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김 성 수
노변 좌판에서
인심을 끌고 당기며
에누리와 덤을 계산해 내던
우리의 정감 깊던 너그런 맘씨
다 어디 보내고
기계의 작동이듯
회전축을 따라 진행하며
바코드에 허리 구부리는 자본주의
그 거대한 호랑이 앞에
골목의 애잔한 점방들
밥이 되었다.
@ 참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시입니다.
옛날 시골장터에는 에누리와 덤을 끌고 당기는 궁하지만 넉넉한 인심이란 게 있었습니다.
그 정감 깊던 맘씨는 다 어디로 보내고 기계의 작동이듯
컨베이어 회전축을 따라 바코드에 허리 구부리는 오늘날 자본주의
그 거대한 호랑이 앞에 골목을 지키던 애잔한 점당들, 호랑이의 기운에 눌려 그만 그들의 밥이 되고 말았습니다.
학교 앞 문방구마저 사라지는 이 시대의 골목을 지키는 상인들의 노욕을 떠올려 봅니다.
밥 먹고 살기 참 힘들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