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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의 詩를 읽다

저녁의 습속- 배세복

작성자전재완|작성시간26.06.18|조회수9 목록 댓글 0

저녁의 습속

배세복


저녁이 심지를 당기네
사그라든 불씨가
구름의 엉덩이로 옮겨붙네
삼촌 여기 서쪽 손님들
숯불 좀 채워줘
불판이 달구어지네
창문이 붉어지고
가로수는 아까부터
반 남짓 타오르고 있네
지글지글 빨리 드세요
먹어도 먹어도
줄어들지 않을 것 같은
세상은 온통 화식(火食)주의!
어느새 어둠이 모여들어
남은 저녁을 뜯어먹네
아이구 다 타 버렸어
여기 숯불 좀 치워줘
가로수는 아예 재만 남고
공중의 새들도 사라지네
어둠이 저희끼리
속을 모조리 게우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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