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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의 詩를 읽다

월영교 - 권수진

작성자전재완|작성시간26.06.23|조회수9 목록 댓글 0

월영교

 

권수진

 

 

당신과 나 사이에

건널 수 없는 낙동강이 펼쳐져 있습니다

눈에 선명하게 보이지만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곳

가까우면서 멀고

멀고도 가까운 거리에 있는 월영정

기다리는 법은 아는데

다가가는 법을 모릅니다

하늘에서는 산들바람이 불고

시퍼런 강물은 피안과 차안 사이를 잘도 흐르건만

우리 둘 사이

머리와 심장 사이 거리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수면 위로 빛나는 푸른 인광은 누굴 위해

어둠을 밝게 비추는 걸까요

오늘도 뜬눈으로 긴 밤 지새우며

육날 미투리를 엮습니다

내년에 다시 만나자는 기약을 저버리고

당신은 어찌하여 강 건너 저편

먼 곳으로 떠나십니까

화창한 봄날 동백꽃이 피는데

붉은 꽃봉오리 다 떨어질 때까지

나는 이승에서 당신만 바라보고

당신은 저승에서 저를 가만히 내려다봅니다

교각처럼 서로 엇갈린 인연

도도한 강물만 말없이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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