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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의 詩를 읽다

공자의 생활난 - 김수영

작성자전재완|작성시간26.06.17|조회수17 목록 댓글 0
공자의 생활난
 
김수영
 
 
꽃이 열매의 상부에 피었을 때
너는 줄넘기 작란(作亂)을 한다
 
나는 발산한 형상을 구하였으나
그것은 작전 같은 것이기에 어려웁다
 
 
국수- 이태리어로는 마카로니라고
먹기 쉬운 것은 나의 반란성(叛亂性)일까
 
동무여 이제 나는 바로 보마
사물과 사물의 생리와
사물의 수량과 한도와
사물의 우매와 사물의 명석성을
 
 
그리고 나는 죽을 것이다
 
 
 
 
해설
 
소개한 이 시를 도올 선생이 유트부에서 그럴듯하게 해석하시는 기억을 상기하며
이 시를 소개한다.  이른바 대한민국 현대시사의 김수영이라는 인간을 빼놓고는
대화가 되지 않을 정도로 대한민국 현대시사의 가장 위대한 시인, 그가 김수영이다.
( 나 역시 동감한다) 
시의 제목처럼  공자의 생활난을 시의 제목으로 쓴 시인의 이유가 궁금하지 않은가?
 
여기서 잠깐 우리는 공자라는 위대한 사상가의 사생활에 대한 찌질한 일면을 상기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유가의 빛나는 별이신 공자님께서도 먹고 사는 일에는 잼병이신지라 춘추전국시대 지식을 팔아 하루살이
끼니를 떼우셨다 한다. 그러나 선생의 위대한 말씀인 삼인행 필유아사, 유붕이 자원왕래 불역열호
학이시습지 불역낙호 등등의 선생의 배움에 목마른 학자적 풍미를 뉘 따라 익힐 것이랴?
 
꽃이 열매의 상부에 피었을 때
: 꽃이 만발하게 피었을 때- 인생의 절정기- 꽃이 피면 벌이 꽃가루를 번식하여 열매를 맺는다- 꽃이란 동기가 있어야 열매가 맺는다
하여 꽃이 열매의 시간적 전초 - 앞- 상부일까?
 
너는 줄넘기 작란을 한다
: 줄넘기 놀이를 한다. 깡충 깡충 줄을 넘는다 . 줄넘기를 잘하려면 박자를 잘 맞추어 깡총 깡총 뜀박질을 해야 한다.
놀이 또한 공자의 표현을 빌자면 사무사(사악한 마음이 없다)이어야 할 것이다. 시 삼백이면 사무사라 했던가?
 
나는 발산한 형상을 구하였으나
그것은 작전 같은 것이기에 어려웁다
 
: 한 편의 시를 쓰기란 어렵다는 말이다. 발산한 형상이란 플라톤의 이데아다.  시의 이데아를 형상화하기에 그것은 
너무나 줄넘기(줄타기) 작란 같은 것이라 쉽사리 수긍할 수 없다, 나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즉 형이상학이건
형이하학이건 무책임하게  발산하는 말,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언어를 나는 부정한다.비양심적 언어를 나는
받아들이기 곤란하다. 공자님 왈 술이부작하지 말라는 것이다.
 
국수- 이태리어로는 마카로니라고
먹기 쉬운 것은 나의 반란성일까
 
: 국수처럼 먹기쉬운 현실에 대한 부정일까?
먹기 쉬운 것에 대한 나 특유의 거부감일까?
아무튼 먹기 쉬운 시를 나는 쓰고 싶지 않다는 것
 
 
동무여 이제 나는 바로 보마
사물과 사물의 생리와
사물의 수량과 한도와
사물의 우매와 사물의 명석성을
 
 
: 김수영이 공자의 술이부작이란 시 정신을 깨우친 것일까?
사물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표현하겠다는 발화가 아닐까?
술이부작 , 표현화되 창작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죽을 것이다
 
: 천지간에 있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는 시인이라면 -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면
나는 당장 오늘이라도 죽을 수 있다.  조문도 석사가의라 했던가?  아침에 도를 깨우치면 저녁에 죽어도 여한이 없다
결국 공자의 생활난이란  국수처럼 빈약한 밀가루 지식으로는 위대한 시, 삶과 죽음에 대한 바로미터가 될 수 없다는 것
 
 
화무십일홍이라했다. 제아무리 화려하고 권세 높은 꽃의 우두머리인들 권자를 누리지 못한다.
동무여,나는 이제 바로보마
이 각성이 시인 김수영의 생활난이다
사물을 대할 때  사특한 마음이 없어야
세상이 바로 보인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을까?
  
나 역시 시인처럼 살다 죽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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