국 자유와 금기 위에 드리운 구속이다.
세상의 모든 인간은 신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첫 연과 두 연의 사투리가 이해가 된다.
아직 저는 자유롭지 못합니다
제 마음속에는 많은 금기가 있습니다
얼마든지 될 일도 우선 안된다고 합니다
혹시 당신은 저의 금기가 아니신지요
당신은 저에게 금기를 주시고
홀로 자유로우신가요
말하자면, 결국
詩人은 詩라는 금기어 즉 휘어진 가지를 비틀 자유가 없었다.
안타깝게도 1980년대라는 시를 쓴 시인들의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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