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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의 詩를 읽다

귀천 - 천상병

작성자전재완|작성시간26.06.17|조회수14 목록 댓글 0

귀천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라고 말하리라 ... ...

 

 

 

 

해설-나의 감상)

 

대한민국 시단에 있어 천상병 시인같은 기인이 있으랴?  있다면 문둥이 시인 한하윤이 있을 것 같지만...

대한민국 詩史에 있어 살아 생전 유고시집을 낸 유일한 시인이 바로 오늘 소개한 귀천의 시인 천상병 시인이다.

학창시절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어 당국의 모진 고문을 당하다 행방실종되는 바람에 그를 아끼는 문우들이

그가 죽은 줄 알고 그가 발표했던 시들을 모아 유고시집을 발행했던 것. 다행이 시인은 찬신만고 끝에 살아 돌아왔고

그날의 고통으로 그는 평생 불구의 몸으로 시를 쓰는, 그러나 천운인지 마음씨 고운 여인을 만나 일생을 시작으로 마감하였다.

평소 시인은 막걸리 시인으로 통할 정도로 막걸리를 좋아했다. 아마도 고문받던 시절의 통증으로 인하여 소주나 독한 술에

그의 몸이 약해진 탓도 있었을 것이다.

 

9행의 3연으로 짜여진 이 시의 목소리는 나 하늘로 돌라가리라는 단언적 목소리다. 마지막 3연의 2행에서 이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아름다운 삶에 대한 시인만의 낙천적 품성이 드러나는 바,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이란다.

시인은 한술 더떠서 마지막 소풍을 끝내고 하늘로 돌아가서, 아름다웠다라고 말하겠단다.

 

천상병 시인이기에 가능한 목소리가 아닐까 한다.

이 시를 읽어내려 가는 순간, 나는 시인의 삶에 대한 겸허한 자세를 배운다.

유한자인 우리네 인간에게 있어 감히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는 말을 쉽사리 시의 첫 문장으로 내뱉기가 어찌 쉬울텐가?

삶에의 달관이거나 초월에의 의지가 없는 한 그런 말은 쉽사리 내뱉을 수 없는 말이다.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자의 소요유를 닮은 시인의 언술적 행위에 숙연할 따름이다.

그의 삶이 그를 노자의 달관자적 세계관으로 이끌었는지 나는 모르겠다.

다만, 명심하자.

세상을 떠돌다 이 생을 이별하는 기일에

시인처럼 이렇듯 생에의 초극을 노래하기란 쉽지가 않다.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라고 말하리라 ... ...

 

죽음 앞에 이토록 천진한 시인은  시인 천상병이 유일하지 않을까?

 

옴마니팟매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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