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某某) 씨
최형만
한 겹의 상징만 남은 묘지는
모모 씨의 집
나란히 솟은 집들은 밤이면 젖어있다
달빛이 대낮처럼 밝아도
문밖의 행인은 보이지 않고
그런 날의 달무리는
조용히 흐느끼는 밤의 유지(遺志)를 닮았다
우는 별 몇 개가 서로를 밝혀도
자잘한 그림자 몇 개뿐
달밤에 둥글게 부푼 너는, 이제
들을 수 없는 귀를 가졌다
소리가 사라지면 숨소리도 바람 같다고 했지 추녀에 매달린 녹슨 풍경에는 은하수를 건너온 물고기가 산
다고 했어
날마다 놋쇠 소리 한 대접을
별들에게 전하는 밤
모모 씨는 그런 밤을 사랑했을 테지
비문(碑文)의 흘림체를 따라가면
어느 구절에선 봄볕으로 환했는데, 오늘은
먼 세계로 흘러간 이름
부고란에 쓰인 모모 씨가 너인지 나인지
너무 많이 불려서,
나는 이제 그걸 모를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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