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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의 詩를 읽다

동전의 얼굴 -이은우

작성자전재완|작성시간26.06.18|조회수6 목록 댓글 0

동전의 얼굴

이은우

핑그르르, 동공이 마음을 흔들 때
더 이상 앞이 보이지 않을 때
공중으로 동전 하나 튕기는 일

다른 세계로 들어가려는 몸짓 같은 것

바닥으로부터 멀리 달아나려고
회전을 하면 할수록 더 많은 표정이 생겨나고

갈채 솟 발레리나
위태로운 발끝으로 몰려드는 그림자

돌고 도는 춤이 멈추는 순간

덥석 집어 들거나
끝내 손을 열지 않거나
누군가는 내 꿈을 엿보려 하지

쓰러진 발목을 추스를 때까지
웃음을 지그시 밟고 선
녹슨 시간의 냄새
오래 어두웠던 것들은 스스로가 빛이야
부풀어 오는 그림자 위로
불쑥 안겨드는 목소리

등 뒤로 쏟아지는 달빛의 얼굴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은은히 녹아들고 싶은 밤

손바닥 아래 동전을 돌려세우면
동그라미 안으로 모여드는 중심

빛이다가 어둠이다가

핑그르르
지구본을 돌리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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