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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의 詩를 읽다

빈 술병 소리 - 김규성

작성자전재완|작성시간26.06.21|조회수6 목록 댓글 0

빈 술병 소리

김규성


텅 빈 베란다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빈 술병에서 나는 소리였다.
지나가던 바람이 들어와 독수공방을
달래주고 있었다.
나는 심심하면 술병을 꺼내
술술 술을 마시고 혼자 취했을 뿐
거기서 생긴
차디찬 상처를 까마득 잊고 있었다.
내가 마셔버린 그 사람 가슴도
늘 그렇게 비어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부르는 소리를
바람소리로만 착각해 온 것이다
사랑은, 사랑이 파놓은 구멍 소리였다.

 

 

@ 텅 빈 술병에서 나는 소리를  지나가던 바람이 들어와 빈 술병의

독수공방을 달래주고 있었다. 참 재미있는 표현이다.

나는 심심하면 술병을 꺼내 술술 술을 마시고 혼자 취했을 뿐

거기서 생긴 차디찬 상처(남은 빈 술병의 공허)를 잊고 살았다.

여기서 술병에 대한 뒤늦은 깨달음을 얻는다.

내가 힘들고 괴로워 따라 마신 술병 속에는 나에게

힘들고 괴롭게 한 그 사람의 사랑이 숨어 있다는 것.

빈 술병 속의 차디찬 상처는 사랑이 파놓은 구멍 소리였던 것.

텅 빈 베란다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의 정체는 바람 소리가 아니라

텅 빈 마음  위로받기 위해  술을 비운 내가 파놓은  그 구멍 소리였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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