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詩人의 詩를 읽다

알 수 없어요 - 한용운

작성자전재완|작성시간26.06.17|조회수11 목록 댓글 0
알 수 없어요


한용운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垂直)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塔)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詩)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  해설


소개한 시의 첫행~ 마지막 행까지 읽으시길 바란다.  생자필멸의  그윽한 향취가 느껴지는가 하면
삶과 죽음의 틈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사바세계의 그윽한 향취가 마치 비누향기처럼 느껴질 것이다. 


세상에 대한 질문.1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塔)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세상에 대한 질문.2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마지막 질문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詩)입니까.








시인 만해 한용운 , 스님이기 이전에 대한민국의 깨어있는 선각자이자 철학자이며 종교인, 더 구체적으로는 승려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된다는 각성은 등불처럼 활활 타오르리...

닫기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