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 명기
앞집 할매가 차에서 내리는 나를 잡고 묻는다
사람들이 니보고 시인 시인 카던데
그게 뭐라
그게 ... ...
그냥 실없는 짓 하는 사람이래요
그래!
니가 그래 실없나
하기사 동네 고예이 다 거다 멕이고
집 나온 개도 거다 멕이고
있는 땅도 무단이 놀리고
그카마 밭에다 자꾸 꽃만 심는
느 어마이도 시인이라 ... ...
참, 오랫동안 궁금하셨던 모양이다
시인의 약력
경북 울진 태생, 2005년 계간 <시평>으로 시작활동 시작함.
해설
시를 쓰는 사람을 우리가 흔히들 시인이라고 말한다. 시를 쓴다고 다 시인은 아닐테지만
시를 쓰는 사람이 시인은 틀림없다. 다만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 있어 시인이라면 이른바
신춘문예나 문예지등에 등단을 해야하는 전제 조건이 붙는다. 그런데 요즘은 이러한 전제조건
또한 의심이 들 때가 있다. 등단만 했다고 시인으로서 장수하기는커녕 단명하는 시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시라는 장르의 폐쇄적인 문학적 한계가 근원적인 문제라지만( 시는 예나 지금이나 은유와 환유의
낯설게하기가 그 생명) 따지고 보면 시를 쓰는 시인은 " 실없는 짓 하는 사람"인 것이다.
해겔의 정반합이란 변증으로 이 시를 감상해 본다.
- 정
앞집 할매가 차에서 내리는 나를 잡고 묻는다
사람들이 니보고 시인 시인 카던데
그게 뭐라
: 앞집 할매에 대한 구체화된 서술이 없다. 단 차에서 내리는 나를 (붙)잡고 묻길래
아마 이 공간은 시인이 시골 엄니보러 버스에서 내리는 장면으로 보자. 하필 앞집이라는
표현 + 할매의 결합인데 옆집도 아니고 뒷집도 아니니 아무튼 앞서나가는 할매임에는 틀림없다.
앞집 할매니까는 시인을 보고 니보고 시인 시인 카던데 그게 뭐라 물을 수 있다
- 반
그게 ... ...
그냥 실없는 짓 하는 사람이래요
그래!
니가 그래 실없나
하기사 동네 고예이 다 거다 멕이고
집 나온 개도 거다 멕이고
있는 땅도 무단이 놀리고
그카마 밭에다 자꾸 꽃만 심는
느 어마이도 시인이라 ... ...
: 나와 앞집 할매와의 주고받는 대화
할매한테 내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화법이란 실없는 사람
동네 고예이나 집 나온 개를 거다 멕이는 실없는 사람
밭에다 이쁜 꽃만 자꾸 심는 어마이 같은 사람
할매의 입장에서 나와 나의 어마이는 실없는 짓 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
실없는 짓 = 고예이 밥 멕이기 = 집 나온 개 거다 멕이기
결국 시란 무엇일까?
시인의 이데올로기인 나는 왜 글(시)을 작시하는가?의 명징한 정의이다.
- 합
참, 오랫동안 궁금하셨던 모양이다
: 앞집 할매와 내가 나눈 대화를 통한 시에 대한 오랜 궁금증(시란 무엇인가에 대한 갈증)
시란 무엇인가?
실없는 시를 쓰는 이 세상 시인들에 대한 시의 쓰임(가치)에 대한 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