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탑을 줍다
유 안진
고개 떨구고 걷다가 다보탑( 多寶塔 )을 주웠다
국보 20호를 줍는 횡재를 했다
석존(釋尊)이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하실 때
땅속에서 솟아나 찬탄했다는 다보탑을
두 발 닿은 여기가 영취산 어디인가
어깨 치고 지나간 행인 중에 석존이 계셨는가
고개를 떨구면 세상은 아무데나 불국정토 되는가
정신차려 다시 보면 빼알간 구리동전
꺽어진 목고개로 주저앉고 싶은 때는
쓸모 있는 듯 별 쓸모없는 10원짜리
그렇게 살아왔다는가 그렇게 살아가라는가.
해설: 나의 감상
詩의 제목을 십원짜리 동전을 줍다로 표현했으면 과연, 누가 이 시를 읽어 볼텐가?
빼알간 동전 속 다보탑이기에 이 시를 읽는 맛이 감칠나지 않을까 한다.
우연히 길을 가다 10원짜리 동전 하나가 눈에 들어왔는가 보다
예전같으면 쓸모 있는 듯 하였지만 요즘은 전혀 그 가치를 발하지 못하는
애물단지 동전, 여기서 잠깐 , 시인은 고개를 떨구면 세상은 아무데나 불국정토 되는가
질문 아닌 질문을 던진다.
현실 속의 불국사라는 사찰 속 다보탑과 물질문명 속 사이비 다보탑에 대한 이데아를 두고
시인은 말한다. " 쓸모 있는 듯 별 쓸모없는 10원짜리"라고.
결국 삶이란 무엇인가?
시인이 보기에 고개만 떨군다고 아무데나 불국정토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처럼 어깨치고 지나간 행인 중에 석가세존이 계셨는가
국보 20호를 줍는 횡재를 했건, 못했건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다
절에 가면 왜 절을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할 것이고
사람이 집을 나서면 왜 출필곡 반필면을 해야 하는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질에 현혹되어 살지 말고 정신 차리라는 것이다.
참나가 누구인가?
살펴보라는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인간답게 사는가 고개를 떨구어 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